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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5 차 대야산(괴산 35명산 9번째) 산행기

힘날세상 2016. 4. 3. 20:46

제 375 차 대야산(괴산 35명산 9번째) 산행기

1. 일자 : 2016년 4월 3일 일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용추계곡 주차장(07:20) - 용추계곡 입구(07:30) - 용추(07:45) - 월영대(08:15) - 대야산(930.7m 09:33- 09:54) - 밀재(10:33) - 용추(11:05) - 용추계곡 주차장(11:40)

4. 시간 : 4시간 20분

5. 지도


6. 산행수첩

  * 대야산 주차장은 초대형이고 주차료는 승용차는 2,000원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매표소에 아무도 없고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 대야산에서 촛대봉, 불란치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밀재에서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도 출입금지 구역으로 막아 놓았다.

  * 피아골 상단은 가파른 계단이 끝없이 이어지고, 대야산에서 밀재를 거쳐 월영대로 하산하는 길은 전체적으로 완만한 내리막이므로 하산시 무릎의 부담을 고려한다면  먼저 피아골로 올라 밀재를 거쳐 하산하는 것이 좋을 것같다.

  * 대야산에서 밀재로 하산하는 구간에 있는 버섯바위, 농바위, 대문바위, 거북바위는 표시가 없어 구분할 수 없었다.


7. 산길을 걸으며


텅 빈 용추계곡 주차장

별빛은 쏟아지고

어둠의 두께는 더해간다.

어제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을 걸은 걸음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음은

쉽게 잠을 허락하지 않는다.

 

언젠가 오대산 상원사 아래 주차장에서 만난

칠흑의 어둠과

하늘 가득 쏟아지는 별빛은 없을지라도

깊어가는 밤 자락을 따라

객창감(客窓感)을 맛보기에는 그만이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신선함.

여행의 전부는 아니지만

비중있는 한 부분인 것만은 분명하다.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설렘이고

설렘은 삶의 에너지이고,

행복이다.

 

오랫동안 품어왔던

대야산.

그 호방한 품에 안긴다.

어둠을 걷어내고 일어서는

아침의 신선한 이미지는

용추계곡을 휘감아

금방이라도 신선이 강림할 느낌이다.

용이 승천하다가

비늘의 흔적을 남겼다는

용추에 앉아

용틀임을 하는 두 마리의 용을 그려본다.

누구나

승천을 꿈꾼다.

더 나은 삶을 이어가고 싶고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고

더 좋은 것을 가지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욕심이 되기도 하고

탐욕으로 인해

삶이 무너지기도 하는 것을 보면

골짝골짝에서

승천의 몸부림을 하던 용이

하늘로 오르지 못한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탐욕을 경계하는 선조들의 가르침이 아닐까.

 

달빛이 아름답다는

월영대를 지나며

골짜기는 몸을 둘로 나눈다.

험한 길이라는

피아골로 들어선다.

아름다움은 내던지고

잔뜩 몸을 일으켜 세운

피아골에서

힘든 만큼 달콤하다는 생각으로

걸음을 옮겨딛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 계단.

도대체 계단을 설치하기 전에

몰래몰래 들어다니던

산객들은 어떤 걸음을 걸었을까.

 

대야산은

사방으로 최고의 조망을 마련해 놓았다.

가까이 둔덕산을 불러 세우고

저만큼 조항산, 청화산으로

산줄기를 이어

백두대간을 일으켜 세우더니

어느 순간 몸을 낮춰

촛대봉을 지나 불란치재며

버리미기재를 이루어 놓았지만

산길은 모두 막혀 있다.

위험해서인지

동물보호차원인지

자연을 지키자는 것인지

백두대간은 막히고 막혀있다.

그러나 백두대간은 파헤쳐지고

무너지고 있지 않은가.

 

정말 백두대간을 걷고 싶은 사람에게만

개방하는 것은 어떨까.

탐방허가증을 유료로 발급하고

하루에 극히 일부만 허가제로 출입시키면 어떨까.

이렇게 말하면

돈없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냐고 덤비겠지만

백두대간을 걷는 일을

남에게 보여주려는 마음으로 걸어서는 안될 것이다.

