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체코 5 - 프라하 까를교
2018. 07. 25 수요일
카를교 Charles Bridge , Karlův most
프라하의 유일한 보행자 전용 다리이자 체코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석조 다리
구시가지와 말라스트라나를 이어주는, 체코에서는 가장 처음 만들어진 돌(석조) 다리다. 블타바 강 위에 세워진 다리 중 유일하게 보행자 전용 다리이면서 프라하 성, 천문 시계와 함께 프라하를 대표하는 관광의 중심이다. 전체 길이는 약 520m, 폭은 약 10m이며 30개의 성상들이 좌우 난간에 각각 마주보며 서 있다. 말라스트라나쪽과 구시가지쪽으로 양끝으로는 고딕 양식의 교탑이 각각 서 있다. 카를교 위의 성상들은 원본도 있지만 복제품도 마치 원본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복제품의 원본은 국립 박물관과 비셰흐라드 포대에 보관 중이다.
카를교 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드는데 초상화와 캐리커처를 그리는 화가들,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 발길을 멈추게 하는 거리의 음악가들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또한 얀 네포무츠키 성상 앞에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 때문에 얀 네포무츠키 성상 앞은 늘 소원을 비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블타바 강에 처음 세워진 다리는 10세기경 나무로 만든 목조 다리였다. 하지만 12세기에 들어와 프라하에 대홍수가 나면서 블타바 강의 물이 넘쳐 다리가 쓸려나갔다. 12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유디트교는 독일에 이어서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돌다리였지만 200년 후인 1342년 겨울에 생긴 얼음 덩어리로 인해 다리가 무너졌다. 이후 1357년 카를 4세가 프라하 성 내 성 비트 대성당을 건축했던 건축가에게 이 다리의 건축을 맡겼고, 그는 겨울에 얼음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다리 밑을 거대한 교각으로 받치고 달걀 노른자를 섞어서 돌과 돌 사이를 접착시키는 공법으로 매우 강하고 튼튼한 다리를 1407년에 완성하였다. 그 다리가 카를교이다. <출처 DAUM 백과>
지하철에서 내려
잠깐 걸으니 까를교다.
까를교에도 화약탑이 서 있다.
가이드는 자유시간을 1시간 30분이나 준다.
까를교 입구에 있는 화약탑.
나중에 올라갔는데 중간에서 입장료를 받는데
체코 돈이 없어 못올라가고 말았다.
유로화도 받을 것 같긴했는데
잔돈이 없어서
이용하지 못했다.
체코에서는 유로화를 받고
체코 화폐로 거슬러 주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유로에 속해있으면서도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카를교 앞 천주교 성당
카를교 성프란시스코 성당 앞에 있는 카를 4세 동상.
카를교를 세운 신성로마제국 황제이다.
카를 4세(체코어: Karel IV., 독일어: Karl IV., 프랑스어: Charles IV,1316년년 5월 14일 ~ 1378년 11월 29일)는보헤미아의 국왕(재위: 1346년 8월 26일 ~ 1378년 11월 29일)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재위: 1355년 ~ 1378년 11월 29일)이다. 카를 4세는 당대의 가장 교양 있고 외교술에 뛰어난 군주로 알려진 인물이다. 무력사용보다는 외교로 원하는 바를 얻었다. 그의 재위 때 프라하는 신성 로마 제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의 치세 이후 18세기에 이르기까지 독일 제국의 제위는 보헤미아 왕에게 귀속하는 것이 거의 관례가 되었다. 1341년 보헤미아 왕국의 후계자로 지명되었고, 1346년 왕위에 올랐다. 또한 같은 해 교황으로부터 파문당한 루트비히 4세를 대신해 독일 왕위에 올랐으나, 루트비히 4세의 저항으로 2명의 독일 왕 중의 하나에 머물렀다. 루트비히가 죽고, 남부 독일의 여러 도시에 특권을 주는 등의 외교적 수완을 발휘해 독일의 유일 왕으로 인정받았다. 재위시절에 신성로마제국의 법령의 일종인 금인칙서를 공표했고, 예술과 과학의 관대한 후원자로서 특히 프라하의 예술을 후원했다. <출처 DAUM 백과>
카를교는 원래 나무 다리였는데
홍수로 유실된 후 돌로 된 다리를 세웠는데
이것마저
1342년 홍수로 유실되자
카를 4세는 블타바강을 건너다닐 다리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이곳에 다리를 건설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그는 평소 숫자점을 좋아해서
새 다리를 지을 때에도 점술가에게 다리 착공식을 언제할 것인지 물었다고 한다.
