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91 순창 아미산 산행기

힘날세상 2009. 10. 19. 11:49

  91 순창 아미산 산행기

 

1. 일자 : 2009년 10월 18일 (일)

2. 동행 : 홀로

3. 코스 : 송정 굴다리(14:50)-4거리 안부(15:15)-암벽(15:20)-아미산 정상(515m/산불감시초소 15:30)-시루봉(철사다리 15:38)-신선바위(15:50)-상죽 갈림길(이정표 15:51)-배미산(15:58 휴식 10분)-아미산(16:34)-송정굴다리(17:05)

4. 시간 : 2시간 15분

5. 산행지도

 

 

  

6. 산행수첩

1) 들머리

    전주에서 27번도로를 이용하여 순창까지 간 다음 순창에서 담양으로 이어지는 24번 도로를 따라 10km 정도 달리면 순창고추장단지를 지나게 된다. 이어서 도로는 2차선으로 바뀌고 왼쪽에  88고속도로가 나란히 달리는 낮은 고개를 넘게 된다. 왼쪽에 있는 테마모텔을  지나면서 도로가 내리막길로 접어드는데 이때 왼쪽으로 88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는 굴다리가 보인다.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굴다리 밑으로 통과하면 아미산 들머리이다. 만약에 잘못하여 지나쳤다면 내리막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송정사거리에서 유턴하면 된다. 지금은 도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으므로 왼쪽으로 산을 파헤친 고개마루를 지나 처음으로 만나는 굴다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된다.

 

 

산행 들머리. 

 

 시멘트 길을 따라 50여 미터 올라가면 주차 공간이 있다.

 

 

   들머리에  2-3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굴다리를 통과하기 전에도 2-3대 정도의 주차 공간이 있다. 굴다리를 통과하여 들머리에서 시멘트 도로를 따라 50여 미터 올라가면 묘지가 있고 2-3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오른쪽 소나무 숲 뒤에 통신 안테나가 있고 그 뒤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아미산 등산로는 주차장 뒤로 이어지는 길을 따르면 된다. 그러나 도로 공사로 인하여 공사지점부터는 길이 없어진 상태이다. 그러나  오른쪽으로 숲을 끼고 공사장을 가로질러 올라가면 통신안테나가 있는데 그 뒤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등산로는 고속도로 수준으로 잘 닦여져 있어 반바지 차림도 가능하다.

 

2) 갈림길

 

 

출발하여 25분만에 만나는 갈림길 이정표 

 

 아미산에서 배미산으로 가다가 만나는 이정표

 

    산행중 갈림길은 산행을 시작하여 약 25분만에 만나는 안부와 정상에서 배미산 방향으로 가다가 신선바위를 지나 발산/상죽 방면으로 하산하는  두 곳이 있다. 그러나 모두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어 이정표를 따르면 된다. 만약 이정표가 없다고 하여도 직진만 하면 된다.

 

3) 산행 팁

    아미산 산행은 아미산 정상에서 배미산을 거쳐 흑염소 농장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열려 있으나 그곳으로 내려섰을 때 차량회수가 쉽지 않고, 아미산에서 배미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좋아 왕복 산행을 하면서 곳곳에 있는 바위 전망대에서 느긋하게 조망을 즐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전망대마다 소나무 그늘이 좋아 여름에 산행을 하면서 산바람을 즐기는 것도 좋고, 가을에 올라 황금들녘을 품어보는 것도 좋겠다. 여유를 가지고 산행을 해도 4시간이면 충분하다.

