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덕유산 1,614m (전북 무주)
1. 일시 : 2009년 08월 02일(일)
2. 동행 : 촌장
3. 산행코스 : 삼공리 주차장(07:50)-인월담(08:10)-백련사(09:05)-오수자굴(10:05)-중봉(10:55 10분 휴식)-향적봉 대피소(11:30-12:20 점심)-향적봉(1,614m 12:25-35 조망)-설천봉 (12:40)-칠봉(1,307m 헬기장 13:26)-철계단(13:48)-칠봉약수(13:57)-인월담(14:36)- 삼공리 주차장(15:00)
4. 산행시간 : 7시간 10분
5. 산행지도
6. 산행 수첩
1) 오수자굴로 가는 길
<사진 1>
<사진 2>
<사진 3>
백련사 입구에서 계단을 오르지 말고 직진하면(사진 1)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사진2)으로 철망 울타리(사진3)가 있고, 문이 열려 있다.
2) 칠봉으로 가는 길
<사진 1>
<사진 2>
<사진 3>
<사진 4>
향적봉에서 콘도라가 운행되고 있는 설천봉을 내려다 보면 하얀 지붕의 건물(사진1)이 보이는데 그곳은 리프트 정류장이다. 지붕에 멜로디라고 써 있다. 그곳에서 이어지는 리프트를 따라 난 슬로프 방향을 보면 칠봉 능선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사진2) 슬로프를 따라 이어지는 철망 울타리(사진3)를 따라 직진하면 된다. 중간에 임도인지 슬로프인지 구분이 안 되기도 하지만 무조건 직진하여 가면 임도가 왼쪽으로 90도 꺾여 가는 곳(사진 4)에 이른다. 이곳에서 왼쪽을 보면 무주리조트 건물이 내려다 보인다. 오른쪽 철망이 끝난 곳에 석축이 쌓여 있는데 바로 석축 뒤로 칠봉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다.
안개가 끼어서 칠봉 능선이 보이지 않는다 해도 <사진 2>의 리프트 방향으로 내려가 임도가 있건 말건 오른쪽에 있는 철망을 따라 20여분 동안 무조건 직진을 하면 <사진 4>의 곳에 이르게 된다.
7. 산행기
6시에 상산고 앞으로 나가니 촌장형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다. 해장국을 먹으로 가자고 하니 이미 밥을 먹고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만 먹지 않은 것이 아닌가. 가다가 김밥을 사먹으려고 했으나 무주에 갈 때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삼공리 버스 터미널에 주차를 하고 전주 일미식당이라는 곳에 콩나물국밥을 시켜 10분 만에 먹어 치운다.
탐방지원센터 부근 길가에 달아 놓은 시화.
이곳에서 우측에 있는 다리를 건너면 칠봉으로 오르는 길이 열려 있다. 그러나 겨울에는 스키장을 통과해야 하므로 안전상 출입을 금하는 것이 좋다.
7시 50분에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하여 백련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걷는다. 오토 야영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야영을 하고 있고, 자리가 부족한 탓인지 길가의 공간에도 텐트를 치고 있다. 물이 좋기 때문에 야영하는 기분도 좋을 것이다. 도로변에는 시화를 걸어 놓아 눈길을 끌기도 한다. 20분 만에 인월담에 이른다. 여기에서 인월교를 건너면 칠봉으로 오르는 들머리이다.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오수자굴쪽으로 올라 칠봉으로 내려오자고 결정했다. 오수자굴로 하산할 경우 백련사에서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5.5km의 도로를 걷는 지겨움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촌장형의 발걸음이 무척 빠르다. 촌장형은 제일산악회와 더불어 백두대간 산행을 하고 있는데 언제나 선두에서 내달린다고 한다. 천천히 가자고 제지를 하며 걸음을 늦추어 보지만, 이내 빠른 걸음이다.
구천동 계곡의 유일한 폭포인 구천폭포
구천폭포 부근에 시의 향기가 있는 쉼터라고 꾸며 놓았다. 두 편의 시를 걸어 놓고 벤치를 놓았는데 두 편의 시 중 한 편은 ‘정희성’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라는 시이다. 과연 구천폭포에 이 시가 어울리는 시일까. 이런 곳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가슴 터지는 삶의 아픔을 노래한 시가 어울릴 법이나 하단 말인가. 가슴 터질 일이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 우리가 저와 같아서 /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 샛강바닥 썩은 물에 /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구천폭포를 지나고 55분 만에 백련사에 도착하였다. 매월당 부도전을 보면서 매월당의 문학작품을 생각해 보는데 백련사의 일주문이 날아오를 듯하다.
