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제 393 차 진안 내동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6. 12. 12. 10:38

제 393 차 진안 내동산 산행기

1. 일자 : 2016년 12월 10일 토요일

2. 동행 : 산정산우회 5명

3. 코스 : 계남교(08:34) - 능선(09:00) - 855봉(계남마을/방화마을 이정표10:23) - 내동산 정상(887m 10:40 - 11:10) - 855봉(11:22) - 방화마을/구수보 갈림길(11:52) - 방화마을(12:30) - 계남교(13:00)

4. 시간 : 4시간 26분

5. 지도

 

 

 

 

 

6. 산행수첩

* 들머리는 마령면 계남 마을 입구에 있는 계남교이다. 계남교에는 승용차 10여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또한 산행 안내판과 이정표도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시멘트길을 따라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산길로 들어서게 된다. 갈림길도 거의 없지만 갈림마다 이정표가 있으므로 산행에 어려움은 없다.

* 하산길은 정상에서 통신 철탑이 있는 855봉으로 돌아와 방화마을 방향으로 하산하면 된다. 윤기마을로 하산하는 길은 이정표가 없으나 구수보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있다.

* 윤기마을 하산지점은 855봉을 지나 첫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정상에서 855봉 방향을 바라보면 윤기마을로 내려서는 능선이 보이므로 하산지점을 찾는 것은 어려움이 없다.

* 방화마을에서 계남교까지는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하다.

 

 

7 산길을 걸으며

 

바람 불어 추운 날

내동산으로 간다.

추위에 몸을 웅크리기엔

내동산이 내어 놓는

최고의 조망이 그리운 까닭이다.

 

300명 국회의원이 참여하여

찬성 234, 반대 56, 불참 1, 기권 2, 무효 7의 결과로

찬성율 78%(국민 여론 81%)을 기록했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여파가 넘실대던 날

내동산 꼭대기에 앉아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바라고 싶었던가.

 

한 사람의 지도자가

잘못했을 때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그 여자를

한때 우리는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눈물 흘렸고,

마음 아파했고,

밤마다 촛불을 들었다.

 

내동산은

차가운 겨울 바람만 품어 안은 채

아무 말도 없이

우리를 받아 주었다.

능선을 따라 몸을 일으키는 바람줄기 떼.

옷깃을 여며야 했고

몸을 움추려야 했건만

내동산의 바람은

무엇인가

단단히 화가 난 얼굴이었다.

 

 

여자도 한 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고,

부모가 횡래지액을 당한 것이 불쌍하다고,

혼자사니까 부정부패도 없을 것이라고

잘못 판단한 사람들이

붓뚜껑을 눌러 주었는데

토론회에서 보여 주었던 그 놀라운 비논리와

헛웃음마저 감돌게 했던

수준 떨어지는 답변들

그것이 본래의 모습이었던가

 

내동산 꼭대기는

대여섯 명이 둘러 앉기에도 좁긴하지만

일망무제로 터지는 조망은

가히 천하 제일이다.

내가 올라간 산꼭대기에서는

정선의 민둥산이나,

장수의 덕유산이 어깨를 겯고 틀 수 있지 않을까

사방으로

달려나가는 시선을 붙잡아 두기에는

내동산의 조망은

천하 일품이다.

올라가 앉아 볼 일이다.

앉아서

사방을 바라볼 일이다.

그 꼭대기에서

세상의 혼탁함을

세속의 추악한 군상(群像)을

우리는 좀 들여다 보아야 한다.

 

국민들은 .

700 만 개의 촛불을 들어

분노했고 허탈해했다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

탄핵을 말했고

퇴진을 외쳤다.

그리고

12월 9일

국회는 탄핵을 의결했다.

 

내동산의 바람은,

그 차가운 바람은

햇살을 이기지 못했다.

겨울이지만

그래서 조금은 무뎌졌지만

햇살은 살아 있었다.

등허리에 내려 앉아 따스함을 주었고,

우리의 그늘진 얼굴을

아늑하게 감싸 주었다.

