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제 430 차 순창 무직산(578.5m) 산행기

힘날세상 2018. 7. 1. 15:23

제 430 차 순창 무직산(578.5m) 산행기

1. 일자 : 2018년 6월 30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금평교(10:00) - 등산로입구(10:09) - 옥새바위(385m 10:28) - 전망대(11:00 - 11:10) - 무직산(578.5m 11:30) - 바위 전망대(11:35 - 11:50) - 밀양박씨 가족묘(12:30) - 치천(12:33) - 공룔발자국(12:55) - 금평교(13:15)

4. 거리 & 시간 : 7.0km    3시간 15분(휴식 35분 포함)

5. 산행지도




6. 산행수첩

* 산행 들머리 금평교에는 승용차 몇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산행 안내도, 화장실이 있다.

* 산길로 접어 들고 난 이후 하산할 때까지 갈림길이 없으므로 능선만 따르면 산행에 어려움이 없고, 산길도 뚜렷하다. 다만 암릉을 만나면 길이 보이지 않지만 무조건 암릉만 밟고 걸으면 암릉 끝에서 산길이 이어진다.

* 무직산 정상은 조망이 별로지만 곳곳에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바위 전망대가 있어서 휴식하기 좋다.

* 옥쇄바위와 무직산 정장 중간지점의 전망에서 호정소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데크가 만들어져 있어서 휴식과 조망을 즐기기에 딱 좋다.

* 하산하여 금평교로 돌아오는 길은 호정소 수변산책로를 따르면 된다.






7. 산길을 걸으며


장마가 곁을 파고든다.

비가 내리면

늘 하던대로

금구 명품길로 가려고 했는데

오전까지는 비가 오지 않을 거라는 예보를 따라

순창 무직산으로 향한다.

예전에 선배들을 따라

호정소 앞에서 아영하고 놀았던 곳에

순창군에서 산길을 다듬고

호정소를 안고 도는 물굽이를 따라

수변산책로를 조성하면서

세상으로 얼굴을 드러낸 산이 무직산이다.

주변의 회문산에 밀려

한쪽으로 밀려나 고개를 숙이고 있던 무직산이

호정소 물돌이를 내세우며

이제 제법 큰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산행 거리가 조금 짧기는 하지만

만일사까지 이어본다면

한나절 산행으로는

손색이 없을 것이다.



호정소가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예천 회룡포가 생각이 나기는 했지만

전주에서 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물도리를 끌어 안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눈의 호사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 했던가.

아무리 꼭꼭 숨겨놓아도

주머니 속의 송곳은 드러나게 마련인 것처럼

무직산의 호정소 또한

그동안 꾼들에게만 입으로 전해지던 곳이었고

두렷한 산길이 없었던 탓에

제법 그 은밀한 속살을 가리울 수 있었지만

예쁘면 눈길을 받는 법,

기어이 순창군은

호정소의 옷을 홀라당 벗기고

속살을 다 드러내놓고 말았다.




산행 출발점이자 도착지인 금평교

산행 안내판이 있다.

차의 헤드라이트가 가리키는 방향이 들머리이다.


돌아본 금평교

다리 건너편이 2차선 포장도로이다.


금평교에서 바라본 무직산


금평교에 세워 놓은 산행 안내팓


무직산의 들머리는 금평교에서 앞에 보이는 화장실 방향으로 치천을 오른쪽에 끼고 둑방길을 따라 가야 한다.


잠시후 둑방길이 끝나는 지점에 이렇게 생긴 이정표가 발길을 안내한다.


만약에 이정표가 없다고 해도 왼쪽으로 따라오던 논이 슬며시 물러나고

이렇게 왼쪽으로 뚜렷한 임도가 있으니 헷갈릴 수가 없다.


위의 임도를 따라 잠깐 오르면 임도를 버리고 들어서라고 나무 다리까지 만들어 놓았다.

아무런 표지가 없지만 선답자들이 달아 놓은 리본이 손짓을 하고 있다.


초입은 이렇게 수풀이 발길을 붙잡기도 하지만


잠시후 나타나는 이곳 삼거리에서 리본을 따라 우회전하면 길도 뚜렷하고

이후부터는 갈림길이 없고 이정표도 없다. 무조건 직진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옥새바위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보이는 무직산.

저 능선을 밟아 하산하게 된다.


살짝 내려다 보이는 호정소


옥새바위

뒤로 돌아가서 봐야 한다.


옥새바위에서 강천산 방향 조망


이곳에서 보는 옥새바위는 임금님이 썼던 익선관과 비슷하게 보였다.

그러나 전망대에서 바라본 옥새바위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당겨본 무직산 정상


옥새바위

이곳 주변에 전망대가 많다.

여러명이 점심을 먹어야 한다면 이곳이 적지이다.


412.8 봉

조망도 없는 좁은 봉우리이다.


412.8봉을 지나자마자 만나는 나무데크

이런 시설이 없던 시절

선배를 따라 오르내렸던 기억과 함께 먼저 가버린 선배의 얼굴이 떠올랐다.


당겨본 무직산.

