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 426 차 괴산 신선봉 - 마패봉(괴산 35명산 13, 14번째) 산행기

힘날세상 2018. 6. 3. 12:58

제 426 차 괴산 신선봉 - 마패봉 산행기

1. 일자 : 2018년 6월 1일 금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연풍레포츠공원(10:15) - 할미봉(775m 11:14) - 방아다리바위봉(793m 11:33) - 신선봉(967m 12:27 - 13:15) - 마패봉(925m 14:14) - 조령3관문(14:46-14:55) - 조령산 휴양림 입구(15:20) - 연풍레포츠공원(15:40)

4. 거리 & 시간 : 8.30km  5시간 25분

5. 지도


6. 산행수첩

* 들머리 연풍레포츠 공원에는 승용차 30여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화장실, 축구 경기장이 있다.

* 신선봉 들머리는 주차장 입구에 있는 등산 안내판 뒤로 나있는 시멘트 도로를 따라 가면 이정표가 있다.

*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어서 산행에 어려움은 없다. 다만 마패봉에서 3관문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에는 지도에는 이정표가 있다고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없다. 이곳에 갈림길이 있지만 뚜렷한 길을 따라 내려오면 된다.

* 조령3관문에는 시원한 샘물(깃대봉 오름길 입구)이 솟아나고 있고, 레포츠 공원까지는 대략 45분 정도 걸어야 한다.


7. 산길을 걸으며


괴산 35명산 산행에 나선다.

정말

오랫동안 품고 있던

신선봉-마패봉에 오른다.

어젯밤 조룡산 휴양림에서 숙박 후

새벽 기운을 안고 암릉을 걸으려했으나

여건이 맞지 않아

아침에 출발하게 되었다.


할미봉에 올라서서

사방을 조망하다가

산을 본다.

산 속에서 산을 보는 것은

마음을 열어야 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암봉

암릉을 걸어

시간을 이어가고

마음을 이어가고

아름다운 추억을 이어간다.

산길을 걸으며

내 마음으로 파고드는 지난 시간들을

다듬고

다듬어 다시 갈무리한다.


40년 넘게 산에 들었지만

아직도

나는 산을 모르겠다.

피상적인 걸음으로 산에 들었고

힘든 걸음으로 산에서 나왔다.

그것은 제대로된 걸음이 아니다.

산에서는

걸음에 힘이 있어야 하고

산을 내려올 때

가벼워진 걸음과

말갛게 씻겨진 마음이어야 하건만

요즘

산에서 나오는 걸음이 무겁고

마음이 어수선해지는 날이 더러 있다.

30년 배우고

30년 벌고

30년 쓰고 논다고 하는데

쓰고 노는데 걸림돌이 무엇일까.

모르고 살아야 한다.

아무 것도 모르고 살아야 한다.

이제는

눈 앞에 펼쳐지는 이 순간순간만을 즐길 뿐이어야 한다.

알려고 하면

걱정이고

알려고 하면 근심이다.


오늘

신선봉에서

주흘산을 바라보며

월악산을 바라보며

그리고 이화령을 넘어오는 백두대간을 바라보며

왜 이렇게 걸음이 무거운 것일까.

시야를 좁혀야 하리.

사고의 폭을 좁혀야 하리.

그것만히 노년의 삶을 편안하게 해주리라.

내려놓고

내려놓고

잊어버리고

잊어버리고


대체 무엇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는가.


산은

하늘을 보라고 하고

하늘은

바람을 끌어 안으라고 한다.



레포츠 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뒤에 보이는 도로가 오늘 들머리이다.


주차장이 텅 비어 있는 것은 오늘이 평일이어서일까.


이 산행 안내도가 길잡이이다.

안내도 뒤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만 가면 들머리 이정표까지 갈 수 있다.


가다가 바라본 방향.

오른쪽 전봇대 아래 들머리 이정표가 있다.


오늘 걸어야 할 할미봉, 신선봉의 산등성이


첫번째 이정표를 지나면


연어봉과 할미봉이 갈라지는 곳이다.

할미봉 방향으로 걸음한다.

3월 1일부터 5일까지,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입산을 통제한다고 한다.


신선봉까지 2시간이 걸린다고 써 있다.


여느 산에 있었더라면 거청한 이름하나 쯤을 받았을 거대한 바위등을 지난다.

족히 70여 미터는 되어 보였다.


할미봉을 오르다가 본 백두대간 조령산 방향



오늘 밧줄 많이 잡아야 한다.


