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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지리산 반야봉 산행기

힘날세상 2009. 8. 16. 08:58

 81 지리산 반야봉 산행기

 

1. 일시 : 2009년 8월 15일

2. 동행 : 아내

3. 산행코스 : 성삼재(09:00)-노고단 대피소(09:40 -50)-노고단 고개(10:00)-노고단(10:10-25)-노고단고개(10:30)-피아골삼거

                   리(11:20)-임걸령(11:30 점심 40분)-노루목(12:40)-반야봉(13:15-25)-삼도봉(14:50 - 14:20)-화개재(14:35)-유

                   유교(15:30)-간장소(15:38)-제승대(15:48)-옥류교(16:12)-병풍소(16:20)-금포교(16:38)-탁용소(16:47)-와운교

                   (16:52)-반선(17:15)

4. 산행시간 : 8시간 15분

5. 산행지도 :

 

 

 

 

6. 산행수첩

1) 구례 - 성삼재 버스 시각표와 요금

 

 

 

2) 천은사 통행료 - 1,600원. 버스를 세워 놓고 돈을 받는다. 문화재가 있다는 천은사는 지붕도 보이지 않는데도 자기네 땅을 통과한다는 명복으로 강제징수를 한다.

 

3) 뱀사골 버스 시각표(오후1시 이후)

13:25, 13:45, 16:05, 17:05, 18:25

뱀사골에서 전주로 올 경우는 버스에 따라서는 오수, 임실을 경유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버스표를 남원까지만 사고(4600원) 남원에서 전주 직통(6,000원)으로 갈아타야 한다. 18시 25분 막차는 오수, 임실을 경유한다.

뱀사골에서는 전주 이외 지역으로 직접 가는 버스는 없다. 인월이나 남원에서 환승해야 한다.

 

7. 산행기

인터넷에서 구매한 기차표를 인쇄하여 택시를 타고 5시 52분에 출발하는 구례구행 기차를 타기 위해 전주역으로 갔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역 광장을 거슬러 대합실에 도착하니 5시 20분이다. 배낭을 맨 사람들이 몇몇이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대형 배낭을 메고 오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100 리터가 넘는 배낭으로 가격이 100만원도 넘는다고 한다. 비박을 중심으로 하는 산객이다.

 

 새벽의 전주역

 

 인터넷에서 구매하고 집에서 프린트하는 티켓. 전주역이나 구례구역이나 기차 안에서도 차표를 검사하지 않는다. 다만 무임승차를 할 경우 10배의 요금을 물린다는 안내판만 있을 뿐이다.  

 

 

어린 아이들과 나선 부부도 있고, 친구와 둘이서 작은 배낭을 메고 나선 중년 부인들, 부부간에 지리산에 오르려고 새벽길을 나선 부부, 짧은 팬츠를 입고 슬리퍼를 착용한 젊은이들 등 모두 합해 20여 명이 정시에 도착한 차에 올랐다.

2호차 19,20번 좌석을 찾아가는데 차 안에 사람이 별로 없다. 오랜만에 기차를 탄 까닭에 설레는 마음이 넘쳐난다. 안개가 두텁게 내려앉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오늘 산행을 그려본다. 고요한 객실에 앉아 동네 앞을 달리는 기차를 바라보며 기차를 탈 때 신발을 벗고 타는 것인지 궁금해 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 헛웃음을 지어본다.

 

 

구례구역. 역을 나오면 택시들이 줄지어 있고, 역 앞에 있는 다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구례공용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온다. 요금은 1,000원이다.

 

 

7시 02분에 구례구역에 내렸다. 택시들이 줄을 지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배낭을 멘 우리들에게 다가오더니 성삼재까지 택시를 이용하라고 한다. 요금은 35,000원. 다른 팀과 합승을 하면 팀당 17,000원이라고 한다. 버스로 갈 경우 구례읍까지 1,000원, 구례에서 성삼재까지 3,200원 모두 합해 8,400원이면 되는데 17,000원을 지불하고 택시를 타고 싶지는 않았다. 구례터미널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8시 20분 버스를 타면 시간상으로도 적당할 것 같았다.

역 앞 삼거리에서 5분 정도 기다리니 구례읍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온다. 10여 분 만에 구례 터미널에 도착하여 주변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아내는 콩나물 국밥(4,000원), 나는 순대국밥(5,000원)을 시켰는데 그런대로 먹을 만하기는 했지만, 남에게 권할 만큼의 맛은 아니었다.

