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호남정맥 2구간 수분재 - 신광치
1. 산행일시 : 2007년 4월 14일(토요일)
2. 동 행 : 아내
3. 날 씨 : 맑음
4. 산행거리 : 20.37Km 도상거리17.8Km 자동차 주행거리: 140㎞
5. 산행시간 : 8시간 26분(휴식 및 간식 40분 포함)
수분령(06:42) - 신무산(07:38) - 차고개(08:15) - 합미성(08:35) - 대성리 갈림길(08:44) - 1,013봉(08:58, 휴식 및 간식 17분) - 필덕리 갈림길(09:28) - 팔공산(09:52) - 신암리 갈림길(10:37) - 서구리재(10:42) - 1,006봉(11:25, 점심 20분) - 데미샘 갈림길(12:00) - 와룡휴양림 갈림길(12:16) - 오계치(12:32) - 삿갓봉(13:05) - 1,098봉(13 :25) - 홍두깨재(13:56) - 시루봉(14:30) - 신광치(15:08)
6. 산행지도
7. 특기사항
정맥길은 워낙 뚜렷하고 갈림길마다 리번이 많이 달려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다만 몇 군데 주의를 요하는 곳만 적어 본다.
1) 들머리 : 수분령에서 들머리는 뜬봉샘 기사식당(바로 뒤에 멋있는 소나무가 한 그루 있음) 건너편 대형 안내판이 있는 곳이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10여 미터 가면 차고개 안내판이 서 있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 시멘트 길(안내판은 왼쪽 비포장길을 가리키고 있다)을 따른다. 5분도 못되어 다시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길을 택한다. 낮에는 바로 이곳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마을회관과 정자, 그리고 철탑이 보이지만, 만약에 밤에 산행을 한다면 주의해야 할 것이다. 왼쪽 길을 따르면 곧바로 수분정(사진)인데, 수분정에서 보면 성모 마리아 상이 보이고 그 뒤로 보이는 철탑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수분정 바로 옆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서 있는데 그 길을 따라 오르면 성당 마당이다. 마당에 올라서자마자 오른쪽으로 불과 몇 미터 가면 정자 뒤편을 지나 성모마리아 상 뒤로 이어지는 시멘트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이내 비포장 임도가 나오고 또 다른 은행나무와 철탑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른다. 이후 선답자들의 리번이 안내하는 대로 임도를 가로질러 오르는 길을 따른다.
2) 대성리 갈림길 : 이정표에서 직진하면 1,013봉을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길이고, 팔공산 방면으로 가면 1,013봉 사면을 돌아가는 길이다. 두 길은 필덕리 갈림길에서 만난다. 오르막이 조금 심하기는 하지만 대략 15분이면 1,013봉 정상에 오를 수 있는데 여기에서 조망이 흘린 땀을 충분히 보상해 준다. 정면으로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산줄기와, 왼쪽으로 덕유산의 능선이 한눈에 조망되고, 영취산에서 장안산, 사두봉으로 이어지는 정맥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3) 신광치(사진) : 신광치에 도달하기 직전 한눈에 신광치가 내려다 보인다. 정맥길은 가운데 소나무가 있는 길을 따라 이어져 맞은편으로 이어진다. 중리로 하산하는 길은 사진의 중간 부분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임도 밑 4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비포장 임도이다. 승용차도 통행이 가능한 길이다. 낮에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밤이라면 소나무를 따라서 임도를 만날 때까지 내려간 다음, 산행을 이어가려면 직진으로 오르면 되고, 중리로 하산할 경우에는 급격하게 내려가는 임도(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4시 방향의 골짜기를 따라 이어지는 내리막길로 중리까지 약 2km 정도를 계속 내리막으로 이어진다.)를 따라가야 한다. 사진에 보이는 임도는 사진 오른쪽 바깥부분에서 산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4) 택시 전화번호 천천 개인택시 최경모 011-658-4022, 장수 개인택시 이수용 011 - 652 - 5458 신광치 - 수분령(약 20KM) 20,000원
▲ 신무산을 지나 차고개로 가다가 본 정맥. 오른쪽 높은 산이 팔공산(1,147.6M)이다.
