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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차 욕지도 천황봉(경남 통영) 산행기

힘날세상 2012. 4. 7. 22:43

170차 욕지도 천황봉(경남 통영) 산행기

1. 일시 : 2012년 4월 7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야포(08:00) - 일출봉(201m 8:23) - 망대봉(206m 08:35) - 노적마을(08:45) - 개미목(09:15) - 혼곡(09:45) - 대기봉 

            (350m 10:34) - 천황봉(392m 10:45) - 태고암(11:00) - 시금치재(11:08) - 약과봉(315m 11:28) - 논골(11:55) - 욕지

            도 여객터미널(12:20)

4. 시간 : 4시간 20분(휴식 포함)

5. 산행지도

 

 

 

 

6. 산행수첩

1) 배에서 내리면 산행 들머리인 야포로 가는 버스기 기다리고 있다. 요금은 1,000원이라고 한다.

2) 산길에는 이정표가 있고 갈림길도 없기 때문에 진행에 문제는 없다. 망대봉에서 내려와 처음 만나는 노적마을부터 혼곡마을에

    서 대기봉을 오를 때까지 도로와 산길을 번갈아 걷게 되는데 도로와 산길을 번갈아 가야 되는 곳에는 이정표가 없는 곳도 있

    지만, 도로를 따라가다가 산으로 들어서는 지점에는 수많은 리본이 길을 안내해주고 있다.

3) 시간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다면  약과봉은 꼭 가보는 것이 좋다. 약과봉 너럭바위에 앉아 내려다보는 풍광이 제법 좋기

    때문이고, 논골마을에서 여객터미널로 내려오는 길이 푸근하고 정감있기 때문이다.

4) 한양식당 위치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한양식당은 골목에 있어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여객터미널에서 오른쪽에 바다를 끼고 200 미터쯤

    가면 면사무소, 농협, 수협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가 있고 좌측으로 농협이 보인다. 농협에서 좌측을 보면 수협이 있는데 수

    협 뒤에 한양식당이 있다.  

 

여기서 수협방향을 보면 아래 사진의 농협이 보인다.

 

 

위 사진 농협 앞에서 본 수협

 

위 사진 농협에서 골목을 살펴보면 보이는 수협. 붉은 벽돌집 옆에 한양식당이 있다.

 

한양식당은 4인용 탁자 5개, 방이 둘 있는데 점심때는 기다릴 생각을 해야한다.

 

 

 

한양식당의 짬뽕. 울릉도 독도반점의 짬뽕과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

 

7. 산길을 걸으며 

 

통영 달아공원 주차장에서 밤을 보낸다.

밤을 통째로 삼키려는 듯 제법 날카로운 목소리로 차창을 할퀴어 댔지만, 온 세상 가득히 쏟아지는 달빛의 아름다움을 어쩌지는 못했다. 겨울 침낭 속이 너무 더워 옷을 다 벗어 버렸지만 땀이 줄줄 흐른다. 지퍼를 열면 냉기가 밀려들어 온다. 

그렇게 바람과 달빛이 어울어져 만들어내는 묘한 하모니에 젖어들며 아침을 맞는다.

 

삼덕항의 아침은 풋풋하였지만, 조금은 차가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그러나 욕지도를 향한 숱한 사람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첫 배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승선을 한다. 

밤을 새워 세찬 울음을 울던 바람도 어디론가 사라져 해수면은 거울처럼 잔잔하다. 1시간을 미끄러지듯 달려 영동고속호는 상쾌한 욕지도 산행의 첫시간을 열어 주었다.

배에서 내려 버스에 탄다. 오산 어느 산악회원들이 가득 탄 버스에 몸을 맡기고  산행 들머리인 야포에 내려 산악회원들이 먼저 산으로 들어선 후 남은 고요 속에 빠진다. 어느 곳이나 사람이 없는 곳은 고요하거늘 왜 섬에서 느끼는 고요는 더 두껍게 다가오는가. 

 

일출봉에 올라 내려다보는 욕지도의 전경과 욕지항의 평화로움,

그리고 아침 산행의 상큼한 기운을 안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길을 걷는다.