 

성삼재로 가는 버스 

 

 

구례터미널 주변에 주차할 공간은 많았다. 그렇다면 승용차를 타고 구례까지 온 다음 이곳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노고단, 피아골, 쌍계사, 의신 마을 등을 기점이나 종점으로 하는 산행을 하면 좋을 것같았다.

화엄사를 거쳐 천은사를 지나가는데 버스를 세우고 ‘문화재 관람료’를 거두어 간다. 문화재가 있는 천은사는 지붕도 보이지 않건만, 천은사 소유의 땅을 지나간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이런 짓을 하고 있다. 부처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심신을 수양하여야 할 불자들이 벌이는 이런 짓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석가모니 부처라면 이렇게 했을까. 기분 나쁜 마음으로 ‘통행세’ 1,600원을 주었다.

 

 

 성삼재. 노선 버스 뒤로 라후마 매장이 보인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

 

 중간에 지름길로 안내하는 나무 계단이 있고, 다시 도로에 올라서자마자 오른쪽으로 지름길이 이어진다.

 

 노고단 대피소.

 

 

8시 55분에 성삼재에 도착하니 차가운 바람이 주차장을 휩쓸고 있다. 성삼재는 속세화 되어 있었다. 식당이 있고, 심지어 ‘라후마’라는 장비점까지 들어와 있다. 서둘러 채비를 하고 9시 정각에 노고단으로 향한다.

40분 만에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니 땀이 비 오듯 흐른다. 노고단 일대에는 이미 여름의 강열한 햇볕이 점령군처럼 진주하고 있다. 취사장 옆 그늘에서 숨을 돌리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노고단 고개로 향한다. 노고단 고개에 오르니 반야봉이 우뚝 서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은 목재를 이용하여 길을 만들어 놓았다. 입구에 노고단 입장을 제한하는 안내판이 서 있다. 09시부터 15시 30분까지만 입장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통제주의 정책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본 종석대

 

 노고단 고개에서 노고단 정상으로 오르는 길

 

 노고단을 오르면서 본 반야봉

 

 노고단 고개

 

노고단 정상에서의 조망은 노고단 고개와 별 다른 것이 없었다. 그 동안 올라보지 못한 곳이었다는 점 이외에는 강력히 통제를 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파괴된 생태계를 회복시키겠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목재로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오르내리는 것까지 통제해야 하는가.

다시 노고단 고개로 내려오는데 공단 직원 둘이서 주변의 야생화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덕분에 궁금했던 몇 가지 꽃 이름을 알게 되었다.

 

 

 둥근 이질풀

 

 원추리

 

 노고단 정상

 

 노고단 정상

 

10시 30분 노고단 고개에서 임걸령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선다. 사실 지리산 종주를 한다고 하지만, 성삼재부터 돼지평전까지는 엄밀히 말하면 마루금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성삼재에서 종석대, 노고단, 문수대로 이어지는 능선을 통제구역이라서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물론 나는 마루금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상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산 속에 묻혀 산과 하나가 되어 걷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왕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출입을 막고 있는 안내판. 이런 곳에 자꾸 눈이 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폼나게 서 있는 왕시루봉. 꽤나 눈길을 잡아 당긴다.

 

 돼지 평전을 지나며

 

피아골 삼거리. 가을에 피아골에서 올라왔던 기억이 있다. 

 

하여튼 문수대로 이어지는 산 사면을 따라 걷는다. 돼지평전에 왕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출입금지 안내판이 서 있다. 힘차게 뻗어 나간 왕시루봉 능선이 발걸음을 당긴다. 불쑥 금단의 선을 넘고 싶은 충동을 앞을 가린다. 그 만큼 왕시루봉 능선은 아름다웠다.

굴곡이 없는 길을 따라 헬기장을 세 번 지나 피아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노고단 고개에서 50분이 걸렸다. 단풍철이라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지만 오늘은 고요만 쌓여 있을 뿐 텅 비어 있다.

 

 

임걸령 샘. 시원한 물이 쏟아져 나온다. 

 

 노루목의 이정표

 

 반야봉 오름길

 

 

 

반야봉 오르면서 본 나무 

 

다시 10여분 걸으니 시원한 샘물이 있는 임걸령이다. 맑은 물을 실컷 마시고, 이어지는 오르막을 따라 10여분 오르니 길이 부드러워진다. 이 지점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땀이 식으니 차가운 바람이 밀려든다.

1432봉을 넘는 것 같지도 않게 넘어 30분 만에 노루목에 도착한다. 몇몇 사람들이 그늘 속에서 쉬고 있다. 아내는 물어 볼 것도 없이 반야봉으로 오른다. 아내를 앞세우고 오르면서 중봉을 거쳐 묘향대와 이끼폭포로 내려갈 것이지 말 것인지 고민을 한다.