1. 길
하늘은
산을 빚어 물을 나누어
사람들의 삶을 갈라놓았지만,
인간은
가녀린 힘으로
그 산을 따라, 혹은
산을 가로질러
길을
놓는다.
그것은
정(情)을 이어 살아야 하는
인간 본연의 마음이리라.
▲ 정맥을 가로지르는 차고개. 장수와 산서를 잇는 13번 도로가 지난다.
2. 산길
산을 오른다.
세상을 던져두고
빈 마음으로
빈 발걸음으로
금남호남정맥을 걷는다.
나는 분명 산을 걷고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이 아니라
길을
걷고 있다.
산 밖 세상의 속(俗)한 기운을 다 버렸다고 생각했지만
인공적(人工的)인 생각들이
아직도
나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길은
그러나
순한 얼굴을 들어
산객(山客)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다가
느닷없이
바윗돌을 들어 올려
잔잔한 생각의 바다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여
어느 누구나
산을 걸으며
느긋한 마음만을 가지지 못한다.
길은
누워 있던 몸을 곧추 세워
우리들의 발걸음을 높이고 나서는
이런 선물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백제시대 군량미를 보관하기 위해 쌓았다는 합미성
팔공산을 가로지르는 서구리재
성을 쌓아
사람들의 발걸음을 막아버리기도 하고
슬며시 꼬리를 늘어뜨리며
산 밖의 세상을 향해 달아나기도 한다.
결국
우리는 산으로 들었지만
한 번도 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길 위에서
속세의 이야기만 할 뿐이다.
▲ 팔공산에서 서구리재로 가는 능선. 마치 뒷동산을 걷는 것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산길이다.
3. 길을 걷다.
결국은
길을 걸었다.
산봉우리를 넘고
능선을 밟았지만
창조주를 향한
인간들의 약하디 약한 몸부림으로 이어진
길은
산으로 들어서게 하고
또, 산을 나서게 했지만
산 속에서 나는 혼자가 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산에는
아니 길에는
햇살이 살고 있었다.
바람이 살고 있었다.
나뭇가지 흔들어
새 잎을 피우고
흙을 쓰다듬어
새싹을 틔우는 바람이
하늘을 돌아 내려
우리의 가슴 속에
세월을 만드는
햇살과
어울어져
산길에서 살고 있었다.
참으로 아름답게 살고 있었다.
▲ 팔공산에서 서구리재로 이어지는 정맥길
산길은
언제나 외줄기다.
간혹 양 옆으로 팔을 늘어뜨려
세상으로 빠르게 이어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산길은
외롭게 이어진다.
밋밋하게 오르막을 오르며
오르막 끝에서
파랗게 터지는 하늘을 보다가
산죽이
어깨를 내밀어
길동무하며 건네는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그리움이 외로움에 어울어지면
눈물이 흘러내리기도 하는
산길은
퍽이나 외로운 길이다.
▲ 정맥길을 따라 고개를 들고 있는돌양지, 얼레지
꽃을 피워
계절을 노래하고
수줍음으로 생명을 말하는 것은
산길이다.
늘
오르막으로만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가다가
바위를 일으켜 놓아
밧줄에 매달기도 하면서
세상의 진면목을 보이는 것도
산길이다.
▲ 신광치의 고랭지 채소밭. 사람들은 길을 따라 고갯마루에 올라와 세상을 이야기하며 농사를 짓는다.
변화를 만들어
삶의 의미를 더하고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을 불러
능선을 따라
골짜기를 따라
산에 든 사람과
산 밖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늘상
아무런 생각 없이
우리가 걷는
산길이다.
4. 길을 나서다
하루 낮 시간을
모두 합하여
산행을 하다가
길을 나설 때면
늘
허전한 것은
산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까닭이고,
산길에서
나를 깨뜨리지 못한 까닭이고,
나 자신이
오롯한
길이 되지 못한 까닭이다.
'금남호남정맥 종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구간 영취산 - 수분재 산행기 (0) | 2010.10.28 |
---|---|
3구간 신광치 - 강정골재 산행기 (0) | 2010.10.28 |
4구간 강정골재 - 조약봉 산행기 (0) | 2010.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