바람이 햇살을 이기지 못하듯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언제쯤인가

어디쯤인가

빛은 다가올 것이고

어둠을 짓이겨버릴 거대한 힘은 태동하고 있을 것이다.

 

 

 

 

산행 들머리인 계남교. 주차공간이 있다.

 

계남교 옆 들머리에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뒤돌아본 마이산

왼쪽의 뾰족한 봉우리는 광대봉,

 

처음 산길은 넓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능선에 올라서니 이정표가 있고 이곳에서 좌측으로 올라간다.

 

능선 갈림길. 이정표가 있고, 의자도 있다.

 

 

855봉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정상에서 되돌아와 방화마을 방향으로 하산한다.

 

정상에 있는 이정표. 이곳에서 음수동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도 있는데 표시되지 않았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최고이다.

지리산 능선

 

호남정맥을 이루고 있는 덕태산(좌)과 선각산(우)

 

호남의 알프스라는 연석산, 운장산 라인

 

855봉과 마이산

 

모악산

당겨본 마이산

 

산정산우회. 모두 7명인데 오늘 2명이 못올라왔다. 산행 경력이 대단한 분들로 나는 족탈불급이다.

 

대운치로 이어지는 능선

 

대운치 넘어 고덕산

 

무등산 방향

 

정상을 감싸고 있는 햇살

밀려오는 바람을 거뜬히 날려 부었다.

역시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정상석은 쓰러져 있었다.

 

하산하고 있는 산우회원들

뒤에 보이는 두번째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윤기마을로 하산하는 길이다.

 

855봉에 있는 철탑

 

돌아본 내동산

 

뒤돌아본 855봉. 왼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윤기마을로 하산하는 길이다. 되돌아 봤기 때문에 왼쪽 방향이다

 

방화마을과 구수보 갈림길의 이정표

 

방화마을과 구수보 갈림길의 이정표

 

방화마을로 하산하는 길

 

 

방화마을

 

방화마을 날머리의 이정표

 

방화마을 날머리의 산행 안내판

 

<사진 1> 방화마을을 들머리로 할 때에는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가야 한다.

 

 

<사진2>진안 고원길 안내 표지.

내년 봄부터 진안 고원길 14코스를 걸을 예정이다.

 

방화마을 회관.

방화마을을 들머리로 할 때에는 이 마을 회관 왼쪽길을 따라 직진하면 <사진2>에 있는 진안 고원길 표지를 지나 <사진1>의 잘 지어진 주택 앞에 이르게 되고 우측으로 돌아가면 들머리가 열려 있다.

 

방화마을 입구.

길 건너편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방화마을 들머리는 이곳에서 직진하면 마을회관을 지나 <사진1>의 주택을 만나고 우측으로 돌아가면 들머리가 있다.

 

방화마을에서 계남마을 계남교로 가는 길

 

이이들이 길바닥에 전시물을 선보이고 있다.

 

 

사각형에 여러가지 감정을 가진 얼굴을 표현해 놓은 창작물

 

 

 

 

공동체 박물관인 계남 정미소.

이곳에서 진안군 관내의 어린이들을 모아 꿈나라 토요문화학교를 열고 그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시골 아이들은 이렇게 공동체 활동을 배우고, 자신들의 창의력을 길러가고 있다.

여러분들의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같이 호흡하고 부대끼며 가르치고 있었다. 오늘이 마지막날이고 그래서 결과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결과물인 엽서를 팔고 있었다. 한 묶음 열장에 1,000원이라는데 도대체 손님이 없다. 어린이들의 정성을 치하하는 마음으로 우리 5명이 한 묶음씩 사줬다. 자신들의 여행이 궁금하지 않냐고 포스터에 써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엽서를 보니 자신들의 사진에 나라이름을 표시해 놓았는데 활동의 내용을 모르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계남교 부근 담벼락에는 벌써 개나리가 피어 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오늘의 우리나라 사람들이나 개나리나 같은 모양이다.

 

 

2016년 12월 10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