갑자기 흙길을 걷기도 하지만


곧바로 거대한 바위가 나타나면서부터 바윗길이 시작된다.



산 아래 산그림 호텔 부근 고사리 주차장이다.


수옥폭포로 이어지는 원풍저수지도 보인다.


할미봉 정상

뒤로 주흘산과 부봉이 보인다.


가야 할 다리 바위 봉이다.


왼쪽은 고사리 주차장, 오른쪽은 레포츠 공원이다.


이것이 할머니 바위인가.


방아다리바위봉을 바라보며 걷는다.


그 뒤로 보이는 주흘산.

어느 해 관광호첼 뒤로 올랐던 가을, 정말 인생 단풍을 보여주었었다.



방아다리 바위

꼭 디딜방아 모양이다.


방아다리 바위 앞에 있는 이정표

연어봉으로 올라오면 이곳으로 오게 된다. 할미봉은 레포츠 공원 방향이다.


가파르게 내려가기도 하고


뒤틀린 세월에 맞서온 소나무도 보고


반은 죽어버린 소나무도 보면서 걷다보면


왼쪽으로 월악산도 보이고, 앞으로는 북바위봉도 보인다.


완전히 바위 봉우리인지라


이렇게 힘든 세월을 견뎌내온 소나무도 보게 된댜.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는 일은

우리의 삶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견디다 못해 생을 마감했지만

바위꼭대기 위에 미이라처럼 남아 있기도 하다.



계속 이어지는 밧줄 구간을 걷고 또 걷는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기도 하고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기도 하는 것이

산길을 걷는 것은 꼭 우리의 삶을 그대로 닮았다.


도저히 길이 없을 것 같지만 나무 사이로 꼭 한 사람 걸을만한 길이 이어지는 것도

우리의 삶의 여정과 다르지 않다.

힘들게 오르면 그만큼 편하게 내려오기도 하고

어느 순간 땀을 흘려 올라야 하기도 한다.


신선봉 직전에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신선봉에 세워 놓은 이정표.

정상은 이정표를 바라보고 있다면 자신의 등뒤에 있다.


그늘이 좋은 정상 주변


정상 주변에는 여기저기 적당한 공간들이 산재해 있어

삼삼오오 둘러앉아 조망하기 좋다.


월악산 방향

가운데 봉우리가 북바위봉이고 오른쪽은 박쥐봉이다.

아직은 미답이지만

마음으로는 수 십 번 올랐다.

가을 단풍이 좋다고 하니 하룻밤 자면서 포암산까지 같이 올라야겠다.



앞에 마패봉이보인다.

그 뒤로 주흘산이 부봉을 거느리고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바윗길을 내려서면


만나는 갈림길.

무심코 직진하면 휴양림으로 내려가게 된다.

왼쪽 리본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올라가서 능선을 따라야 한다.


가까워진 마패봉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마패봉이 맞는지, 마역봉이 맞는지 알 수 없다.

어렸을 때 선배들을 따라다닐 때에는 마역봉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하늘로 오르겠다고 머리를 치켜 들어 올린 거북이

신의 노여움을 사서 바위로 변했을까.


다시 뒤돌아 월악산을 자꾸 바라보는 쌓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눈에 빠져 되돌아 서기도 했고,

다리 부상으로 정상부근 바위를 오르지 못하고 돌아섰고,

덕주사로 이어지는 암릉으로 가자고 꼬득이는 선배따라 돌아서기도 했고

블랙야크 100명산에 오르면서는 다른 산에 다녀오다가

억지로 오르다가 거의 초죽음이 되기도 했던

월악산.

그래도 정상의 아름다움이 그립기는 하여

또 다시 올라가야 하는

월악산.




포암산 방향.

하늘재에서 포암산, 만수산을 돌아내리는 산길도 마음에 두고 있으니

어느 날 불쑥 찾아가도 반겨는 주겠지.


아름답다고 느낀 바위.

암릉을 걷다보면 안전상 우회로를 만들어 놓기도 하는데

가능하면 우회로보다는 산등성이를 고집해야 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 바위도 아무 생각없이 걸으면 못보고 지날 수 있다.




마패봉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곳에 올라 마패를 걸어 놓아서 얻은 이름이라고 하는데

새재를 넘던 어사 박문수는 무엇때문에

이 산꼭대기에 올라섰을까.


마패봉 정상석 아래 세워 놓은 이정표.

