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베트남 여행기

제 4 일 판티엣 - 호치민 - 인천 (2016.12.25)

힘날세상 2018. 1. 17. 20:04

제 4 일 판티엣 - 호치민 - 인천 (2016.12.25)


아침에 일어나

새벽 수영을 즐기고

리조트를 떠난다.

4시간 동안을 달려

호치민으로 돌아가는데






고속도로를 잘 달리던 버스가

호치민을 한 시간 정도 달릴 만한 거리를 남겨 놓고

고장을 일으킨다.

버스 안에 연기가 자욱하게 차오르는데

가이드는

계속 달리기만 하고

어떤 말도 해주지 않는다.

우리들이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서야

갓길에 차를 세운다.

엔진 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호치민에서 다른 차가 오기로 하고

그 때까지 찻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예정에도 없는

길가의 카페에 앉아

코코넛 음료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고

군것질이나 하면서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불평을 하기도 했지만

나는 좋았다.

이렇게 꾸미지 않은 것들을 좋아하는 나는

카페에 앉아 있는 시간이 참 즐거웠다.













한식당에서 불고기로 점심식사를 하고

첫 날 가지 못했던

전쟁박물관에 갔다.

베트남전의 아픔을 담아 놓은 곳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의 잔악한 행위에 대해 들은 바 없는 서양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쟁에 사용됐던 탱크, 전투기, 미사일뿐만 아니라 미국이 사용한 고엽제 등으로 태어난 기형아들의 사체, 무고한 희생자들의 사진 등 전쟁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 건물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정보부 청사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출처 - ENJOY 베트남


건물 내부에는

미군들의 전악한 행위를 담은 사진 등 자료가

바깥에는

당시에 사용된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한쪽에는

당시에 미군이 운용했던 감옥을 재현해 놓았다.

서대문 형무소나

안중근 의사가 갇혀 있었던

대련의 여순 감옥이 생각났다.

마음이 아프다.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통일궁.

베트남이 남북으로 갈라져 있을 때

남베트남의 대통령궁이었다고 한다.









복잡한 시내를 돌아

이름도 거창한 노틀담 성당으로 갔다.

19세기

프랑스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 건축되었기에

이름도 노틀담 성당이라고 지어졌다는데

실제 파리에 있는 노틀담 성당과는 어떤 점이 닮았을까.

실제로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여행객의 들뜬 마음을 들여 놓을 수는 없었기에

발길을 돌려 나왔다.

대신에 성당을 한 바퀴 돌아보며

아름다운 건축물의 몸매를 한 번 감상해 본다.

크리스마스인지라

사람들이 많이 몰려 들어

성당 주변은 대단히 혼잡스럽고

소란했지만

노틀담 성당은

자신의 육중한 몸매를 우뚝 세우고

환락에 빠진 속세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2015년 1월에 만났던 파리의 노틀담 성당








노틀담 성당 바로 옆에

중앙우체국이 있다.

1981년에 세웠다는 중앙우체국은

프랑스 풍의 몸매를 드러내고 있었고

실제로 우체국 업무를 보고 있는데

중앙이 아치형으로 되어 있고

내부 정면에 호치민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우체국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보다는

각 국에서 몰려 온 관광객들이 더 많아

이곳이 우체국인지

관광지 쇼핑센터인지


특이한 것은

예전에

시외전화를 걸기 위해

전화국에 갔을 때

시외전화 신청하고 기다리다가

직원이 전화 부스 번호를 불러주면

들어가서 통화하던 것처럼

이곳

중앙우체국에도 그런 시설이 있다는 것이다.

번호가 붙어 있고

그 안에 전화기가 있는 것을 보면

딱 그때 그시절과 다를 게 없었다.

사람들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건만











크리스마스라고

사람들이 많이 몰려 들었다.

사람이 많으니까

혼잡하기는 했어도

재미 있는 구경거리도 많다.

빨간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소녀들,

꼭 껴안고 입을 맞추고 있는 연인들,

무슨 노래를 불러대는 사람,

머리에 과자를 이고 다니며 팔고 있는 아저씨,

길바닥에 종이로 만든 조형물을 펼쳐 놓고 팔고 있는 부부

우리처럼 낮선 풍경을 좋아라고 바라보는 사람들


군상(群像)들 속에는

즐거움이 있었고,

흥겨움이 있었고,

살아 있는 생동감이 있었다.









노틀담 성당과

중앙우체국을 둘러보고

길가에 앉아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가

호치민 시청사 앞 광장에 있는

호치민 동상을 보러 갔는데

느닷없이 소나기가 퍼붓는다.

느닷없이 쏟아진다.

느닷없이 쏟아진다.

오후 5시가 훨씬 넘은 시간인데

스콜일까.

허겁지겁 건물의 처마로 숨어들었다가

잠깐

비가 가라앉은 시간을 이용하여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옷에 빗방울이 묻어 있는 것을 보라.


비를 핑계로

가이드는 우리를 차량으로 몰아 넣는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간다.




베트남의 결혼식

그들은 이렇게 저녁무렵에

식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한다.


버스 창문을 통해 찍은 탓에

사진이 엉터리다.









메콩강에 배를 한 척 띄워 놓고

거기에 사람들을 불러

식당 영업을 하는 곳이다.

이 배가 움직이기는 것보다는

정박해 놓고

단체 관광객들을 상대로

식당 영업을 한다고 한다.

더러운 메콩강과

엄청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식사의 즐거움을 싹 걷어가 버렸다.


식사를 하고

선택관광이다.

야시장을 구경하거나(3만원)

전신맛사지를 받거나(4만원)


전신맛사지는 그렇다고해도

야시장 구경을 돈받고 시켜주는 것은 무엇인가.

야시장에 다녀온 사람들 말을 들으니까

먹거리가 조금 있었고

구경거리가 있었지만

금방 저녁을 먹은지라

먹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특별히 살 것도 없고

후회가 된다고 한다.


전신맛사지는

둘째날

무이네 리조트로 가기 전에

발맛사지를 받았던 곳이다.

발맛사지는 여행비에 포함되어 있어

팁으로 2달러를 주는 것으로 받을 수 있었으나

전신맛사지는

1인당 40달러이다.

그래도

저녁에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압박감에

모두들 맛사지샵으로 간다.

피곤에 찌든 몸을

시원하게 풀고

공항으로 갔다.


비행기는 무슨 이유인지

1시간 이상 늦어지고

텅 빈 공항에서

무료하게 기다리다가

탑승하자마자

잠에 빠져 들었다.


2015. 12. 25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