백련암 터
백련사 일주문
매월당 설흔 스님의 부도전.
백련사로 오르는 계단
오수자굴로 이어지는 들머리는 철조망이 줄어 있었으나 출입문이 열려 있다. 계곡을 왼쪽에 두고 이어지는 길을 따르는데 상쾌한 기운이 한꺼번에 밀려 든다. 이런 길을 느릿하게 걸으면서 길은 사색에 잠겨보는 홀로 산행도 의의가 있을 것 같다는 생
각을 하다가도 집에 있는 아내 생각이 난다. 무릎이 아프지 않았다면 오늘 산행에 참여했을 것이다. 언제 가을쯤에 다시 한 번 이 길을 따라 걸어 보아야겠다.
오수자굴로 오르는 길. 촌장 형의 빠른 걸음에 죽을 지경이었다.
오수자굴 안에서
오수자굴의 모습. 이곳에서 백두대간 지봉쪽 능선이 살짝 보였다.
오수자굴까지 한 시간을 걸었는데 신선의 세계처럼 느껴진다. 그 동안 낮고 작은 산들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크고 깊은 산에 들어오니 그 기분을 말로 할 수 없다.
오수자굴은 오수자라는 스님이 득도했다고 하는데 교실 한 칸 정도의 넓이는 되어 보였다. 바닥이 평평하기는 하지만 습한 기운이 많아 비박하기는 좋지 않을 것 같다. 나무 계단을 시작으로 중봉까지 제법 경사가 있는 길을 오른다. 왼쪽으로 간간이 백암봉에서 빼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가 보이기도 하지만 조망은 없다.
50분 만에 중봉에 오른다. 장쾌한 조망을 기대했건만 잔뜩 끼어 있는 구름으로 인해 실망이 크다. 겨우 송계 삼거리인 백암봉이 살짝 보이고 향적봉도 구름에 가린다.
중봉에서 향적봉으로 가는 길은 야생화 천국이다. 이름도 모르는 꽃들의 군무(群舞)에 사진기를 들이대느라고 걸음이 느리다. 기대했던 원추리는 이미 다 져버렸으나, 이름 모를 꽃들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35분을 소비하면서 향적봉 대피소에 도착하여 야외 식탕에 앉아 느긋하게 점심을 먹는다. 삼공리에서 사온 막걸리도 나눠 마신다. 촌장형이 석 잔, 나는 두 잔. 50분 동안 점심을 마치고 향적봉으로 오르는데 햇빛이 쨍쨍하다. 100여 미터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는데 죽을 맛이다. 두 잔이나 마셔버린 막걸리 탓이다.
오자수굴 아래 계곡을 바라보고 있는 촌장 형. 요리의 일인자이고,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산에 같이 들어가면 배울 것이 많다.
중봉 직전 전망대에서 본 중봉
안개에 싸인 백암봉
오수자굴에서 올라오는 봉우리.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부드럽다.
촌장 형 뒤를 따라오다가 죽을 뻔하였다.
향적봉(1,614m)은 한 마디로 속세였다. 리조트에서 콘돌라를 타고 올라온 피서객들이다. 슬리퍼, 하이힐을 신고 온 사람들도 부지기 수이다. 정상석은 그 사람들이 붙들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발아래로 덕곡지가 내려다 보인다. 그곳으로 내려가는 길도 추천할만한 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들머리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
하산할 칠봉 능선을 조망해 보니 길이 분명하다. 칠봉 들머리를 걱정했는데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서둘러 설천봉으로 가는데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부모들의 손을 잡고 올라오는 어린 아이들이 많아서 길이 막힐 정도다. 설천봉에 내려서자마자 멜로디 하우스에서 이어지는 리프트 밑으로 이어지는 슬로프를 따라 내려간다. 부부간으로 보이는 7-8명도 슬로프로 들어선다. 슬로프를 따라 리조트로 하산하려는 사람들이다.
향적봉 대피소. 야외 식탁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
향적봉. 콘돌라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향적봉에서 본 설천봉. 하얀 색 건물에서 이어지를 슬로프를 따라 가야 칠봉으로 간다.