30분 넘게 오르는 길은 참으로 덥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는데 숨이 막힌다. 그러나 간간이 내다보이는 노고단과 왕시루봉 능선을 보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이런 것이야말로 여름산행의 참맛이 아닌가.

 

 반야봉 정상

 

 중봉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막고 있는 금줄

 

 

반야봉 정상은 햇볕의 놀이터였다.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없다. 그래도 노고단부터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면서 나무 가지 사이로 드러나는 천왕봉을 바라보면서 10여 분을 보낸다. 중봉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출입을 금하는 표지와 가로줄을 매 놓았다.

진주에서 온 산악회원들이 금줄을 넘는다. 불길처럼 끓어오르는 마음을 억누르고 삼도봉으로 내려간다. 삼도봉으로 내려서다가 노루목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곳에 무덤이 하나 있다. 소위 소금쟁이 무덤이라고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난 희미한 길은 묘향대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용수골을 거쳐 피아골 산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물론 두 곳 모두 통행요금이 50만원이다. 삼도봉에는 그늘을 찾아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2007년에 종주를 할 때 아침 식사를 한 곳에 앉아 간식을 먹는다. 토끼봉과 목통골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이다. 어떤 사람은 바닥에 담요를 덮고 누워 있다. 파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는 잠자리 떼가 참으로 곱다.

 

 

 소금쟁이 무덤

 

 삼도봉 정상

 

 삼도봉에서 본 토끼봉 능선. 뒤로 천왕봉이 보인다

 

 삼도봉에서 본 목통골

 

 화개재로 이어지는 계단. 556개로 7분이 걸렸다.

 

화개재. 

 

 

 뱀사골 대피소

 

언제까지고 앉아 있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화개재로 내려선다. 이내 나무 계단을 만난다. 약 7분 동안을 내려가야 하는 길이다. 초등학생 쯤 되어 보이는 아이는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에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 내려간다.

15분 만에 화개재에 도착하여 왼쪽으로 내려선다. 전에 뱀사골 산장이 있던 곳은 긴급 대피소로 변해 있었다. 번호키가 설치되어 있고 긴급시 연락할 전화번호가 써 있다. 맑고 시원한 샘물은 여전히 솟구치고 있다. 물을 한 바가지 들이키고 내려간다.

유유교 조금 못 미친 지점에서 왼쪽 골짜기와 합수하는 곳에 세워진 ‘탐방로 아님’이라는 팻말을 눈여겨 보면서 뱀사골의 정취를 담아가며 내려온다. 역시 제승대 직전(반선에서 오른다면 제승교를 막 지나서)에서 다시 왼쪽에서 내려오는 계곡과 만나는 지점에 설치해 놓은 ‘탐방로 아님’이라는 팻말과 금줄에 자꾸 눈이 가는 것은 이끼폭포와 묘향대에 아직도 미련이 남은 탓일까.

 

 

 뱀사골 계곡

 

 

 

  

 

 

 

15시 48분에 제승대를 지난다. 제승대 계곡으로 떨어지는 햇살이 가을처럼 말갛다. 힘차게 흘러가고 있는 계곡물에 세속의 모든 것을 다 흘려 보낸다.

몇 번씩 계곡물을 건너면서 하산하여 16시 52분 와운교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는 도로를 따르지 않고 계곡을 따라 가설해 놓은 산책로를 따른다. 7분 정도 걸었을 때 커다란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석실이다. 빨치산들이 기관지나 신문들을 간행한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도로로 나와서 걷는다. 중간에 양말을 벗고 계류에 발을 담그기도 하였지만 발바닥에 약간의 뜨거움을 느낀다.

 

 

 석실.

 

 석실 옆에 세워 놓은 안내판

 

 탐방안내소

 

 뱀사골 상가. 뱀사골에서 성삼재까지 택배를 해준다는 일출식당이 보인다.

 

17시 15분 반선교를 건너는데 길 가에 꼬리를 물고 주차를 해 놓았다. 버스 터미널이 있는 남원식당까지 내려와 보니 17시 05분 버스는 이미 떠나 버렸고, 막차가 18시 25분에 있다고 한다. 마침 남원 택시가 있어서 물어보니 3만 원을 달라고 한다. 남원까지 버스요금은 4,600 원인데 너무 비싸다. 산채비빔밥으로 저녁을 먹고 막차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9시가 되었다.

 

 

                 2009. 08.15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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