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2차 단양 올산 산행기
1. 일자 : 2016년 11월 17일 목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미노교(08:06) - 두꺼비바위(08:10) - 사방댐(08:19) - 전망대(08:32) - 떡바위(09:20) - 719봉(09:42) - 올산(858.2m 10:55 - 11:15) - 암릉(11:34) - 철탑(12:17) - 농가(12:36) - 미노교(12:46)
4. 시간:4시간 40분
5. 지도
6. 산행 수첩
* 산행지도에서 하산길의 실제 산행로는 파란색코스이다.
* 들머리 미노교에는 길가에 약간의 주차 공간이 있다.
* 미노교에서 우측을 보면 두꺼비바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미노교를 건너자 마자 두꺼비 방향으로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 마지막 농가를 지나자마자 양봉을 하고 있는 곳에서 왼쪽에 리본이 달려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하산하는 지점이다. 도로를 따라 더 올라가면 산행 안내판이 있는 사방댐에 이르게 되고 오른쪽으로 들머리가 열려 있다.
* 올산은 산행을 하는 내내 안내표시가 두 곳에만 있는데 산행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능선만 따르면 되고 특별한 갈림길이 없으므로 산행에 어려움은 없다. 한 두 곳 밧줄에 매달려 암릉을 올라야 하는 경우도 있으나 주의를 하면 어려움은 없다.
*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미노리와 올산리)이 아닌 왼쪽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야 한다. 중간에 암봉을 만나는데 우회하는 길이 있다. 첫번째 암봉은 우측으로, 두번째 암봉은 좌측으로 우회길이 있다. 능선만 따르면 송전철탑을 만나고 왼쪽으로 내려서는 희미한 길이 있지만 무시하고 능선을 따르면 농가 앞으로 하산하게 된다.
* 사족(蛇足) - 올산은 참 좋은 산이다. 비행접시 바위, 떡바위, 히프바위 등 기묘한 형상의 바위가 있는데 아무런 표시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또한 정상에서 하산 코스에 대한 안내 표시가 없는 것도 초보자들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7. 산길을 걸으며
어제
구담봉, 옥순봉 산행을 한 후
소선암 휴양림에서
편안히 쉬고
아침 일찍
출발지점인 서울가든 앞 미노교에 도착했다.
현장에 가보니
2014년 6월에 블랙야크 100명산 산행을 할 때
황정산을 다녀와서
이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하루 묵었던(30,000원) 곳이다.
미노교를 건너는데
두꺼비 바위가
이마에 소나무 한 그루를 이고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올산을 찾는 산객들은
모두다 찬사를 보낼 것 같았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은 스스로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것처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만히 있으려고 해도
사람들에게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주변에 몰려 들게 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게 되는 것이다.
산도 그렇다.
조망이 좋은 산,
암릉이 잘 드러난 산,
바위가 좋은 산들은
많은 산객들이 몰려가게 되는 것이다.
산은
특별한 모양을 하고 있을 때
주목을 받는다.
사람도 그렇다.
누군가에게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차별화를 해야 한다.
차별화.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이룰 수 있는 일이기에
성공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산은
그 절묘한 모습을 타고 난다.
오늘 오르는 올산도
비행접시 바위, 산부인과 바위, 엉덩이 바위 등
기암괴석과
거대하고 웅장한 암봉을 자랑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는 곳이다.
사람도 그렇다.
부모를 잘 만나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사람들은
세상을 참 쉽게 살아간다.
그러나
산은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노력에 따라 스스로 바꿀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고,
기대가 있는 것이다.
물론
요즘 세상은
노력해서 성공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열심히 노력하면
자신의 미래를 밝힐 수가 있지 않은가.
"일찍 오셨네요?"
사방댐에 도착했을 때
사과밭에서 만난 아저씨가에게 인사를 했더니
다정하게 받아 주신다.
텅 비어 버린 사과밭에 왜 오셨나고 물으니
시인처럼 대답한다.
"올 해도 많은 과일을 맺어 힘을 주었기에 올 겨울에도 잘 지내라고 격려하러 왔죠"
설마 그렇겠냐만
여유가 있는 그분의 마음이 참 아름다웠다.
말 한 마디가
사람을 다르게 보이게 하는 것 같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달변(達辯)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말을 듣는 상대방의 기분을
다독이고 어루만져
마음의 여유와 평안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닐까.
올산은
대단한 바위산이다.
그러나 산을 걸으면서는
그 대단함을 느끼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아야
그 실체를 느낄 수 있다.
비행접시 바위,
산부인과 바위,
엉덩이 바위 등
기기묘묘한 바위를 만나
감탄하고 환호성을 지르지만
전망대에서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며
그 거대한 바위 절벽을 마주하고 나서야
산의 진면목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의 이치가 그런 것 같다.
오르는 산을 알기 위해서는
가까이 들어가서
나무도 보아야 하고
멀리서 숲도 봐야 하는 것처럼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가까이서 지내보아야 하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관찰해보아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은
그 사람을 속속들이 알고 나면
가까이 지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단점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산의 정상은
조망이 좋은 편은 아니다.
오르는 동안
몇 곳의 조망터가 있어
도락산이며
황정산이며
주변 산들의 근육질 몸매를 감상할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올산의 꼭대기는
수더분한 모습이다.
물론 산을 눈이나 발로 걷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걸으려고 하기에
산의 모양새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정상에서의 조망만큼은
좀 시원했으면 한다.
산을 내려선다.
내려서는 길은 늘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오늘은
걸음을 서두른다.
기다리고 있는 딸아이와
손녀를 만나려는 마음 때문이다.