 

7. 산행기

 

    교회에 다녀와서 산행에 나선다. 아내는 돌봐주고 있는 혜강이가 온다고 하여 못가고 혼자 집을 나선다. 송정 굴다리를 발견하고도 순간적으로 지나쳐 송정 사거리에서 유턴하여 굴다리를 통과한다. 굴다리를 나서보니 도로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11시 방향으로 두 대의 차량이 주차해 있는 곳에 등산 안내판이 서 있다. 주차해 있는 차량이 빠져 나갈 공간을 확보해 주고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차량 뒤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가니 공사를 하느라고 길을 파헤쳐 놓았다. 아무리 봐도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공사중이라서 우회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주차해 둔 곳으로 다시 내려와 시멘트 도로를 따라 50여 미터 올라가니 묘지가 있고 주차 공간이 있는 뒤로 길이 열려 있다. 올라가 보니 등산로가 아니라 묘지로 가는 길이다. 느낌으로는 위로 치고 오르면 등로를 만날 것 같았으나 가시덩쿨을 헤치고 갈 자신이 없어 다시 주차한 곳으로 되돌아 왔다.

   다시 처음에 들어섰던 길을 따라 공사장 위로 올라가보니 여자분 두분이 내려온다. 아미산 등산로를 알고 계시냐고 묻기에 초행이고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따라 오르는데 길을 찾느라고 발품을 팔았다고 하니 자기들도 이리저리 해매다고 겨우 등로를 찾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무리 공사를 한다고 해도 등산로 표지를 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순창군이 돈을 들여 등산객을 위해 사다리까지 설치했는데 너무 심하다며 사진을 찍어 고발을 하라고 한다. 

 

 

출발지점의 등산로 안내판 

 

 공사장으로 가로질러 가면 이 통신안테나 뒤로 등산로가 있다.

 

 

   흙을 파헤친 곳을 따라 올라가니 통신 안테나가 보이고 그 뒤로 길이 열려 있다. 등산로는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다. 적당한 오르막을 따라 25분을 오르니 이정표가 서 있는 4거리 안부이다. 좌로는 백야마을, 우로는 내동마을로 하산하는 길이 뚜렷하다. 직진하는 오르막을 따라 오르는데 커다란 바위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길은 바위 좌측으로 돌아서 가파르게 올라간다. 이후 제법 가파른 길을 10여 분 오르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아미산 정상이다.

 

 아미산 정상

 

 정상석

 

 

 정상에서 본 금과면 들녘

 

정상에서 본 순창읍 

 

 

맨 뒤는 추월산. 가운데 능선은 강천산, 오른쪽은 광덕산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가히 장관이다. 순창읍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뒤로 용골산과 책여산이 가물거린다. 북쪽으로 임실의 백련산도 고개를 우뚝 내밀고 있다. 남으로는 바위봉우리인 남원 고리봉/문덕봉이 손짓을 하고 있으며 그 뒤로 지리산의 주능선도 또렷히 보인다. 반야봉은 여전히 풍성한 엉덩이를 드러내놓고 있다. 남서쪽으로 무등산도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고, 호남정맥의 한 줄기인 추월산과 강천산도 도도하게 솟아 있다. 광덕산으로부터 덕진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이 방축재에서 잠시 고개를 떨구고 88고속도로를 넘나들며 달려가는 모습도 한 눈에 보인다. 호남정맥 산행시에 지나갔던 88고속도로 부분도 빤하게 보인다. 그러고 보면 방축재를 지나 88도로를 만났을 때 도로를 건너지 말고 도로의 갓길을 따라 가다가 고지봉으로 오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인돌 같은 바위 

 

시루봉 철사다리에서 본 배미산 능선 

 

 시루봉에서 내려가는 철사다리

 

  정상에서 배미산쪽으로 향하니 소나무에 나무로 정상 안내판을 달아 놓았다. 평평한 능선이 이어지지만 좌우로는 깎아지른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어 소나무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그만이었다. 

  이내 철사다리가 시작되는 시루봉이다. 가야할 배미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철사다리를 따라 내려가 배미산으로 향한다. 소나무 숲 사이로 숨어 있는 바위 전망대를 몇 곳 지나 10여분이 넘게 걸으니 커다란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신선바위다. 안내판을 세워 놓았건만 용접해 놓은 부위가 떨어져 땅에 뒹글고 있다. 한쪽에 잘 보이도록 세워 놓는다. 도대체 용접까지 해놓은 안내판이 왜 땅에 떨어져 뒹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틀림없이 등산객의 소행이리라.