슬로프를 따라 내려가는데 비포장 도로가 나온다. 사실은 도로가 아니가 슬로프이다. 그러나 무시하고 무조건 직진하여 20여 분을 걸으니 슬로프(비포장 도로)가 왼쪽으로 꺾이는 지점이 나온다. 직진 방향은 숲으로 이어진다. 왼쪽 아래로 리조트 건물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철망이 끊어진 곳에 석축이 쌓여 있다. 바로 석축 뒤로 칠봉으로 이어지는 길이 열려 있다.
이곳부터 칠봉 정상까지는 산죽이 우거져 있고 사람 통행이 적어 수풀을 헤치고 걸어야 하므로 반드시 긴팔과 긴바지를 입어야 한다. 반바지 차림을 하고 나서면서 겨울용 스패츠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스패츠를 착용하고 걷는다. 밋밋한 오르막을 20여분 걸어 오르는데 나뭇그늘이 강한 햇살을 막아주기는 하지만 땀이 비오듯 흐른다.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칠봉.
석축 뒤로 칠봉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다.
칠봉으로 가는 길. 잡풀로 인해 반드시 긴바지 긴팔을 착용해야 한다.
칠봉 정상에서 꽃을 찍고 있는 촌장 형
칠봉 정상은 헬기장인데 아무런 표지도 없다. 햇살을 피해 100여 미터 내려가니 왼쪽으로 갈림길이 있고, ‘등산로 아님’이라는 팻말이 서 있다. 사람의 통행 흔적이 뚜렷한 것으로 보아 아마 리조트로 내려가는 길인 모양이다.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한다.
옛날의 안내판. 이런 안내판은 칠연계곡 옛길에도 남아 있다.
이런 사다리를 내려가면 칠봉 약수이다.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을 조심해서 걷는데 아주 옛날식 이정표가 있다. 아마 80년대쯤 보던 것인 것 같다. 경사가 급해 내려가는 것이 여간 힘드는 것이 아니다. 만약에 비라도 온다고 하면 내려가는 길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무릎이 아플 정도로 20여 분 내려서니 철사다리가 나온다. 만약에 철사다리가 없었다면 고생 좀 해야 할 것 같다. 10여 분을 내려오니 바위틈에서 제법 큰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칠봉 약수이다. 누군가 바가지도 준비해 두었다. 옆에는 피부병에 효험이 있으며 만병통치의 효과가 있다는 안내판이 있다.
먼저 내려가서 한 바가지를 마시고 나에게 한 바가지를 퍼서 내미는 촌장 형에게 한 바가지 마시면 3년 젊어진다고 말하니 석 잔만 마시자고 한다.
칠봉 약수를 지나면서 길은 거짓말같이 부드러워진다. 아무런 조망도 없고 특징도 없는 길을 따라 30여 분 내려오니 제법 물소리가 들리면서 작은 계류와 나란히 걷는다. 계류를 건너는 지점에 웅덩이가 있기에 촌장 형에게 알탕을 제의했더니 조금 내려가서 인월담에서 하잖다. 그곳은 상수원 보호를 위해 츨입을 금하고 있는 곳인지라 안 된다고 했는데도 막무가네다.
칠봉 코스 날머리인 인월담의 카메라
구천동 수호비.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으로 북한군들이 덕유산으로 숨어들어 이를 토벌한 전적비이다.
구천동아영장 계곡에 몰린 사람들
식당에 피어 있는 곰취
40분 만에 아침에 지나갔던 인월담을 가로지르는 인월교에 도착했다. 몇 사람이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다. 손을 씻으면서 보니 인월교에 카메라가 달려 있다. 오직했으면 카메라까지 달았을까 싶기도 했지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삼공리 시설지구의 식수임을 감안하면 우리 모두 주의해야겠지만 어딘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사람으로 넘쳐난다. 아침에 오를 때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시설지구에 캠프를 차리고 백련사에 다녀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인파에 묻혀 15분 만에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탐방센터를 지나면서부터는 도로 양쪽에도 모두 주차를 하였다. 차량을 회수하여 나오는데 주차비 5,000원을 받는다.
덕유산은 큰 산인지라 그늘이 좋아 산행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칠봉을 먼저 올라 오수자굴로 내려오면서 계곡에서 알탕이나 한 번 하고 도로를 따라 느릿하게 내려오는 산행도 좋을 것 같다.
2009.08.02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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