133차 용문산(1,157m) 산행기 |
1. 일시 : 2010년 10월 23일(토)
2. 동행 : 아내
3. 코스 : 주차장(10:30) - 용문사(10:50) - 상원사 갈림길(10:59) - 마당바위(11:46) - 능선 갈림길(12:22) - 용문산 정상(1,157m 13:15 점심 30분) - 장군봉(14:40) - 상원사 (15:43) - 용문사 (16:27) - 주차장(16:50)
4. 시간 : 6시간 20분
5. 지도 :
6. 산행 수첩
1) 주차장
10시 경인데도 주차장이 거의 차 있었다.
주차장에서 본 용문산 정상
용문산 산행의 들머리인 국민관광단지는 주차장이 잘 조성되어 있고, 주차비는 3,000원, 입장료는 2,000원이다. 그러나 10시경에 도착했을 때에는 밀려든 차로 인해 주차 공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산행 후에 보니까 몇 킬로미터 전방 길가 공간에까지 주차를 한 것을 보았다.
2) 갈림길
마당바위와 상원사 갈림길 이정표
정상에서 장군봉으로 가는 갈림길 이정표. 장군봉으로 가려면 정상에서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장군봉에서 상원사로 가는 갈림길 이정표. 장군봉 정상석은 상원사 방향으로 10여미터 내려가다가 왼쪽 아래에 있다.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가 전혀 없다.
3) 산행 기점
상원사. 이 부근에 10여 대의 주차 공간이 있다.
상원사로 하산하여 보니까 상원사까지 승용차가 올라 올 수 있고, 실제로 상원사에서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상원사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주차비나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며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7. 산길을 걸으며
용문산 관광단지 시설지구
관광단지 안에 있는 친환경 농업 박물관
용문산 정상
오대산을 걸어야 하건만
적멸보궁을 돌아 비로봉에서 가을의 한 자락을 만지작거려야 했을 것을
영동고속도로의 정체를 확인한 순간
용문산을 떠올려 버렸다.
62m의 큰 키를 자랑하는 은행나무. 영동 천태산 영국사의 은행나무와 치악산 구룡사의 은행나무가 자꾸 생각 났다.
천태산 영국사 은행나무
치악산 구룡사 은행나무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으로 몸을 감추던 마의태자는
무엇을 바라는 마음으로 한 그루 은행나무를 심었을까.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큰 키로 자라
그 마음에 담아 왔던 역사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 낼 것인가.
세월은
나뭇잎만큼이나 많이 흘렀건만
하늘 향해 곧게 자란 형상은
천 년 세월을 이어 왔으니
인간은 도대체 무엇인가.
주차장에서 용문사로 가는 길
마당바위로 가는 길은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간다.
햇살 아래에서 담소를 나눈 산행객들
흘러내리는 계류가 참으로 맑았다.
마당바위.
골짝을 길게 거슬러 올라
마당바위를 지나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위 위에서 가을을 희롱하고 있다.
모두 다 산이 안겨주는 홍, 황, 등색의 선물에 젖어
마음을 열어 버렸다.
능선길과 마당바위 길이 만나는 지점. 아이스케키와 막걸리를 팔고 있었다.
이런 길도 지나서
뒤돌아본 관광단지. 가운데 능선은 능선길이고 왼쪽 골짜기가 마당바위 길, 오른쪽 골짜기는 상원사가 있다.
사고 다발지역이라고 출입을 금하고 있는 백운봉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데
아, 귓가를 후벼대는 라디오 소리.
숲에서 피어나는 고즈넉함을 깨 흔드는 가슴을 짓밟는 소리
산에서는
산 밖 이야기들은 버려야 한다.
묵묵한 걸음으로
삶을 되새겨 보고
묵은 된장 같은 친구들이라도 생각해 볼 일이다.
산자락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의 색깔이나 들여다 볼 일이다.
산에서는
산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용문산 정상
정상 바로 아래 전망데크에서 식사 중인 산객들
정상을 차지한 군부대 시설을 비껴
옹색한 공간에서 내려다보는
용문산은
이미 상반신은 벗어버리고
오색찬란한 치맛자락만 펄럭이고 있었다.
장군봉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햇살은
통랑한 가을 햇살은 튼실하게 살아 있었다.
그 햇살 아래
작은 전망대에서 늦은 점심상을 펼쳐 놓는다.
발아래 앙증맞게 주저앉은 상원사 지붕 위로 떨어지는 햇살에서
주워 올린 가을은
애잔한 그리움을 토로하건만
산에 들어서면
작별의 인사말을 가다듬고 있는 가을 산에 들어설 때면
삶의 무게가 자꾸만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장군봉으로 가는 길의 햇살
호젓한 산길을 걸으면서 늘 삶의 무게를 느낀다.
가을의 안쪽에서 단풍은 화사하게 웃음짓고 있으나..
언제부터인가
삶이 흔들리고 있는 느낌이다.
아무 것도 내놓을 것도 없는 새털같이 가벼운
발자국조차도 남아 있을 것 같지 않은 삶을 그렇게 흔드는 것은 무엇일까.
신경림 시인은 <갈대>에서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내 스스로 나를 흔들어대고 있는 것일까.
산에서는 산을 볼 수 없다고 하는데
나는 스스로 나를 볼 수 없는 것인가.
상원사 하산길에 용문봉을 배경으로
상원사
상원사로 내려서는 다리.
상원사. 이곳에서 산행을 마쳤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 고요함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산을 나서고 싶었던 것이다.
정상석마저 10여 미터 아래 사면으로 굴러 떨어져 버린 장군봉에서
제법 깔막진 산길을 걸어 내려선
상원사는 비스듬하게 주저앉은 햇살을 들어 올려
둘러 선 나뭇가지에 화려한 색깔을 칠하고 있다.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 몇 굽이를 돌아
용문사로 가는 길은
피로감도 있었다고는 하지만
지루한 느낌을 이어놓고 있었다.
용문사 주차장으로 가는 길. 이길을 걸을 때만해도 좋았다.
이러한 순수한 마음으로 걸었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시끄러운 세상이었다.
산을 나설 때면 언제나
무엇을 잃어버린 느낌이 앞서곤 한다.
그래서 허전한 마음이 있다.
마치 여행에서 돌아오는 것과 같은 느낌 속으로
늘 마음에 두고 있었던 용문산은
그렇게 다가왔다.
이 곳 어디쯤에서 불쑥 누군가를 만날 것만 같았다.
2010.10.23 힘날세상
'서울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228 차 서울 도봉산 산행기 (0) | 2013.03.17 |
---|---|
제 227 차 양평 용문산 산행기 (0) | 2013.03.09 |
제 209차 북한산 산행기 (0) | 2012.10.21 |
112차 도봉산 산행기 (0) | 2010.05.03 |
제 61 차 관악산(629m) 산행기 (0) | 2009.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