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일(2012년 9월 30일 일요일) 숙소 - 자금성 - 경산공원 - 전문 - 진취덕 - 숙소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내일부터 중국은 7일간 국경절연휴가 시작된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이 북경 관광을 위해 엄청나게 몰려 올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거리가 먼 만리장성은 포기하고 오늘은 자금성, 내일은 798예술 거리를 둘러 보기로 했다.
짧은 여행이라 시간이 아깝건만 아이들은 늦게까지 잠에 빠져 있다. 8시가 되어서야 일어나서 씻고 숙소 아래에 있는 음식점으로 가서 아침식사를 한다. 오전 10시까지는 분식 위주의 아침 식사 메뉴만 준비된다고 한다.
식사를 하고 택시를 타고 천안문으로 간다. 천안문 앞 광장에 도착해서 만난 것은 놀라운 인파였다. 많아도 너~~~~~~~~~무 많았다. 천안문 광장을 둘러보지도 못할 정도의 인파에 묻혀 지하도를 건너 천안문으로 갔다. 천안문은 그냥 통과하게 되어 있었다. 전에는 천안문을 올라가는 표도 팔았었는데 지금은 없어진 모양이다. 아무도 천안문으로 올라가는 사람이 없다. 오문(午門) 옆에 매표소가 있다. 드리가 표를 사오는 동안 자금성을 경비하고 있는 국기호위대 건물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들이 열을 맞춰서 걷기도 하는데 군기가 들어 있어 보였다.
30분 정도 기다려 표를 사가지고 오문으로 들어갔다. 오문은 문이 다섯 개이다. 정문에 3개가 있고 옆으로 두 개가 있다. 전에는 옆문으로만 입장을 했는데 지금은 가운데 문(황제만 드나들 수 있다고 한다.)만 제외하면 어느 문이든지 들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 사신이 먼 거리를 돌아서 북경에 도착하였을 때 이 거대한 오문 앞에서 얼마나 오금이 저렸을까. 이렇게 커다란 문은 처음 봤다.
오문을 통과하여 금수교를 건너면 또 하나의 거대한 문이 가로막는다. 태화문(太和門)이다. 오늘은 자금성의 정 중앙을 걷은 것이 아니라 약간 옆으로 쳐저서 걷는다. 그래서 태화문을 통과하지 않고 우측의 작은 소덕문(昭德門)을 통해서 태화전으로 들어선다. 태화전(태황제의 집무실이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궁전은 삭막하게 느껴졌다. 자객이 침투하였을 때 은신처를 없애기 위해 일부러 나무를 심지 않았고, 바닥에는 벽돌같은 돌을 깔아 놓아서 굴을 파지도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높은 자리에 앉으면 그렇게 두렵고 무서운 것이 많았을까. 하기야 현재의 대통령도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사람들 틈에 끼어 놀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양이다.
오문 처마밑에 기대어 앉아 태화전을 바라본다. 그리고 우리의 근정전을 떠올린다. 군신(君臣)의 관계였기에 중국보다 크게 짓지는 못했겠지만 우리나라 경복궁의 근정전도 나름 위용이 있다. 우리의 창덕궁을 보라. 그 얼마나 아름답고 풍광이 아름다운가. 단풍이 물드는 가을날 창덕궁을 걸어보면 저절로 시심(詩心)이 솟지 아니하던가.
건청문을 지나면 건청궁이다. 황제의 숙소다.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나간다. 옆에 있는 작은 궁들을 둘러보기 위함이다.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이곳은 한가하다. 많은 궁들이 바둑판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중에 어느 궁은 불에 탔는지 타버린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건청궁 뒤에 있는 어화원(御花園)으로 갔다. 황후를 위한 인공 정원이다. 태화전과 건청궁 등이 나무 한 그루 없는 삭막함을 달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정원이다. 나름 멋을 부린 모습이지만 협소한 공간에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정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가 없었다. 정원은 고요하고 한가로움이 제맛인데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으니 어디 정원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겠는가. 태화전은 너무 넓어서 오히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이 느낌이 좋았지만 아무래도 정원은 고즈넉함이 있어야 포근한 감정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신무문을 나와 길 건너편에 있는 경산공원으로 들어갔다. 자금성의 해자를 파낸 흙을 쌓아 놓은 곳이 바로 경산공원이다. 입장료 2위안을 내고 들어서 정상으로 올라갔다. 워낙 낮은 산이라서 금방 올라갔다. 꼭대기에는 만춘정(萬春亭)이라는 커다란 정자가 있었다. 사방으로 북경 시내가 조망되었다. 그 중에서도 자금성을 내려다 보는 것이 일품이다.