길고 긴 산길을 걸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국토사랑의 진정한 마음을 함양하는 것이 참 목적이라면

상당한 비용을 투자할만 하지 않을까.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있다.

아직 누구도 올라오지 않은

산꼭대기에서

걸어올라온 산길을 바라보며

내가 걸어온 삶을 돌아보는 것도

어디에 적어 놓을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버섯바위인지

대문바위인지

거북바위인지

이름이 어떠면 무엇하랴.

능선에 솟아오른 바위와

걸음을 멈추고

눈길을 나누고

마음을 공유하면 되지 않은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되새겨보면 되지 않은가 말이다.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이

꽁꽁 막혀 있는

밀재에서

월영대로 내려서면서

산행을 정리한다.

하나의 산을 걸었다는 것보다는

잠시나마

대야산의 일부가 되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며

돌돌돌 흐르던 계류가

월영대에서 몸집을 불리고

용추에서

몸을 일으켜

하얀 포말을 토해내며

용이 되어 오르는 것을 보며

살아있는 대야산을 나선다.

 

 

 

 

 


 

대야산 용추계곡 초대형 주차장. 이른 아침인지라 텅 비어 있다. 

주차장 화장실 옆에 있는 산행 들머리.

주차장에서 넘어오면 이곳 대야산장 앞으로 나오게 된다. 오른쪽 길에서 나와 왼쪽길로 산행을 하게 된다.

위 사진 지점에 있는 이정표

상가가 끝나는 곳에서 산길로 들어서게 된다.

문경에서는 대야산 산길을 선유동천 나들길의 일부로 보고 있다.

대야산 용추계곡은 전국 아름다운 하천 10선에 든다고 한다.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하트 모양의 용추.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하면서 남긴 비늘 자국이 양쪽 바위에 선명하게 남겨 있다.



용추를 지나 월영대로 가다가 만난 바위. 굴 안에는 3 - 4명이 비박할 만한 넓이의 공간이 있다.

월영대로 가는 길.

우리의 삶의 길은 이렇게 오르막의 연속이다. 그래서 힘들고 눈물겹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우리는 진정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이곳이 월영대 삼거리이다. 이 이정표 뒤로 이어지는 길이 피아골로 오르는 길이다. 이곳에 피아골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가 없는 것은 국립공원에서는 출입을 금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야산은 국립공원에서는 출입을 금하였고, 문경시에서는 묵인했던 곳인데 이번에 문경에서 10억을 들여 피아골 등 산길을 정비하고 출입을 허락하고 있다. 물론 피아골 이정표는 10여미터 떨어진 곳에 문경시에서 세워 놓았다.

 

월영대 입구에 세워 놓은 이정표. 주차장과 피아골을 같은 방향이라고만 표시해 놓아 초심자는 피아골을 찾기가 쉽지 않다. 피아골 이정표가 없더라도 앞에 있는 사진의 이정표 뒤로 철다리가 보이므로 조금만 주의를 하면 길을 찾을 수는 있을 것이다.

 

 

달빛이 아름답다는 월영대. 피아골과 밀재 방향의 길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하산시의 무릎 부담을 생각하면 피아골로 올라서 밀재로 내려서는게 좋을 것 같다. 피아골은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상류부근에서는 아주 가파르게 산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계단을 만들어 놓기는 했지만 계속되는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는 것은 상당한 무릎부담이 될 것이다. 급경사로 올라가서 완경사로 내려오는 것이 산행 수칙이라고 선배들에게 배웠다. 하산시에는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므로 가파르게 내려오다가 힘이 빠져 실족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아골로 올랐다가 밀재로 내려왔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피아골에 이런 구조물이 설치되기 전에는 아주 힘든 산행이었다고 선배들은 말한다.

 

피아골을 오르는데 느닷없이 까마귀 두 마리가 걸음을 같이한다. 무엇이 서러운지 '가막가막'울음을 울면서 아침 공기를 가른다. 까마귀가 울면 불길하다고 했던가.

군대시절 15사단 여의도 GP에는 오후만 되면 까마귀가 몰려왔다. 우리가 버리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이다. 그때 까마귀는 절대 불길한 새가 아니었다. 하루라도 까마귀가 오지 않는 날이면 그날은 경계근무를 강화했던 기억이 있다.

