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차 금원산(1,353m) 산행기
1 일시 : 2010년 08월 07일(토)
2 동행 : 촌장 형
3 코스 : 수망령(16:10) - 금원산(15:00 10분 휴식) - 수망령(15:45)
4 시간 : 1시간 45분
5 지도 :
6. 산길을 걸으며
원래의 산행 계획은 남령에서 올라 월봉산을 넘어 수망령으로 하산하여 부전계곡 야영장에서 비박을 한후 다음 날 부전계곡을 거슬러 백두대간을 따르다가 덕운봉 능선을 따라 하산하는 것이었다.
전주에서 1시에 출발하여 육십령을 넘는데 소나기가 거대한 기세로 퍼붓는다. 산행 출발지인 남령에 왔는데도 비는 그칠 줄 모른다.
" 월성계곡으로 내려가 다슬기나 잡아 보자" 촌장형이 슬며시 발을 빼는 분위기를 잡는다. 사실 우중 산행이 걱정스러웠던 나는 얼시구나 좋다고 맞장구친다.
" 맞아 형, 수망령까지 택시가 못올라올 수도 있거든."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월성에서 수망령으로 오르는 길이 형편 없는 곳인 줄 알았다.
일단 차를 몰아 북상면 쪽으로 가는데 계곡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 형, 다 집어 치우고 수망령이나 올라가 보지."
그래서 수망령으로 올라간다. 가보니 수망령까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었다.
수망령에는 정자가 하나 고요를 뒤집어 쓰고 있을 뿐이다.
"형, 금원산이나 가보지."
"그러면 출발이다."
수망령. 큰목재로 오르는 계단
촌장형은 벌써 출발을 했다.
원추리도 만나고
촌장형은 벌써 들머리 계단을 오르고 있다. 서둘러 뒤를 따라가는데 죽을 맛이다. 원래 풀코스 마라톤을 3시간 20분에 달리는 준족인데다가 비무장이니 오죽하겠는가.
헥헥거리며 걷다가 물을 마신다는 핑계로 형을 불러 세운다.
그리고 얼른 앞으로 나섰다. 별 특징도 없고 조망도 없는 오르막을 올라 50분만에 금원산 정상에 선다. 정상에서 조망은 좋았다. 사방을 둘러보던 촌장 형이 기어이 한 마디한다.
"가을 단풍이 들 무렵 황석산 - 거망산을 거쳐 수망령에서 비박하고 다음 날 금원산 - 기백산 능선을 밟아보자. 됐지?"
"좋아, 그 대신 느릿하게 걸어야 해."
휴양림으로 가는 길이 어디냐며 어떤 분이 길을 묻는다.
유안청계곡을 거슬러 올라왔다고 한다. 현성산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다가 오른쪽으로 떨어지라고 말해 주었다. 그분은 수망령으로 내려서는 길이 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촌장형. 등산, 마라톤 뿐만 아니라 온갖 분야에 박식하다.
요상한 각도로 한 번 찍어 보고
다시 돌아온 수망령. 애마가 외롭게 기다리고 있다.
하산길을 형이 앞장을 선다. 그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한다. 거의 달리기 수준으로 내려선다. 수망령은 역시 텅빈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준다.
"형, 여기에서 비박할까"
" 씻을 물이 없잖아"
"그러면 황점 야영장으로 가지"
"일단 내려가보자"
황점 야영장에 오니 다시 부전계곡으로 가자고 한다.
부전계곡 야영장은 들어설 곳이 없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차량에서 시트 접고 자자고 했더니 새로 산 비박색과 정을 나누고 싶은 형이 난색을 표한다. 마침 마실 물이 없다는 핑계로 서상으로 나왔다. 물을 사가지고 오는데 서상 중고등학교가 있어서 학교 처마밑에서 비박을 하기로 하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강당 처마에서 짐을 풀려고 하는데 학교 직원분이 왠일이냐고 묻는다.
" 여행중인데 식사좀 하려고요."
"지금 교문을 닫으려고 하는데...그러면 학교 뒤로 가면 좋은 곳이 있는데 그리고 가시죠."
서둘러 학교 뒤로 가보니 환상적인 소나무숲이 있다.
학교 급식소 옆 등나무 밑에 대나무 평상이 있다.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분이 다시 왔다. 사정을 말하니 걱정말고 비박을 하라고 한다. 수도장에서 샤워도 하라고 한다.
조용한 학교에서 형이 준비해온 보신탕을 안주삼아 막걸리 세병을 비우며 둘이서만 푸짐한 저녁식사를 한다.
서상고등학교 후원. 수도장에서 샤워도 하고
대나무 평상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서상고등학교. 학교가 아주 깨끗하여 흔적도 남기지 않고 나왔다.
형이 준비해온 보신탕과 막걸리
아침에 안개에 젖어 있는 소나무숲.
모기도 없어서 형이 사온 비박색을 펼쳐보기도 하다가 대나무 평상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형은 침낭 속으로 들어가고 나는 차 속으로 들어가 잠에 빠진다.
2010년 8월 7일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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