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136차 속리산 서북릉 산행기

힘날세상 2010. 11. 9. 15:34

136차 속리산 서북릉 산행기

 

1. 일시 : 20101107()

2. 동행 : 아내, 용갑 형

3. 코스 : 화북 주차장(09:00) - 성불사 갈림길(09:06) - 문장대(10:30) - 관음봉(983m 12:03) - 북가치(14:10) - 묘봉(874m 14:30 10분 휴식) - 북가치(14:58 10분 휴식) - 마당바위(15:30 50분 휴식)

           - 운흥2(16:50)

4. 시간 : 7시간 50

5. 지도

 

 

 

 

6. 산행 수첩

 

* 문장대에서 서북릉 들머리는 문장대 정상석 뒤로 이어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이정표에 매직 글씨

  로 관음봉, 묘봉이라고 써 있다.

* 문장대에서 묘봉까지는 오직 북가치에만 이정표가 있을 뿐이다. 도중에 좌우로 하산하는 길이 있지만 무조건 능선만 따르면 된다.

* 문장대에서 관음봉까지는 암릉으로 이어져 있어서 밧줄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 묘봉부터 상학봉, 운흥1리 두부마을까지는 다시 암릉이 이어진다.

* 운흥2(미타사 계곡)로 내려오는 도중에 운흥1리 두부마을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갈라지는 지점에 두부마을 이정표가 붙어 있다.

* 운흥 2리에서 화북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430분과 610분에 있다.

* 화북 택시(054-534-7447)를 불렀으나 다른 손님을 태우러 갔다며 20분 후에 다시 전화하라고 하는 등 불친절하다. 슈퍼 앞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파는 젊은이가 자신의 차로 데려다 준다고 하여 그 차를 이용했다. 택시 요금도 2만원이라고 해서 2만원을 주었다.

 

7. 산길을 걸으며

 

  1

 

 문장대에서 본 관음봉

 

 문장대에 있는 사진

    41년 만에 열렸다는 속리산 서북릉. 힘겨운 발걸음을 디뎌야 했던 암릉은 관음봉을 솟구쳐 놓더니 갑자기 부드러운 육산으로 엎드려 버린다. 사람들은 충북 알프스라고 하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암릉과 암릉에 뿌리 박은 소나무. 그리고 그들을 감싸고 있는 희미한 햇살과 엷은 안개. 사방으로 툭 터지는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조망. 눈은 종일 호사(豪奢)하였지만 몸은 힘겨운 산행이었다.

 

2

호남 고속도로 논산부근을 지나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심하다. 경부선 영동 IC에서 국도를

타고 화북으로 가려는 계획을 수정하여 청원 - 상주 간 고속도로 화서 IC에서 내리기로 한다.

화서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화북 주차장에 도착하니 850분이다. 주차비 5,000원을 지불하고 9시에 출발한다.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산길에는 늦은 단풍이 화사한 얼굴로 늦은 가을을 이야기하고 있다.

 

 

 화북 분소. 주차장이 좁은 편이다.

 성불사 갈림길

 문장대로 오르는 길

 문장대에서 이어지는 릿지

 문장대 오름길 중간에 있는 전망대

 

 

문장대까지 오르는 길은 적당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1시간 30분을 걸어 문장대에 오른다. 문장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무한제의 조망에 눈의 호사를 누린다. 밤재로 이어지는 대간길의 암릉이 거대한 몸짓으로 산 아래로 치닫고 있다. 몇 년 전에 밧줄에 매달리며 내려서던 기억이 살아난다.

 

 

 문장대 휴게소가 있던 자리. 예전에는 시장처럼 붐비던 곳이었다.

 문장대 아래 바위

 문장대에서. 뒤에 보이는 바위 옆으로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문장대 오르는 계단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문수봉과 신선대가 보인다.

 문장대에서 대간길을 배경으로

 문장대 아래 통신 시설

 문장대에서 내려오다 만난 새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은 어서 오라는 듯이 손짓을 하고 있다. 엷은 안개로 인해 그 아름다운 몸매를 얇은 베일에 가려 놓은 듯하여 더욱 매혹스럽다.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서는 길은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내리막길이다. 그러나 문장대를 돌아가고 난 뒤로는 당당한 모습으로 바위들을 솟구치고 있다. 아예 스틱은 접어서 배낭에 매어 두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길을 잡는 것은 속마음까지 뒤집어 버릴 것 같은 전망대이다.

 

 

 문장대에서 관음봉으로 내려서는 들머리 이정표

 관음봉으로 가다가 본 문장대

 이런 밧줄에 매달려야 하는 구간이 너무 많다.

 

 관음봉. 이 부근에서 아내가 길을 잃었다.