미노교에 세워둔 차를 몰아
삼척으로 가기 위해
네비게이션이 이끄는 대로 가다가
매포초등학교 앞
들골 기사식당에 들어가
청국장으로 점심 식사를 하는데
기억해 두고 싶은 맛이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들면
좋은 식당이라는데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6,000원 짜리 청국장 한 그릇도 맛이 있었지만
주인 아주머니의 상냥함도
마음을 끌었다.
미노교 부근에 있는 서울 가든 부근에 주차를 한다. 주변에 약간의 공간이 있다. 2014년에 이집에서 식사하고 숙박도 했었는데 음식이 정갈하고 맛이 있었다.
미노교 방향으로 간다.
미노교에서 바라보는 두꺼비 바위
턱 밑에서 바라본 두꺼비 바위
미노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하여 시멘트 농로를 따라가면 마지막 농가를 지나 들머리인 사방댐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리본이 달려 있는 곳으로 들어선다.
들머리에 있는 산행 안내판
개울을 건너자마자 가파르게 산길이 이어진다.
조망이 트이는 능선에서 바라본 719봉(우)과 올산(좌)
서서히 암릉이 나타난다. 조심해서 걸으라는 안내표지가 있다.
전망대에서 돌아본 미노교 방향
이쪽 시역을 잘 몰라 무슨 산인지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소백산일까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아니었다.
계단을 설치해 놓기도 했지만 몇 곳은 시설물이 없어 조심해야 한다.
가야할 능선. 앞은 산부인과 바위이고 뒤에 조금 보이는 봉우리가 719봉이다.
이렇게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곳이 있다.
바위에 뿌리를 박고 사는 소나무
이 소나무를 본 사람은 아무 말도 하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힘든 상황을 견디어 내고 있는 소나무에게 대단하다는 찬사를 아낄 수 없다. 우리도 그렇다.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칭찬을 보내는가.
산부인과 바위(앞)와 719봉(뒤), 그리고 올산(좌)
산부인과 바위. 지도상에는 떡바위로 되어 있는데 산부인과 바위로 부르고 싶다. 보기에는 이렇지만 실제 보면 대단한 크기다.
산부인과 바위 조망터에서 본 도락산(앞)과 황정산(뒤)
산부인과 바위 조망터
이렇게 바위 구명을 세번이나 빠져나가야 하므로 산부인과 바위라고 붙여 보았다.
산부인과 바위를 빠져 나와서 돌아 본 모습. 나무에 가려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이것은 무슨 바위일까.
719봉. 산부인과 바위를 지나면서부터는 산길은 흙길로 변한다. 719봉도 흙길을 밟고 올라야 하고 조망도 전혀 없다.
719봉에서 바라본 올산
719봉에서 올산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정말 험하고 험하다.
보기에는 쉽게 보여도 스틱을 던져 놓고 밧줄에 매달려 내려가야 한다.
719봉을 내려가 안부에서 만난 안내목. 도대체 이곳에 왜 이것을 세워놓았는지 알 수 없다.
암봉에서 돌아본 719봉(좌)과 산부인과 바위(우)
하산하는 능선상의 거대한 바위. 실제로 가까이 가보면 대단한 크기이다.
이곳이 오른 산행 중 가장 어려운 곳이다. 밧줄이 짧아 약간의 어려움이 있고 주변이 낭떨어지라 아슬아슬하다.
올산으로 가다가 만나는 암릉
엉덩이 바위
뒤에서 바라본 모습
올산 정상. 조망이 좋지 않다.
정상에 설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산의 정상은 참 다양하다.
문경의 황장산 같이 좁으면서도
조망이 좋지 않은 산도 있고
가리왕산과 같이
넓으면서도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곳도 있고
월악산 같이 좁지만 대단한 조망을 선사하는 곳도 있다.
사람도 그렇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단양군에서 세운 정상석.
표기법이 틀렸다.
'왔슴'이 아니라 '왔음'이 맞다.
이렇게 틀리는 것은 예전에 '왔읍니다'를 '왔습니다'로 바꾼다고 하면서부터다.
명사형 어미까지 내세워
문법적으로 자세한 설명을 하는 것보다는
'-습니다'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
'있음', '없음'과 같이 뒤에 아무 글자도 붙지 않는 경우에는 '-음'으로 쓰면 된다.
정상에 있는 안내표지.
하산은 이 표지목의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야 미노교로 하산하게 된다. 물론 직진하면 올산리로 내려가게 된다.
하산길에 돌아본 엉덩이 바위 부근의 암봉
하산길에 처음으로 만나는 바위. 정말 거대한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게 된다.
두 번째 만나는 바위. 이곳은 조망이 좋다.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다. 이 바위에 올라가 조망을 즐기고 내려왔다.
위 바위 위에서 바라본 719봉(좌)과 산부인과 바위(우)
나무 사다리가 앙증맞다
이 철탑을 지나면 왼쪽으로 내려가는 희미한 길이 있는데 무시하고 능선을 따라 직진한다.
소나무가 서 있는 작은 봉우리를 지나고 또 하나의 작은 봉우리를 지나면 산길은 능선을 버리고 왼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오면 농가 부근의 농로로 내려서게 된다. 사방댐보다는 아래쪽이다.
돌아본 사진. 오른쪽은 양봉장이고, 왼쪽이 내려온 지점이다. 직진길은 사방댐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미노교로 내려가는 길이다.
눈 앞에 미노교가 보인다.
매포초등학교 앞에 있는 들골기사식당.
음식이 정갈하고 맛이 있었고 주인 아주머니가 참 진절하여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2016년 11월 17일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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