중간 바위가 호정소 데크로 단장해 놓은 전망대이다.


이 나무 계단을 힘겹게 오르면


오늘 산행의 최고 조망터인 호정소 전망대가 나온다.

별빛이 좋은 여름날에

이곳에 올라와 하룻밤을 그려봐야겠다.


가슴에는 무엇을 담아야 할까.

내 나이도 잊어버리고

소녀적 감상에 젖어

그리움에 젖어

눈물이나 흘리지 않을까 몰라.

그래도 하룻밤 시간을 다져보아야겠다.

호정소를 돌아내리는

치천의 애환어린 사연을 듣다보면

글쎄,

역사의 한 장면이라도 반추한 듯하여

호들갑을 떨지나 않을까.




전망대에서 돌아보니 옥새바위는 커다란 코끼리로 변신을 하고 있었다.


호정소의 물도리를 보라.

안동 하회마을,

예천 회룡포,

영월 한반도 지형,

옥천 한반도 지형

그러나 이곳 호정소 물도리는

그 규모가 아주 작고 작기 때문에

19금의 이야기를 안고 있기도 하다는데

예전에 선배가 들려준 그 이야기는

여기에 적을 수가 없다.


그래도 저 물굽이를 돌아 흐르는

물줄기에 담긴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퍽이나 다양한 시공간으로 흘렀을 것이고

앞으로도 흐를 것이다.


조금 당겨 본 옥새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무직산


저곳은 호정소를 품고 있는 야영장이다.


전망대에서 무직산으로 가다가 만난 바위 전망대


무직산 정상.

아무도 없이 산불감시초소만 쓸쓸함을 흘리고 있다.


산불감시원이 손질했을까.

무직산 정상에서 다시 살아난 죽은 나무


정상의 조망이 시원치 않아

정상을 떠나 3분 정도 걸으면 만나는 바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호정소 물도리

건너편에 옥새바위가 보인다.


전망을 즐기면 쉬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녀석들,

산아래 주인의 품을 떠나 자기들끼리 이곳까지 올라온 모양이다.

이 아이들은 날이 추워지면 그 때서야 산 아래 주인에게 돌아간다.


일단 밧줄이 걸려 있으면 무조건 밧줄에 매어달리는 아내.

아주 위험해 보이지만 사실은 별 것 아니다.


누구를 닮은 얼굴일까.


아가를 데리고 있는 어미두꺼비의 형상일까.


아주 작은 암릉.


더 가까이 가본 암릉.

이곳에서 길이 없어지는데 사실은 암릉위를 걸어야 한다.

저 소나무 뒤로 넘어가면 바위 아래에 뚜렷한 흙길이 어어진다.


소나무근처에서 돌아다본 암릉의 모습

저 뒤에서 무직산이 잘 가라고 손짓을 한다.


회문산을 조망하기 좋은 전망터.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같아 오늘 걸음이 조급하여

이렇게 좋은 조망터를 막 지나치고 말았다.


산을 빠져나오기 전에 바라본 호정소의 물도리.


밀양박씨 가족묘를 지나면 산을 내려서게 된다.


하산지점.

이제 치천을 오른쪽에 끼고 흐르는 물을 거슬러 걸어야 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야 출발지점 금평교로 갈 수 있다.

만약 만일사를 한 바퀴 돌아오는 수변산책로를 따른 다면 오른쪽으로 가야한다.


호정소 물도리를 따라 금평교까지 걸으려면 35분 정도 걸련다.

그러나 시간이 아주 급하다면 이곳에서 이 다리를 건너 차도를 따른다면 20분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왠만하면 호정소 물도리를 따라 걸어야 한다.


위 지점에서 왼쪽으로 100여 미터 걸으니 이런 이정표가 있다.


공룡발자국 방향으로 간다.


좌측으로 무직산이 보인다.


시멘트길로 이어지던 길은 이내 부드러운 흙길을 내어 놓는다.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흔들리고 말았다.


이곳이 공룡발자국이 있다는 곳인데 아무리 살펴봐도 보이지 않는다.

표시를 해 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퍼붓는 비로 인해 없던 폭포가 생겨나고


갑자기 나타난 우리 때문에 어미염소만 걱정이 크다.

비는 쏟아지고

사람들은 따라오고

아이는 젖달라고 보채고

비가 많이 쏟아지니 어미 염소는 목책 기둥에 붙어서서 비를 피하려는 눈치인데

내가 자꾸 따라가니 자꾸만 달아난다.

"염소야, 그냥 서 있어. 조용히 지나갈께. 아가랑 같이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해."

안타까운 마음에 말을 건네보지만

엄마 염소는 걸음을 바삐하더니

기어이 데크를 벗어나 바위 지대로 몸을 피한다.

어미를 따라 뛰어 내리는 아가는

비틀거리리는 몸을 겨우 가누더니 엄마 엎에 서더니

퉁퉁 불은 어미의 젖을 입에 물고 만족한 얼굴을 보인다.

다시 돌아온 금평교.


한나절 산행으로 참 좋을 무직산이다.


2018년 6월 30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