아직 따사로움까지 마련하지는 못한 통랑한 햇살이

앞장서며 산길을 안내한다.

사방으로 다가오는 푸른 바다의 노랫소리에 젖어 흔쾌한 걸음을 옮긴다.

 

도로를 걷다가 문득 삶의 이야기를 듣는다.

고즈넉한 모습으로 둘러 앉은 마을과

작은 밭에 업드려 봄날의 생명을 가꾸고 있는 아낙네와 

아낙의 등에 내려 앉는 봄빛 짙은 햇살,

욕지도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발걸음은 도로를 따가 마을 옆으로 이어가기도 하고

산길로 접어 들어 나무들의 이야기를 듣다가도

잘록한 개미목을 지날 때는 발밑을 파고드는 파도자락에 감싸여 보기도 하면서 가볍게 이어진다.

 

대기봉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자리를 펴고 누워

두껍게 내려 앉아 사방을 감싸주는 어둠을 따라

하늘의 별을 헤어가면서

나즉한 파도의 목소리와 함께

욕지도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불쑥 솟아 올랐다.

이런 야영이라면 마음을 살찌울 것 같았다.

 

천황봉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유동마을의 풋풋한 모습에 눈길을 뺏긴다.

동화 속에 나오는 그림같은 마을

언제부터 저곳에서 사람들의 삶이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지상낙원이 있다면 저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도시에서는 편리함을 생각하지만

이런 시골에서 느끼는 이러한 편안함이 떠오르지 않는다.   

자연을 동경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자연의 일부가 되려고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산행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것은

나도 조금은 자연과 가까워졌다는 것일까.

 

푸른 바다의 힘찬 노래와
약과봉 너럭바위에 내려앉던 햇살,
출렁이는 바닷자락을 검어쥐고 열심히 살고 있는 욕지도 사람들.
욕지도는 그렇게 살아 있었다.
덕분에 세상에 구겨진 나의 삶도 조금은 살아나고 있었다.
개미목 좁은 산길과
천황봉의 일망무제의 조망
그리고
논골 마을에서 땅을 다독이던 아낙네의 손길에서
힘찬 생명력으로

욕지도는 찌든 삶의 무게를 내던지고 도시 탈출을 감행한 나를 부드럽게 안아 주었다.

    

욕지도는 펄펄 살아 있었다.
한양식당의 짬뽕이나 해변가 좌판에서 만난 고등어회의 고소하고 쫄깃함보다는
끊임없이 밀어 올라오는 바닷내음 실린 바람과 햇살의 속살거림
산길이면 산길
해안도로면 해안도로..


... 욕지도는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탈출을 감행한 나를 받아 주었다.
온몸으로 나를 받아 주었다.

 

8. 산행 사진

 

 삼덕항 매표소. 주차장이 있어서 차를 두기에 좋다. 요금은 1인당 편도 7, 600원이다. 왕복표를 사면 욕지도에서 나오는 배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욕지 해운이 운항하는 아무 배나 탈 수가 있다. 삼덕항에서 통영훼리라는 배편도 있다.  


 

욕지행 배 시각표. 첫 배인 6시 45분 배를 탔는데 의외로 사람이 많다.

 

 

욕지영동고속호. 정원이 400명이상 되는 큰 배이다. 덕분에 흔들림없이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산행 들머리 야포에 있는 벚꽃. 버스에서 내리는 곳이다.

 

진달래가 활짝 피었다.

 

일출봉에서 본 욕지도 전경. 가운데가 천황봉, 우측이 약과봉, 그 아래가 욕지면사무소가 있는 여객터미널이다.

 

일출봉에 있는 이정표

 

일출봉에서 망대봉으로 가는 능선

 

망대봉을 내려와서 만나는 팬션. 이곳에서 산으로 들어서는 길도 있고 왼쪽으로 굽어지는 도로를 따라도 되는데 도로를 따라서 가면서 봄바다의 풍광을 즐겨보는 것이 더 좋다.

 

위 사진 왼쪽 아래에 있는 노적마을.