 

 관음봉에서 본 문장대

 

 

관음봉의 빼어난 자태에 빠져 있다가 아내가 앞서간 것도 몰랐다. 막아서는 바위를 기어오르기도 하고 또는 옆으로 돌아가기도 하면서 걷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아내가 자신의 위치가 어딘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보다 앞서 갔기에 걸음을 빨리하여 보는데 아내가 보이지 않는다. 아내가 방향을 잃고 문장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용갑형을 먼저 가라고 하고 오던 길을 뒤돌아 갔다. 다시 전화가 온다. 밧줄을 잡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되돌아가는데 몇 명의 산객들이 오길래 물어보니 그곳에서 보았다는 것이다. 전화를 해서 반대 방향으로 오라고 하고 걸음을 빨리하여 걷는데 저쪽 봉우리를 내려오고 있는 아내가 보인다.

우리가 쉬고 있던 곳에서 법주사 가는 길을 물었던 어떤 산객이 북가치까지 가서 법주사로 내려가야 한다는 말에 문장대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뒤따라 간 모양이다.

 

 

 이런 곳도 통과해야 한다.

 관음봉 오르는 바위

 

 관음봉. 보기에는 별 것이 아닌 것 같이 보이지만 내려오는 길은 정말 두려웠다.

 이것 찍으려고 올라갔다가 공포를 경험했다.

 관음봉에서 묘봉으로 5분 정도 가면 만나는 전망대.

 

 

관음봉은 무서웠다. 정상석이 있는 바위에 기어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공포가 느껴졌다. 어떻게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밥상을 편다. 아내가 정성껏 준비한 점심이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그 자리에 벌렁 누워 하늘을 본다. 파란 하늘이 품으로 안겨온다. 산에서 점심 후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참으로 즐겁다. 몸도 마음도 편안하다.

 

 

 북가치의 이정표. 좌측길은 여적암을 거쳐 법주사로 우측길은 운흥2리로 하산하는 길이 열려 있다.

 묘봉 오름길.

 묘봉에서 본 관음봉과 문장대

 상학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묘봉 정상에서

 

 

 묘봉에서 내려서는 바위

 

관음봉을 내려서면서부터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접어 두었던 스틱을 펼친다. 내려가는 길이 한결 편하다. 좀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즈음에 북가치에 도달한다. 앞서간 용갑형은 묘봉까지 가버린 모양이다. 묘봉은 쉽게 봉우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직벽에 가까운 바위를 밧줄에 매달려 용틀임을 하고서야 작은 정상석이 있는 묘봉에 올랐다.

문장대에서부터 관음봉을 거쳐 지나온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고 상학봉 매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대단한 위용을 보이며 운흥1리 두부마을로 달려 내려가고 있다. 정상석을 부등켜 안고 사진을 한 장 찍고 보니 용갑형이 다른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더니 손을 흔든다. 그리고는 누군가를 소개해 주는데 늘 말하던 조남근님이다. 전주 알파인 산악회 안내산행을 왔다고 한다. 몇 년 전에도 히말라야에 같이 갔었고, 내년 4월에 히말라야에 같이 가기로 되어 있다는 분이다.

 

 

 다시 돌아온 북가치

 하산길은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운흥2리에서 돌아본 관음봉

 운흥2리에서 본 상학봉 능선

상학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까지 걷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느낌이다. 발길을 돌려 북가치로 내려선다. 북가치에서 조남근님 일행과 만나서 히히덕거리다가 운흥2리로 내려선다.

중간에 널직한 바위를 만나 거기에서 술판을 벌인다. 10여 명이 둘러 앉아 배낭에 남겨둔 각종 술을 꺼낸다. 조남근님은 12년산 시바스리걸을 꺼내 놓고. 그 외에도 복분자, 오미자, 칡주, 소주까지 막 나온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내다가 먼저 일어선다. 그 분들은 알파인 산악회 후미를 기다리며 천천히 온다고 한다.

밋밋한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이내 시멘트 도로를 만나고 곧 이어 운흥2리 마을이 바라다 보인다.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관광버스 사이로 뒷풀이를 하고 있는 산객들이 보인다.

신흥수퍼에서 화북으로 가는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 430분 차는 갔고 610분 버스가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부인이 받는다. 손님을 태우러 갔으니 20분 후에 다시 하란다. 수퍼 앞에서 고구마, 오미자, 마 등을 팔고 있는 청년에게 아내는 고구마 한 상자(1만원)를 산다. 15분쯤 지나서 다시 전화를 하니 또 기다리라고 한다. 참 무성의한 태도다. 고구마 청년에게 다른 택시가 있나고 물었더니 자기가 데려다 주겠다는 것이다. 화북으로 가는 길을 고개를 하나 넘어가야 한다. 20여분 만에 화북 주차장에 도착하여 2만원을 주었다. 화북 주차장은 이미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2010년 11월 7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