점술가가 카를 4세에게 정해준 날짜는
1357년 9월 7일 오전 5시 31분이었다는데
이것은
앞으로 읽어도, 뒤로 읽어도 ‘135797531’이다.
이렇게 앞뒤로 읽어도 똑같은 경우를 ‘회문(回文)’이라고 한다.
카를교를 건설한 사람은
독일의 피터 파를러(Peter Parler)인데
블타바강의 물살에 거세어
교각을 세우려고 하면 석회와 모래를 휩쓸어 가서 어려움에 처했다고 한다.
이때
악마가 다가와
다리를 세울 비법을 알려 줄테니
완공 후 처음으로 다리를 건너는 생물의 영혼을 자기에게 달라고 했다.
파를러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악마가 알려 준대로
석회와 모래를 반죽할 때 달걀 노를자를 섞어 교각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후
파를러는 짐승을 먼저 건너게 하려고
닭을 다리 입구에 풀어 놓았으나
악마는
파를러로 변신하여 파를러 아내를 찾아가
파를러가 다리 공사중 부상을 입었으니
빨리 가보라고 하여
악마는
서둘러 다리를 건넜던 파를러 부인의 영혼을 빼앗아 가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파를러가 다리가 완공되기 전에 죽었으므로
이 이야기는 허구에 불과하다.
카를교를 찾은 사람들
카를교는 슬픈 이야기를 안고 있다.
1393년 보헤미아국왕인 바츨라프 4세가 전쟁터에 나간 사이 왕비가 외도를 했다고 시녀가 고발했다.
화가 난 왕은 왕비가 성 요한 네포무크에게 고해성사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네포무크에게 고해성사의 내용을 말하라고 잔인하게 고문했으나,
네포무크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고,
왕은 화가 나 네포무크를 카를교 아래 강물에 던져 죽여 버렸다고 한다.
일설엔 수도원장 임명을 놓고 왕의 명을 거부한 네포무크를 죽였다는 설도 있다.
네포무크는 죽는 순간
"이 다리 위에 선 모든 사람의 소원을 들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그후 사람들이 이 다리 위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
네포무크 동상
네포무크가 순교하는 모습을 새겨 놓은 조각상
네포무크의 상은 사제복 위에 소백의와 영대를 하고,
오른손에는 십자가상을 들고 왼손으로는 입을 막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 이유는 그가 고해의 비밀을 누설하라는 강요를 당하고도 단호히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의 머리에 다섯 개의 별로 장식되어 있는 것은,
그가 블타바 강에 빠지고 난 다음날
강 위에 다섯 개의 별과 같은 광채가 떠올랐고
그 광채가 난 곳에서 성 요한 네포무크의 시신을 발견하여 대성당에 안장하였다고 한다.
카를교 자체도 아름답지만
각각의 조각상들이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다리 난간을 따라 서있는 30개의 성인상도 볼거리다.
그중 14세기 말 프라하 대주교의 총대리였던 성 요한 네포무크가
카를교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새긴 조각상의 동판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전설 때문에
사람들의 손이 닿는 부분이 유독 반짝거린다.
그래서 이렇게 소원을 빌고 있다.
32살된 아들 녀석 장가 좀 가게 해달라고
네포무크에게 비는 것이 아니라
그가 믿었던 예수님께 지는 것이므로
간절하게 드리는 아내의 기도이기도 하다.
이런 조각상들을 보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세계평화와 번영을 빌어보기 하고
카를교 끝까지 왔다.
앞에 보이는 성 니콜라스 교회를 지나
프라하 성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도중에 존레논의 벽도 만날 수 있다.
다리 너머로 보이는 집들이 참 아름답다.
여기에서
저 동상의 주인공이 세상을 향해 던지고 있는 말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해 보려고 한참을 머물렀으나
머리만 복잡해지고
한 마디도 가다듬지 못했다.