 

노적 마을을 지나 만난 잿고닥 마을의 밀밭.

 

잿고닥 마을 지나 오른쪽으로 보이는 관청 마을. 사진에 보이는 도로는 선착장(좌) 야포마을(우)로 이어지는 도로이다.

 

욕지도에는 팬션들이 많다.

 

개미목을 지나면서 본 바다. 개미목에서 도로를 따라가다가 산길로 접어들어야 이곳을 볼 수 있다. 

 

욕지도의 바다는 파랗게 살아 있었다.

 

개미목을 지나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리본이 많이 달려 있으므로 들머리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개미목을 지나며

 

개미목을 지나 대기봉을 보며 혼곡 마을로 가는 길

 

되돌아본 개미목. 사진 아래쪽 바위 부분이 위 사진의 V자 협곡이 있는 곳이다.

 

봄바다는 무엇인가 청순한 느낌이다.

 

따스한 봄햇살이 가득 내려 앉는 길. 얼마나 다정한가. 문득 호도협의 차마고도가 생각났다.

 

입석 마을을 지나며. 사진 왼쪽 해군 풋살 경기장 철망이 살짝 보인다.

 

혼곡마을 직전에서 대기봉으로 오르는 들머리에 있는 안내판. 이곳에서는 반드시 도로를 따르지 말고 안내판 옆 나무계단으로 올라야 한다.

 

뒤돌아본 들머리.

 

대기봉을 오르다가 만난 전망대에서 본 욕지도 푸른 바다

 

 

 

 

사진 왼쪽 KT 송신탑이 있는 곳(A)이 약과봉에서 하산하면 만나는 곳이다. B는 면사무소, C는 목욕탕, D는 농협, E는 수협, F는 한양식당, G는 통영훼리 선착장, H는 욕지영동고속 선착장이다. KT 송신탑에서는 아랫길을 따라 내려와야 한다.

 

천황봉을 오르는 전망바위에서

 

천황봉을 오르다가 본 약과봉. 꼭 가봐야 한다.

 

대기봉에서 천황봉은 태고암 방향이다.

 

대기봉에서 본 천황봉. 중간에 탁자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태고암으로 하산하는 길이 열린다.

 

천황봉으로 오르는 계단.

이제선 통제사 친행 암각문을 보호하기 위한 유리벽

 

 

천황봉에서 내려다본 유동마을. 평화롭고 포근한 마음에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천황봉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태고암. 하산길은 시멘트 도로를 따라 시금치재로 이어진다.

 

고즈넉한 태고암

 

약과봉을 오르는 갈림길인 시금치재

 

약과봉은 위 사진 4거리에서 직진이다.

 

약과봉의 바위. 거북이 한 마리가 바다로 들어가려는 듯이 보인다.

 

약과봉에서 본 천황봉. 왼쪽이 대기봉, 오른쪽이 천황봉. 대기봉 아래가 태고암이 점으로 보인다.

 

약과봉에서 바라본 욕지도. 일출봉, 망월봉, 개미목이 한 눈에 보인다.

 

약과봉 정상에 있는 논골방향 이정표. 내려서는 길이 아주 부드럽다.

 

약과봉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도로.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야 욕지항 여객터미널이다.

 

걸어온 시골길이 너무나 정겹고 푸근하다.

 

셀카도 한 번 찍어보고

 

이렇게 길을 따라 내려오면

 

멋있는 면사무소를 만나게 된다.

 

공중 목욕탕도 있다.

 

벚꽃이 만발한 욕지면 사무소. 이곳에서 선착장으로 가다가 농협에서 우측 골목에 있는 수협 뒤가 한양식당이다.

 

좌판에서 팔고 있는 살아 있는 고등어

 

한 마리에 1만원, 세 마리에 2만원이다.

 

 

고등어 회. 쫄깃하면서도 고소했다. 한양식당의 짬뽕만 먹지 않았어도 왕창 사먹었을텐데... 푸르른 바다바람을 맞으면서 먹는 맛은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

 

 

욕지도의 봄바람을 잊을 수 없는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