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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7 차 예천 회룡포 비룡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8. 6. 3. 13:09

제 427 차 예천 회룡포 비룡산 산행기

1. 일자 : 2018년 6월 2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회룡마을 주차장(07:50) - 장안사 아미타대불(08:20-08:35) - 회룡포 전망대(08:54-09:05) - 용포대/원산성 갈림길(09:19) - 원산성(09:35) - 범등(지도상 삼강앞봉 10:19) - 비룡교(10:29) - 사림재(10:47) - 용포마을(10:52) - 뿅뿅다리(10:57) - 회룡포마을(11:04) - 뿅뿅다리(11:15) - 회룡마을 주차장(11:30)

4. 거리 & 시간 : 7.61km  3시간 40분

5. 지도



6. 산행수첩

* 회룡포 마을 주차장은 무료이고,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다. 장안사에도 대형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표시되어 있어 산행에 어려움은 없다. 지도상 삼강앞봉은 실제 이정표에는 '범등'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 하산시 용포 마을에서 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 마을을 돌아서 다시 뿅뿅다리를 건너 출발지점이 주차장으로 갈 수 있다.


7. 산길을 걸으며



개구리 울음 소리가 무서워

회룡포 주차장을 빠져나와 들어선

장안사 주차장은

원시적인 고요와 어둠을 펼쳐내더니

맑고 고운 새소리 하나로

잠을 깨운다.


정신이 참 정갈하다.

차박의 가치는 그래서 소중하다.


안동의 하외마을과 견주지 말아달라는 듯

예천의 회룡포는

내성천을 350도나 휘감아 두르고

역사를 다독이고 있다.


물은 가로막는 산자락이 있으면

아무 말없이 돌아가지만

흐르는 물밑에서는

자신을 막아서는 산자락을 깎아낸다.


오늘 회룡포에서

민중들의 외침을 보았다.

가진 자들에게 고개 숙이고

굴복을 하는 듯하지만

그들은

촛불을 들었고,

거리를 메워

자신들의 힘을 모았다.

돌아가는 물줄기가 그냥 흐르지 않고

산자락을 깎아내는 것처럼.


원산성 성벽에서

창검을 세우고 눈을 부릅떴던 병사들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사지로 내몰았을까.

그들은 보았을 것이다.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가 막아서는 산줄기를 깎아내고 있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창검을 움켜 쥔 손에 더욱 힘을 주었으리라.


길게 보면

정의는 늘 승리한다.


회룡포는

기다림을 말해 주었고,

  다시 한 번 촛불을 켜 들고 있었다.

회룡포는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 놓고

재벌들이 무지몽매한 갑질에서 물러날 때까지

말없이

맑은 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회룡포 주차장.

깨끗한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다.


이정목 뒤로 이어지는 길은 뿅뿅다리로 가는 길이다.

길 건너에 회룡대로 가는 길이 열려 있다.


저 앞에 보이는 산행 안내판 왼쪽이 들머리이다.

장안사로 가는 도로는 사진 오른쪽으로 가다가 회룡교 직전에서 좌회전하라는 안내표지가 있다.

이곳에서 장안사 주차장까지는 자동차로 10여분이 걸리지 않는다. 장안사 주차장은 대형, 소형으로 구분되어 있고 역시 깨끗한 화장실이 있으며 무료이다.


이 계단을 올라서면 용주팔경 시비이다.


산행 안내판

곳곳에 설치되어 걸음을 안내해 주고 있다.

안동의 하회마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물굽이가 예리하다.


용주팔경시비

왜 이곳에 이런 것이 서 있는지 알 수 없다.




회룡대 전망대로 가는 길은 이렇게 잘 닦여 있고 곳곳에 이정표가 서 있다.



장안사 바로 위쪽에 있는 아미타불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장안사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와서 이곳이나 300미터 더 올라가서 회룡대에서

회룡포를 한 번 둘러보고 내려갈 것이다. 이곳에서 몇 분 만났는데 모두들 회룡대에서 장안사로 되돌아 내려가고 우리들만 산행에 나섰다.


회룡포에 등을 돌리고 있는 부처님이 펼쳐내려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용왕각


용무늬가 새겨져 있는 커다란 바위.


급수대가 있어서 확인해 보니 물이 잘 나온다.


아미타불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트산'

'하트' 모형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렇게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


되돌아본 아미타불이 있는 전망대


연속되는 계단의 숫자를 맞혀보라고 써 있다. 또 이 계단을 오르면서 소원을 빌어보라고도 한다. 그러나 나는 소원을 빌지 못했다. 양쪽에서 눈길을 끌어당기는 시인들의 방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결같이 내가 좋아하는 시인들만 골라다 놓았다. 이분들이 써놓은 시구에 빠져들다보니

내가 산길을 걷는 것인지 시집을 읽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호접지몽이라고 했던가.

장자가 실제로 나비를 보았는지 꿈에서 보았는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는.

언제나 그렇듯이

시는

정신을 맑게 해주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준다.