하늘이 아름다운 것인지
카를교가 아름다운 것인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인지
프라하가 아름다운 것인지
프라하가
마음 속 깊이 들어와버렸다.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화가의 팔에 내려 앉는 햇살을 바라보다가
삶의 연륜을 느꼈고
저 화가의 마음은 누가 그려줄까 생각했다.
그만큼 오늘 카를교의 햇살은 아름다웠고
이따끔씩 불어오는 바람은
향그러웠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고 있지만
그는
얼굴보다는 마음을 그리고 싶을 것이라고
혼자 생각하다가
실소(失笑)를 터트리고 말았다.
그는
사람의 얼굴을 그릴까
사람의 마음을 그릴까
아니면 돈을 그리고 있을까.
아무리 직업이라고 하지만
저렇게 집중하고 있는 사람에게
돈을 연결시킨 나 자신이 어이없었던 까닭이다.
카를교에서 바라본 하늘
카를교를 감싸안는 하늘을 보다가
느닷없이
청마 유치환의
<행복>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29살 과부 이영도에게 빠져버린
38살 유부남 청마 유치환.
그의 애절한 마음이
뚝뚝 떨어지는 시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청마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정운 이영도를 향하여 20년간 5,000통의 애타는 절규를 보내지만
정운이 청마를 받아들일 즈음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진다.
이룰 수 없어서
더욱 간절한 사랑.
통영 앞바다에서
피어난 사랑이
왜
오늘
프라하의 카를교에서 생각이 나는 것일까.
카를교 입구에 있는 화약탑을 오르다가 바라본 카를교.
뒤로 프라하 성이 보인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구시가지 광장 부근으로 이동한다.
KOBA라는 한식당에서
비빔밥같은 것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3시간 동안의 자유시간을 받았다.
구시가지 광장 부근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실컷 구경을 하고
9시 30분에 모이라고 한다.
자유시간 동안에 구시가지 광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골목과
아름다운 건물들 사이로 돌아다니며
자유를 만끽한다.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우리는
카페에 앉아 있기보다는
골목 투어에 나선다.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구시가지 광장으로 나왔다.
프라하의 야경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다시 골목투어에 나선다.
유럽여행에서
내가 일단 지고 들어가는 것이
바로 아름다운 건물이다.
도대체 우리나라에서는 볼수도 없는
아름다운 외관을 가진 이 건물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오그라든다.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눈길을 끄는 돌집을 만났는데
자세히 보니 이런 안내판이 붙어 있다.
카를교에 있는
세레요한 상을 조각했다는
조각가 얀 브로코프가 살던 집인가 보다.
카를교에 있는 바로 이 조각상이 보르코프가 1706년에 조각한 세례 요한이다.
이렇게 좁은 골목길도 다 돌아다니다가
다시 블타바강으로 나왔다.
카를교를 다시 보기 위함이다.
사실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온 여행이라
프라하에서 자유시간에 어디를 가볼 것인가를 정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낮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카를교에 다시 온 것이다.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즐겁다.
어찌보면
사람 구경하는 것이 제일 즐겁다.
벌서 한 시간 이상 앉아 있다.
맥주를 한 잔 마실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술을 마시지 못하는 까닭에
술기운을 이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천주교 성당에서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석양의 햇살을 즐기기로 한다.
햇살을 받고 있는 건물도 천주교 성당이고
좌측에 있는 건물도 천주교 성당이다.
물론 구체적인 이름은 다르지만,
앞에 해군 복장을 하고 있는
두 젊은이는
카를교 유람선을 홍보하기 위해 나와 있는 사람들이다.
한 시간 정도 앉아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서양 사람들은 비교적 자유분방하게 행동하고
동양 사람들은 어딘지 모르게 남을 의식하고 행동한다.
서양의 젊은 커플들은
영화배우 못지 않게 끌어 안고 입을 맞추며
애정행각을 진하게 늘어 놓지만
동양의 젊은이들은
어깨를 껴안고 앉아 있는 것이 전부다.
어느 것이 좋은 것인지는 생각해 보다가
내가 지금 무슨 짓인거야 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햇살이 녹아드는 건물 오른쪽으로 난 골목으로 들어가면
꽃보다할배 리턴즈에서
이서진이 할배들을 기다리게 하고
숙소를 찾아 돌아다니던 바로 그곳이다.