실제는 대단히 거대한 바위였는데 사진으로보니 형편없어 보인다. 

아직도 피아골에는 얼음이 남아 있었다.

피아골 상단부. 가파르고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 오르는 것도 힘들기는 하지만 힘이빠져 내려오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종종 거대한 바위가 길을 막기도 한다.

오를수록 바위가 나타나고

끝날만하면 계단이 이어진다.

대야산으로 오르는 갈림길. 이곳에서 50여 미터만 오르면 대야산 정상이다.

아무도 없는 대야산 정상.

뒤에 보이는 태양전지판 위에 있는 카메라는 뒤로 이어지는 촛대봉 불란치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비법정 산길의 출입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해 놓은 것이다. 현장에서 보니까 카메라를 피해서 촛대봉 방향으로 산행을 이어간 걸음자국들이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다. 

대야산에서 밀재로 이어지는 암릉. 사실 오른쪽 바위 봉우리는 중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인데 출입 통제구역이고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대야산에서 바라보는 속리산

조항산(좌)과 청화산(맨 뒤)

대야산에 가려 빛을 못본다는 둔덕산

돌아본 대야산 정상

밀재로 이어지는 암릉

중대봉의 모습

중대봉 가는 길은 출입 통제구역이고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두고온 대야산이 아쉬워 자꾸 돌아본다.

밀재로 이어지는 능선

밀재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주변의 암릉

대야산의 위용

이곳이 지도상의 무슨 바위인지는 알 수 없다.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왜 표시를 해놓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무슨 동물의 머리모양인데....

가야할 능선. 왼쪽 끝 봉우리가 둔덕산이다.

조항산과 청화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하산지점인 밀재.

조항산, 청화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막혀 있다.

밀재에서 월영대로 하산하는 길은 이렇게 부드럽게 이어진다.

두꺼비 두 마리가 겹쳐 있는 모양같기도 하고

다시 돌아온 월영대

용추계곡의 비경. 가을에 찾으면 아름다울 것 같다.

거대한 바위를 지나기도 한다.

이제 용추계곡도 다 벗어났다.

용추 계곡의 맨 끝집

산수유가 한창이다.

용추게곡에서 주차장으로 넘어가는 길

 

대야산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어제 저녁을 먹은 가은읍의 대복 순대국밥집으로 갔다. 경상도에서 맛있게 먹은 집이 처음이라서 고추장 석쇠구이를 먹으러 다시 찾은 것이다. 점심시간인지라 사람들이 많았다. 반갑게 맞아주는 사장님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였는데 역시 맛이 있다. 가은읍에 가면 꼭 찾아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자개 장터 터미널에서 오른쪽으로 50여 미터 떨어져 있다. 오른쪽이 홀이고, 왼쪽 창문이 있는 곳이 주방인데 주방은 완전 오픈되어 있다. 아자개 순대집과 꼭 구별할 것.

 

메뉴판. 석쇠구이는 1인분이 아니라 나오는 음식 값이 그렇다. 우리는 둘이서 먹고 17,000원을 내었다.

커피머신.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도 있고, 옆에 있는 커피 믹스를 이용해 양촌리 커피를 즐길 수도 있다.

오픈되어 있는 주방
주인부부는 부산에서 공직을 은퇴하시고 가은읍에서 7년을 살다가 작년부터 식당을 한다고 하는데 인상이 참 좋다. 이 집의 순대국밥은 돼지국밥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국물이 고소하면서도 전혀 돼지 냄새가 나지 않았으며 국불을 가마솥에 고아서 사용한다고 한다. 이 말은 식사를 하고 나와 마트에서 만난 미장원 아주머니가 한 말이다.

육룡이 나르샤를 촬영하러 가은 세트장에 온 유아인과 무휼역의 유군상인가 하는 배우가 자주 먹고 갔는데 그 후에 많은 연에인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벾에 그 흔한 싸인 한 장도 붙여 놓지 않았다. 요즘에는 '대박'을 촬영중인데  최민수도 여러 번 왔다고 한다.

 

 

2016년 4월 3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