마패봉에서 새재로 내려서는 길은 마패봉 정상석 뒤로 이어진다.


이화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맨 앞은 휴양림 뒤 깃대봉, 그 뒤로 신선암봉, 조령산이 이어진다.


다시 바라본 주흘산.

2009년 10월 25일

 새재 관광호텔 뒷길로 올라

관봉, 주봉, 영봉을 거쳐 부봉 여섯 봉우리를 오르고

2관문으로 내려서는 8시간 산행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바라본 주흘산의 단풍은 정말 인생 단풍이었다.

http://blog.daum.net/himnal/137


마패봉에서 3관문으로 내려서는 길.

이곳 직전에 갈림길이 있고 이곳에도 갈림길이 있지만

상관하지 말고 왼쪽의 뚜렷한 길만 따르면 된다.

지도상에는 이곳에 이정표가 있다고 되어 있지만 이정표는 부서져 땅바닥에 뒹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밧줄을 붙들고 내려선다.


거대한 바위를 지나면 길은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러워지고


파묘한 듯한 묘지를 지나면


이렇게 3관문으로 내려서게 된다.


건너편이 깃대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왼쪽은 문경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건너편 나무 뒤에 최고의 샘이 솟아난다.



이 정도면 최고의 샘물이지 않은가.



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서면서 바라본 3관문


선비들이 넘나들었다고 해서

이익의 성호사설, 장약용의 목민심서,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조각해 놓았다.

그 뒤에 마패도 걸어 놓았다.



무엇인가 선비의 기상을 떠올려 보게 하려고 이렇게 선비상까지 세워 놓았다.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에 나무통으로 수로도 만들어 놓았고


바로 아래 매점의 물레방아를 돌리기도 하나보다.

아무리 보아도 물레방아는 전기로 돌리고 있는 듯


성질 급한 녀석이 꼭 있다.


여기까지는 나무숲 터널이어서 걷기에 아주 좋다.

이후에는 땡볕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식당에 붙어 있는 택시 전화번호


고사리 산장

200명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고사리 주차장에 세워 놓은 순환버스 안내문


고사리 주차장, 1일 요금이 2,000원이다.


주차장 아래에 있는 노송.



이화여대 고사리 수련관

이곳에 휴양림 방향에서 레포츠 공원 방향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보았는데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다시 돌아온 레포츠 공원


할미봉 방향



내일은 예천 회룡포와 비룡산 산행을 하기로 되어 있다.

일단 차를 타고 예천 방향으로 간다.

네비게이션에 용궁원천탕을 찍고 안내를 따라가다.

3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예천방향으로 가는데 왕복 4차선으로 길을 잘 닦아 놓았다.

92년엔가 안동까지 차를 타고 간 적이 있었는데 당사에는 2차선이어서

전주에서 안동까지 5시간이 넘게 걸렸던 기억이 있다.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용궁면의 용궁원천탕

1인 5,000원인데 정말 물이 좋다.

문경에도 온천이 있고, 예천에도 온천이 있는데 이곳은 정말 물이 좋았다.




15km 정도 떨어진 예천읍으로 갔다.

천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맛고을 문화거리로 슬슬 걸어간다.

예천읍이 워낙 작아서 몇 걸음 걸으면 된다.




거리를 깨끗이 정비해 놓았다.







당시 무릎 위로 20센티가 올라가면 단속 대상이었다.

박정희는 장발 단속도 했었다. 단속을 피해서 낮에는 숨고 밤에만 돌아다니기도 했었는데

전두환이 장발 단속을 하지마라고 해서

풀렸던 일도 있었다.


거리의 건물 벽에 그려 놓은 벽화를 보면서 향수에 젖는다.

예전에 흔히 보던 풍경들이 아닌가.

70년대 고등학교 때

 고등학생들도 집총훈련을 하던 때

교련복 입고 행군소풍을 갔었다.

그때 저렇게 카세트를 가지고 가서 말도 안되는 춤을 추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오늘 저녁식사는 청포집의 청포 정식이다.

작년까지만해도 1인당 10,000원이었는데 12,000원이다.

물가 인상과 최저임금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청포묵에 비벼 먹는데 경상도 음식치고는 먹을만 했다.


식사를 하고

회룡포 아래에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가

차박을 하려는데 개구리 울음 소리가 너무 시끄러원

차를 돌여 장안사 주차장으로 갔다.

텅빈 주차장에서

차박을 하면서 바라보는 별은 참 아름다웠다.


2018년 6월 1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