백일섭이 맥주를 마시던 바로 그곳
구시가지 광장으로 이어지는 골목
그 유명한 아이스크림을 한 개 사먹었다.
평소에 아이스크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유명세에 짓눌려 5유로를 흔들고 말았다.
빵을 구워 그 위에다가 아이스크림을 얹어 주는데
아이스크립 없이 아래 빵에 머터를 발라주는 것도 있다.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 맛대로
빵맛은 빵맛대로
우리는 구시가지 광장이 바라보이는 건물 밑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좀 처량하고 불쌍해 보이는 폼으로 앉아 있기로 했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모두다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이었다.
구시가지 광장으로 가는 길가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을 바라보는 일이 즐겁다.
산에 올라서도
내려다보이는 마을을 바라보며
마음을 씻어보는 일에 빠져있는데
오늘
프라하에서도
이렇게 사람들을 향해 마음을 던진다.
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건물도 좋았지만
아름다운 프라하를 보려고
각국에서 걸음한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깃소리와
여행자로서의 객창감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시간들을 들여다보는 것 또한
여행에서 얻어낼 수 있는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
얀후스 동상이 내려다보고 있는
구시가지 광장
동상 오른쪽 건물은 골츠킨스키 궁전으로 지금은 프라하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고
왼쪽 건물은 관공서이다.
틴성모마리아 교회가 내려다 보고 있는 쪽에서는
작은 바구니를 놓고
자신의 묘기를 사달라는 사람들과
삼삼오오 바닥에 앉아
그들의 몸놀림을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 모두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구시가지 광장(old town squre)의 야경이다.
가이드 말로는
9시 30분이 되어도 제대로 된 야경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5시 정도면 어두워지는
가을에 와야 할 것이라고 한다.
구시가지 광장에 붙어 있는
또 하나의 작은 공간인데
주변이 노점상으로 둘러 싸여 있어
구시가지 광장과 약간 분리된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주변에서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하기는 하지만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그동안 쓰고 다니던 모자를 놓아두고 오는 바람에
한동안 허탈한 마음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자꾸 물건을 잃어버린다.
심지어는
물건을 옆에 놓으면서
'이러다가 놓고가면 안되니까 꼭 챙겨가야지'하면서도
놓고 와버리는 경우가 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청암면사무소에서
의자를 두고 와버린 것도 그렇고
대만 여행 중에는
카오슝 치진섬에서 점심을 먹고
안경을 두고 와버리기도 하고
호텔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러 가다가
카를교 윗쪽에 있는
마네수프교에서 바라본
프라하성의 야경.
프라하에서 며칠 머무른다면
밤길을 걸어
프라하성에 가볼 일이다.
영국의 극작가 톰존스(Tom Jhons)의 희곡
철부지들(The Fantastics)이라는 작품에 나오는
"밤엔 정말 멋있더니 낮에 보니 우스워"라는 대사가 생각난다.
대학 연극반 시절
이 공연을 하면서
연습이 끝나고 늦은 밤거리를 걸어다니며
밤의 아름다움을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때가 있었다.
가난했지만
젊음이 있었던 그 시절
수퍼에서 소주 한 병과 과자 한 봉지를 사들고
길가에 앉아서 마시면서
세상을 말하고
군부독재를 말하고
자유를 말하던 그 시절
밤은 추악한 것들을 가려 주었었다.
그러나 오늘
프라하의 밤은
조용히 아름답다.
마네수프교의 야경
카를교에 비하면
누구하나 눈길도 주지 않는 다리이다.
내놓을 것이 없기 때문일까.
아름다운 이야기가 없기 때문일까.
마네수프 다리는
그저 수더분한 시골 아낙의 모습으로
블타바강을 건너는 사람들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카를교처럼
자동차는 못지나가게 막고 지는 않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엄청난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평범한 다리인 까닭에
조용한 밤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버스를 타고 호텔로 가며
프라하와 작별을 나눈다.
관심도 받지 못하는
마네수프 다리를 건너면서.
아름다운 마네수프 다리의 밤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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