경산공원에서 내려와 전문에 있는 전취덕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려고 옆문으로 나왔다. 그곳은 바로 후통(북경의 옛 골목)이다. 2인이 탈 수 있게 개조한 오토바이들이 몰려와 후통 구경을 권한다. 마침 지나가는 택시를 세웠는데 기사가 행사 관계로 길을 막아서 갈 수 없다며 정문 쪽으로 가서 셔틀 버스를 타라고 한다. 정문으로 가보니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겨우 셔틀 버스를 타고 전문에서 내렸다. 전문의 정식 이름은 정양문이다. 전문 앞에 쭉 뻗은 도로가 전문대가(前門大街)이다. 전문대가를 따라 가다보니 오른쪽으로 복잡한 길이 있기에 들어가보니 그길이 바로 대책란이다. 돌아다니면서 양꼬치도 사먹고 북경야구르트도 사먹으면서 슬슬 돌아다닌다.
북경 오리구이의 본산인 전취덕 본점은 4시 15분부터 문을 여는데 적어도 세시부터는 진을 치고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3시가 조금 지나서 전취덕 앞으로 갔다. 1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우리도 아예 바닥에 주저 앉아서 기다렸다. 앉아서 바라보니 그 옆에서 사람들이 오리구이를 사가지고 간다. 그 곳은 일종의 기성품이다. 물론 그곳에서 먹고 가는 사람도 있고, 포장해서 가지고 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땅바닥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142년 전통의 본점에서 먹는다고 한다.
4시가 되니까 보안요원이라는 명찰을 단 사람들이 나와서 질서를 지키라고 하고, 여직원들이 나와서 인원을 확인하고 번호표를 준다. 작은 방에서 먹을 사람들은 먼저 들여보낸다. 거기는 부가세가 15%라고 한다. 일반 탁자에서 먹으면 부가세는 10%라고 한다. 식당에 들어가서 오리구이 3인세트를 시켰다. 요리사가 구운 오리를 가져와서 그자리에서 잘라 준다. 바삭바삭한 것이 정말 부드럽고 맛이 있다.
식사를 하고 나와서 북해 공원으로 가려고 했는데 피곤해서 그냥 숙소로 가기로 했다. 택시를 잡으려고 시도했으나 잡히지가 않는다. 택시들이 서 있으면서도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람이 많은 것을 핑계로 택시비를 올려 받으려는 심사였다. 택시가 서 있기에 가서 물어보니 100위안에 가자고 한다. 60위안에 가자고 하니 팔짝 뛰더니 80위안으로 합의를 보았다. 완전한 바가지이다. 그래도 타고 가기로 했다.
숙소 앞에 있는 개덕(凱德) 쇼핑몰에서 내려 마트에서 저녁에 먹을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숙소로 들어갔다. 오랫만에 같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일은 향산 공원 일대를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드리가 그곳에 근무하고 있는 중국 친구에게 연락해 보니 안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다. 국경절로 인한 엄청난 인파가 몰려 들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798이라는 예술 거리에 가서 놀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느긋해져서 내일은 좀 늦게 일어나기로 하고 늦게까지 수다를 떨며 놀았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가 있는 건물. 모두가 오피스텔이다.
숙소 1층에 있는 식당. 체인점으로 아주 깨끗하고 맛이 좋았다. 오전 10시까지는 아침 메뉴만 준비한다.
메뉴판
8위안 짜리 소룡증교.
소룡빠오 8위안이다.
틈만 나면 스맛폰이다.
다음날 아침을 먹은 식당. 오늘 아침에 먹은 식당 옆이다.
숙소 주변의 건물
숙소에서 5분 거리인 지하철 2호선 서직문 역이 있는 개덕 쇼핑몰. 대형 마트가 있어서 아주 편리했다.