"가만 가만히 거기 서 있으려 한다.

내 몸을 빠져 나가지 못한 어둠 하나

옹이로 박힐 때까지."

이렇게 말하는 나희덕님의 시를 읽으면서

어찌 마음을 정화시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 깊은 생각에 빠지지 않겠는가.





1년 후에 배달해 준다는 우체통도 있다.


회룡대에서 바라본 하트산


회룡대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라는 시를 써 놓았다.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 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대체 왜 이런 시를 이곳에 세워놓는가.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마음을 정화하려는 사람들에게

왜 이런 절망적인 내용을 들이대는거냐고.

힘들고 지친 노동자가

강에 와서 위로를 받으려고 하지만

썩은 강물을 바라보고

아무런 위로를 받지 못하고

재충전할 힘을 얻지도 못하고

다시

힘든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시를

지금 이 순간

회룡포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가 말이다.

물론

이 시는

노동자의 가슴 아픈 삶을 그려내고 있는

휼륭한 시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장소와는 어우러지지 않다는 것이다.


시(詩)는

감성을 살려내는데 힘을 쏟는다.

그래서

시는 분위기나 읽는 사람이 처한 상황에 맞아떨어질 때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진으로 찍지 않았지만

사실 마음에 들지 않는 시가 몇 개 있었다.

각자각자 한 편의 시로서 훌륭하고

의미가 있는 시이지만

지금 이 순간 이 분위기와는 나란히 할 수 없다는생각이다.

느닷없이

충성을 다짐하는

성삼문의 시조는 무슨 일이며

고려의 멸망을 한탄하는

길재의 시는 왜 등장하는가.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라는 시는

무주구천동에서 백련사로 올라가는 길에 만나는

구천폭포 부근에도 갑자기 등장한다.

정말

분위기 확 깨는 상황이다.




회룡대에서는 이렇게 밖에 담지 못한다.

광각렌즈를 달아야만 할 것 같다.


지도상 적격봉, 사림산 방향이다. 아래 용포마을에서 회룡포로 건너갈 수 있는 뿅뿅다리가 보인다.


회룡 마을을 확대해 본 것이다.

나중에 마을에 들어가 봤는데 사람이 없다.


회룡대에 걸려 있는 사진을 찍은 것이다.

에천 회룡포는 350도를 돌아가는 물굽이를 자랑한다.

안동의 하회마을의 물굽이와는 비교가 안된다.




전망대 앞에 각종 소원을 적은 리본을 달아 두기도 하고

장안사 매점에서 판매한다는 자물쇠를 걸어 놓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데


같이 올라왔던 몇 분의 관광객들은

되돌아가고

우리만 원산성 방향으로 간다.


비룡산 정상이라고 하는 봉수대

조망이 없어 그냥 지나간다.


원산성/용포대 갈림길

원산성 방향으로 간다.



원산성으로 가는 길


원산성은 토석혼축성이다.



안내판을 지나 걷기 좋은 길을 걸으니


남문터를 지나고


삼강주막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이다.

이곳에서 보면 회룡포를 휘감아 흐르는 내성천과 안동에서 흘러오는 낙동강이 만나는 삼강나루가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인다.

다리 쉼을 하고는 범등(지도상 삼강앞봉)방향으로 내려간다.


범등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


나무 다리를 지나고


완전히 내려왔다가


다시 범등으로 올라가야 한다.

오늘 걸은 길 중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힘들다고 했지만

다른 구간에 비교할 때 그렇다는 것이지

이곳만 놓고 보면

별 것 아니다.


범등에서 바라본 삼강 주막 방향

나뭇가지를 조금 잘라 주었더라면 조망이 좋았을 것이다.


범등(지도상 삼강앞봉)에 있는 이정표

의자봉이나 사림봉을 오르지 않을 거라면

이곳에서

용포대(지도상 제2전망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용포대는 회룡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제2의 전망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림봉을 목표로 하였기에 비룡교 방향으로 내려섰지만

나중에 후회를 하였다. 


삼강주막으로 연결되는 비룡교


비룡교 앞에 있는 이정표


비룡교의 모습

이 다리를 건너 삼강주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아무도 없는 삼강주막이 너무 쓸쓸하기도 하고

어제  5시간이 넘는 신선봉 산행을 하느라 고생한

다리가 가지말라고 붙잡는다.


지도상 A지점인 야외무대 및 광장


이곳에서 좌측은 생태탐방로를 따라 사림재로 가는 길이고 우측은 의자봉, 적석봉, 사림봉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어제 신성봉 산행의 여파로 인해

사림봉을 가지 않고 사림재로 넘어가기로 한다.

이럴 거였으면

범등에서 용포대로 가서 회룡포 전망을 즐겼어야 했다.


사림재로 가는 길에 금계국이 활짝 피어 있다.


개망초도 한껏 여름을 즐기고 있고


돌아본 비룡교


사림재 정상


범등에서 용포대로 갔었다면 회룡포 전망을 즐기고 이곳으로 내려왔을 것이다.