 

 

신선바위 

 

 

배미산으로 가다가 본 지리산 주능(맨 뒤의 마루금)  가운데 바위산은 문덕봉/ 고리봉이다.

 

  약간의 오르막이 반복되는 길을 따라 걸으니 어느덧 배미산이다. 되돌아보니 시루봉과 아미산이 웅장한 모습으로 보인다. 순창 백산 산악회에서 등산로를 정비하고 배미산 주변도 단장을 해놓았으나 전망은 좋지 않다. 그래서 배미산에서 조금 더 내려가 보니 아미산 흑염소 농장 방향으로 이어지는 곳에 철사다리를 설치해 놓았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다. 지도에 없는 도로가 개설되었고, 가산이 제법 위용을 보이고 있다. 지도를 보고 확인해 보니 상여바위는 도로를 개설한다고 원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해 버렸다. 

 

배미산에서 본 가산

 

흑염소 농장 뒤로 이어지는 산줄기. 왼쪽의 절개지 같은 곳이 상여바위(?)로 도로 개설로 인하여 훼손되어 있다. 

 

 

  만약에 흑염소 농장쪽으로 하산한다면 차량 회수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다시 아미산으로 되돌아가면서 조망을 즐기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철사다리에 걸터 앉아 조망을 즐기다가 다시 되돌아선다. 되돌아가는 걸음이 서둘러진다. 시루봉 직전 전망대의 반석에 앉아 금과 들녘을 내려본다. 황금빛의 벼이삭에 햇살이 내려 앉아 있는 풍광은 언제나 풍요로움을 더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문득 입암산 갓바위에서 내려다보는 들녘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하굣길에 논두렁을 따라 걸으며 메뚜기를 잡던 일이 떠오른다. 강아지풀에 한 줄로 꿰어서 소죽을 끓이는 아궁이에 구워 먹던 맛이 그대로 기억된다.

 

 

배미산에서 되돌아오면서 본 철사다리. 

 

 

 바위 전망대에서 본 시루봉

 

 

  다시 철사다리를 오른다. 이제 아미산 정상이고 정상에 서면 다시 내려가야 한다. 시간에 쫓겨 서두르는 산행은 의미가 없다. 한때 대간이나 정맥 산행을 하면서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속보로 걷었던 기억을 하며 불쑥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 이제는 그런 산행은 하지 않기로 했다. 느긋한 산행, 여유가 있는 산행, 무엇인가 사색을 할 수 있는 산행을 하기로 한다. 그러나 인간은 간사한 존재인가. 문득 끝없이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하루 종일이라고 걷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

  정상의 바위에 앉아본다.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순창의 산하를 보니 평화롭기 그지 없다. 언제부터인가 일을 놓으면 순창의 어느 산골짝에 들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날이 어느날이 될지 아직 모르지만 순박한 사람들과 어울려 시골에서 살고 싶은 마음은 왜일까. 지평선이 보이는 우리 동네같은 들판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 오밀조밀하고 산자락이 마을까지 내려오는 산골에서 살고 싶다.

 

 

산행 중 만난 햇살 

 

  아쉬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내려오는 길은 산행을 되돌아보는 길이다. 길가에 알달록하게 차려입고 서 있는 나무들과 손뼉을 마주치며 내려선다. 조금만 정신을 집중하면 내려오는 길과 올라가는 길은 다른 모습이다. 길뿐만 아니라 마음도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정없이 파헤친 공사장을 내려와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낸다. 그러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에 담아 두었던 산행의 느낌은 고이고이 갈무리해 둔다.

 

 

 

 

 

                                                                                  2009. 10. 18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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