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0 차 함양 기백산 산행기
1. 일자 : 2013년 10월 9일 수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장수사 일주문 주차장(10:00) - 기백산 갈림길(10:05) - 주능선(11:40) - 기백산(1,331m 12:18 점심 40분) - 누룩덤
(13:07) - 전망데크(13:27) - 시흥골 갈림길(13:48) - 시흥폭포(14:44) - 사평마을(15:20) - 장수사 일주문 주차장(15:50)
4. 시간 : 5시간 50분
5. 지도
6. 산행수첩
1) 용추사 일주문 주차장
기백산 산행 기점인 일주문에는 커다란 주차장이 있다. 주변에 가게도 있고 유료 야영장도 있다. 또한 안의에서 들어오는 버스 종점이기도 하다.
2) 갈림길
지도상의 갈림길에는 모두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능선에서 하산 지점인 능선 삼거리에도 이정표가 있다. 능선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2.5km를 가면 금원산이다. 금원산에서는 50분이면 수망령으로 내려설 수 있다. 수망령에서 일주문 주차장까지는 약 4km 정도의 도로를 걸어내려와야 한다.
7. 산길을 걸으며
가을을 익히며 궁글리고 있는
기백산은
무슨 시샘인지
잔뜩 찌푸린 얼굴로
가을을 끌어 안고 있었다.
장수사 조계문에서
도수골을 거슬러 올라
기백산으로 오른다.
도수골 골짜기마다 가득가득 쌓여가는 가을은
제법 짙은 화장을 하고
산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
가을 산을 걸으며
문득
알 수 없는 느낌에 싸인다.
무엇일까.
무엇이 이렇게 허전하고도 묵직한 느낌을 뿜어내는 것일까.
가을 산이 부리는 시샘인가.
내 마음이 걷잡을 수 없는 허무에 짓눌린 것인가.
이제
한 달 후면 내 품을 떠나
자신의 세상을 열어가게 되는
딸 아이의 혼사로 인해
내 마음이 좀 흐트러진 까닭일까.
나이가 들면
자신의 둥지를 짓고
자신의 날갯짓으로 더 넓은 하늘로 날아 올라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무엇인가를 놓쳐버린 허탈감에 빠져 드는 것은
아비의 보편적인 심사일까.
산은
언제 어느 때나 마음을 열어 두고 있었고
어떠한 기분으로 들어서는 발걸음이라도 아무 조건 없이
넉넉한 품으로 안아주지 않았던가.
기백산 꼭대기에서
짙은 구름에 싸여
마음을 누르고 있는 삶의 무게를 털어본다.
지금 온 세상을 휘덮고 있는 이 짙은 구름 속에는
푸르디 푸른 하늘이
온새미로 담겨 있는 것이며
어느 만큼의 시간이 흘러가면
푸른 물이 줄줄 흘러 내릴 것 같은
깨끗하고 눈시린 날들이 열린다는 것은
어린 아이들도 다 알고 있는 뻔한 일이 아닌가.
산허리를 넘는 구름을
바람이 제법 흔들어댄다.
알록달록한 가을빛으로 물든 바람에
무거운 듯한 마음을 싹 씻어 버리고
다시 능선을 걷는다.
넉넉한 산의 품에 안겨
참 포근하고 아늑한 시간을 이어 간다.
큰 목소리로
가을의 서사시를 쓰고 있는
시흥골에서
말간 가을 햇살을 그리며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나선다.
고즈넉한 기운이 감도는 사평리에서
사람들의 삶의 방정식에는
자연이 펼쳐내는 태고의 시간들이 입혀져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떠올리며
산을 나선다.
거대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용추폭포는
이런 나를 향해
커다란 너털웃음을 웃고 있다.
일주문 주차장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장수사는 덕유산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이었는데 6.25 때 소실되고 이 문만 남았다고 한다.
일주문 위에 붙어 있는 이정표
이 나무를 지나 저 굽이를 돌면 오른쪽으로 기백산 등산로인 도수골이 열린다.
차량이 주차된 방향이 기백산 등산로 이다. 직진길은 사평마을을 지나 수망령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잠시 후 벤치가 있는 쉼터를 만난다.
도수골. 어제 태풍 다나스가 뿌린 비로 인해 수량이 제법 많다.
도수골의 모습
주능선에 올라선다.
기백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이미 가을이 가득하다.
부드럽게 이어지던 육산의 산길은 기백산 정상에서 커다란 바위를 만나게 된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기백산 정상. 정상석 뒤로 이어지는 산길은 진양기맥이고 누룩덤을 지나 금원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돌무덤이 있는 방향이다.
누룩덤. 기백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은 짙은 안개에 싸여 있다. 아무래도 다시 한 번 올라와야 겠다.
누룩덤 아래 부분은 밧줄을 잡고 지나가야 한다.
단풍나무는 바위 꼭대기에서 이미 짙은 빛깔을 보이고 있다.
전망데크에서 돌아본 누룩덤
시흥골로 내려서는 갈림길. 이곳에서 직진하여 2.5km를 가면 금원산이고 금원산에서 수망령까지 2.5km를 걸은 다음 수망령에서 4km 정도를 걸어야 출발지점인 주차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
위 사진 지점에 있는 이정표. 이 이정표가 없다고 해도 기백산에서 금원산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능선을 따라 이어지며 이곳까지 외길로 이어지기 때문에 절대 지나칠 염려가 없다. 전망데크를 지나 20분 정도 걸으며 왼쪽으로 뚜렷한 갈림길이 보인다.
능선 갈림길에서 1시간 정도 걸으면 만나는 시흥폭포. 비가 온 뒤라 제법 거세게 물줄기가 흘러 내리고 있다.
하산 지점인 사평마을. 무엇이 바빴는지 초점이 흐려지고 말았다.
오늘 만난 친구들
용추사 앞을 흐르는 계류
용추사 앞 지계곡의 모습
용추계곡의 모습
다시 돌아온 일주문 주차장
일주문 아래에 있는 용추사 가는 길
용추폭포. 사평 마을에서 내려오다가 이 폭포를 보려면 게류를 건너 용추사를 거쳐 계곡 건너편으로 가야 한다. 만약에 용추사 가는 다리를 건너지 않고 일주문까지 내려왔다면 가게 뒤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400 미터 정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꼭 한 번 가볼 가치가 있다.
용추 계곡
용추사에 핀 봉숭아
2013년 10월 9일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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