주변에 있는 교통대학 부속 초등학교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인이 찍어 준 사진
인민대회당
오문 앞에서
자금성을 지키는 국기호위대
틈만 나면 스맛폰질이다.
자금성 매표소 앞에 늘어선 줄
자금성 입장권. 오직 남문에서 들어가서 북문으로 나가야 한다고 써 있다.
오문. 가운데 문은 황제만 드나들 수 있다고막아 놓았다.
태화문과 금수교
태화문으로 들어가며
자금성 안내도
태화전에서 셀카질하는 아가들
태화전. 태화전에 올라가서 바라보는 자금성도 참 좋았다.
태화전. 오늘 하늘이 너무 맑았다.
건청문으로
장애인을 중국어로는 '잔질인'이라고 한다. 질환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는뜻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질환이 있었는데 장애인은 그 질환이 조금 남아 있다는 뜻이다. 참 좋은 말이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모두 질환이 있었고 비장애인은 질환이 좀 빨리 빠져 나갔을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 우리가 장애인이니 별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이 아닌가.
건청궁옆에 있는 작은 궁으로 들어가는 문. 인상문이라고 써 있고 그 옆에 만주어로도 적혀 있다.
건청궁.
이것은 방화수를 담아 놓은 통이다.
이렇게 불에 탄 일도 있었나보다
건청궁 옆의 작은 궁들은 한가했다.
담넘어로 본 어화원
어화원의 특이한 나무
경산공원의 만춘정
신무문에 써 있는 고궁박물관 현판
자금성의 북문인 신무문
경산 공원. 자금성의 해자를 파고 나온 흙을 쌓아 둔 곳이라고 한다.
경산공원에서 내려다본 자금성.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별로 크지 않다.
경산공원에서 자금성을 배경으로
경산공원. 자금성 반대 쪽이다.
경산공원에서 본 북해 공원
경산공원에서 산 팔뚝만한 고구마
경산공원에서 따가운 햇볕을 피해 쉬면서도 스맛폰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 별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다닐 수밖에 없을 정도로 햇볕이 따가웠다. 자금성에서는 오직 이 모자만 팔았다.
경산공원에서 내려가면서도 셀카질
경산공원 뒷문쪽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드리가 언제 찍었다.
경산공원 정문에서 전문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려는 사람들
전문(정양문이 본 이름이다.)
전문대가가 시작되는 곳에 국경절이라고 꽃 장식을 해 놓았다.
전문대가. 전차가 있다. 문득 상해의 예원이 떠올랐다.
전문대가의 모습
대추에 설탕을 발라 놓은 것인데 너무 달아서 먹을 수가 없었다.
양꼬치와 오징어 꼬치 3개에 10위안이다. 오징어 두 개와 양꼬치 한 개를 10위안에 사먹었는데 정말 맛있다.
물로 쓰면 조금 후에 깨끗이 지워지는 특수한 종이. 한 장에 40위안이다.
대책란 거리
북경 오리구이의 전취덕 본점
양꼬치를 파는 가게.
이것이 정통 북경 짜장면이다.
여기에서 퍼질러 앉아서 기다린다.
이렇게 기다려서 먹어야 하는가. 앉아서 의견을 나눠 본 결과 기다려서 먹어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분은 포장 오리는 사와서 먹고 있다.
148년 전통이라고 써 놓았다.
기다리다 지쳐 안아서 자고
스맛폰하다가 지쳐서 또 자고
시간이 다되니 여직원이 나와서 인원을 확인하고 번호표를 나눠 준다.
식당 내부
메뉴판을 보고 오리 구이 3인 세트를 시켰다.
요리사가 직접 와서 잘라 준다.
정말 바삭바삭하고 맛있다.
정양문 앞에 현대식으로 세워 놓은 알 수 없는 문
이것이 정양문이다.
숙소주변의 모습
마트에서 사온 물만두. 요리를 잘하는 아들이 끓였다.
이렇게 야식을 먹으며 실컷 수다를 떨다가 잔다.
오잉. 이것은 누가 찍은 건가
자금성에 몰려든 엄청난 인파에 놀란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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