정말 아쉬웠다.


용포마을

꿀벌 농사를 짓고 있다.


농촌 체험마을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없다.


이 터널을 지나면 뿅뿅다리이다.


한우 식당 안내문

문경 일대가 한우가 유명하기는 하다.

언젠가 주흘산 산행을 갔다가

문경 새재에서 한우 축제에 참가해서 맛있는 고기를 사먹었던 기억이 있다.


뿅뿅다리


다리 입구에서 왼쪽으로 가면 회룡대 전망대로 갈 수 있다.

우리는 다리를 건너 회룡포로 들어가  반대편에 있는 다리를 건너 출발지점인 주차장으로 간다.


뿅뿅 다리의 모습.


제법 넒은 모래밭이 조성되어 있다.

이 모래밭은 내성천이 회룡포를 휘감아 돌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회룡포 마을의 모습

민박집도 있었고, 팬션도 있었으나 찾아온 사람이 없다.

마을은 정말 태고적인 고요에 싸여 있었다.


출발지점인 주차장으로 건너가는 뿅뿅다리로 가는 길


전기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곳인데

오늘이 토요일인데도 사용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선거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들이 회룡포 마을을 찾은 외부인들이다.

우리말고 부부팀 2명과 홀로 다리를 건너온 여자분 한 사람이

회룡포를 찾아온 사람들 전부였다.

바이크 빌려주는 아저씨 말로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관광객들이 확 줄었다는 것이다.

꽃피는 봄날에는 북적이던 회룡포가 요즘엔 조용하다는 것이다.


전기 자전거


1박 2일도 촬영했다고 한다. 

강호동, 이수근, 엠씨몽, 이승기, 김C, 은지원 등의 사진이 게시되어 있는 걸 보니

초창기에 촬영한 것같다.


회룡포 마을 안내도


뿅뿅마을과 출발지 주차장이 보인다.


이제 다리를 건너 출발지로 돌아간다.


맑은 물이 흐르는 내성천


다리를 건너와서 돌아다 본 회룡포 마을


회룡포 마을 주차장 옆에 있는 매점



다시 돌아온 주차장.

대형차가 많이 들어올 것이니 나더러 한쪽에 있는 작은 주차장에 주차하라던 관리인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찾아온 관광객이 없다.


점심을 먹으로 용궁역 앞에 있는 박달식당으로 간다.

용궁면에는 순댓집이 많은데

알고보니 가을에 순대축제도 하였다.




12시 정도에 도착했더니

사람이 별로 없어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나중에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에는 문 앞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길 건너편에 용궁 순대집도 있는데...



순대와 수육(9,000원)과 순대국밥(6,000원)을 시켰다. 오징어 구이도 먹어봐야 한다고 했으나 도저히 먹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패스했는데 옆에 분들은 시켜서 먹기도 했다.

국밥은 순대 두 토막과 돼지머릿고기가 들어 있어 순대국밥이라기보다는 돼지국밥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았고, 순대와 수육은 전라도 원평순대처럼 선지를 넣은 것이 아니라 당면이 들어 있었지만, 오리지널 막창과 내장이었고, 수육 또한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먹고나서 내린 결론은

순대와 수육보다는 그냥 막창순대만 시키고,

국밥과 오징어구이도 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식사 후 건너편에 있는 용궁역으로 갔다.

예쁘게 꾸며 놓았다.




입구에는 작은 용 한 마리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고

간을 빼앗긴 토끼도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대합실 안에서는 '토끼간빵'을 팔고 있었다.

"여기에서 토끼 간을 다 빼어가니 요즘 토끼들이 힘이 없군요?"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새벽에 간을 빼고 있어요. 동물 학대죄로 걸릴까봐."

" 빵은 맛있지요?"

"그럼요."

"얼마죠?"

"12개 들이 한 상자에 1만원이예요."

두 상자 샀다.

맛보기로 주는데 팥이 들어 있어 맛이 있었다.


철로 옆에는 커다란 용이 용트림을 하고 있고


선로쪽에서 바라본 용궁역

무인역이지만 실제로 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일단 기차가 오면 승차를 하고 승무원에게 표를 사는 방식이라고 한다.


바닥에는 어릴 때 많이 하던 놀이판이 그려져 있었다.

예전에 하롱베이 여행갔을 때

각국의 젊은이들이랑 배를 기다리면 놀았는데

프랑스 청년이 이와 비슷한 것을 그려 놓고는

자기네들 전통놀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의 노란색처럼 그려 놓고 우리가 어려서부터 하던 것이라고 했더니

자기들도 하고 놀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하는 짓이 다 비슷하다는 것이라며 서로 공감했던 것이 생각났다.


어렸을 때 많이 하던 오징어 놀이.




점심도 맛있게 먹었고,

토끼간빵도 사고

용궁에서 잘 놀았다.


사실은 하루를 더 보내면서

오후에는 학가산 산행을 하려고 했으나

지친 몸이기에

일정을 단축하여 차를 달려 전주로 향한다.


2018년 6월 2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