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제 341 차 완주 서방산/종남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4. 11. 29. 19:26

제 341 차 완주 서방산/종남산 산행기

1. 일자 : 2014년 11월 29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봉서재 주차장(09:50) - 봉서재(09:56) - 밀양박씨묘(10:05) - 전망대(10:28) - 오봉산/서방산/주차장 갈림길(10:47) - 서방산(611.7m 11:00) - 남은재(11:35)  -  종남산/서방산/주차장 갈림길(11:52) - 종남산(608m 11;55 - 12:15) - 종남산/서방산/주차장 갈림길(12:18) - 405봉 (구억마을/주차장/종남산 갈림길 12:55 - 13:15) - 봉서재 주차장(13:30)

4. 시간 : 3시간 40분

5. 지도

 

 

6. 산행수첩

   1) 들머리

       들머리에는 승용차 20여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고 화장실과 등산 안내도가 있다. 종남산으로 오르는 들머리는 산행 안내도 옆에서 시작한다. 서방산으로 오르는 길은 봉서재로 이어지는 왼쪽길을 따르면 된다. 가운데 길은 봉서사로 오르는 길이다. 

       밀양박씨 재각인 봉서재에서는 건물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아무런 표지가 없으나 잘 나 있는 길을 따라 오르면 밀양박씨 묘역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게 된다.

    2) 갈림길

        갈림길마다 이정표가 있어서 산행에 어려움이 없다.  봉서재 주차장에서 서방산을 먼저 오르던 종남산을 먼저 오르던 가파른 구간을 걸어야 한다. 서방산 방향은 박씨 묘역에서 오봉산 갈림길까지, 종남산 방향은 주차장에서 405봉까지가 가파르다. 그러나 405봉에서 주차장까지 내려서는 가파른 길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무릎의 부담을 생각하여 서방산을 먼저 오른 다음 종남산을 거쳐 내려서는게 좋을 것 같다. 

 

7. 산길을 걸으며

   참 오랜만에 산으로 들어선다.

   아내가 감기에 걸려서 못가고

   느닷없이 김장한다고 못가고

   그 사이에 가을은 낮은 산에서까지 몸을 감추어 버렸다.

   산길에 햇살이 내려 앉아도

   가을이 떠난 산길에는 

   어느 정도의 쓸쓸함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가을이 자신이 부려 놓은 시간들을 다 거두어간,

   그래서 허전한 산길에서

   벌써 겨울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려 한다. 

 

   아직 마음에는

   가을 이야기가 가득한데

   우리는 산길을 덧칠하는 겨울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만큼 산에 들지 못했던 것이다.

   산으로 걸음을 못해도

   마음으로 산을 오를 수 있다고 했던가.

   산은 산으로 들어서야 맛이난다.

   산길을 걸어

   산을 이야기해야 하고

   산길을 걸어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의 살결을 느껴봐야 한다.

  

   서방산 너른 헬기장에서

   겨울은 잔뜩 몸을 움추리고

   햇살을 받아내어 봄을 마중한다.

   그리하여 몇 송이

   진달래와 철쭉을 피워내고는

   겨울은

   서방산 너른 꼭대기에서 머쓱해 한다.

  

   서방산은

   그렇게 너른 곡대기를 이고 있는 서방산은

   후덕하고 마음씨 좋은 시골 아저씨와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대구의 비슬산이나 창녕의 화왕산, 장수의 장안산, 정선의 가리왕산은

   시골 아저씨와 같은 느낌이라면

   종남산이나 충주의 월악산이나, 춘천의 삼악산,  가평의 화악산, 청송의 주왕산, 영월의 태화산은

   그 좁디 좁은 꼭대기로 인해

   되종고라진 시어머니같이 메마른 느낌이다.

   사람마다 마음이 다르듯

   산의 꼭대기도 산마다 다르다고는 하지만

   오늘 서방산에서

   후덕한 어머니의 품에 안긴다.

   산은

   계절 앞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지만

   그런 산에 안겨들어온 나는

   내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을 가지려는 욕심뿐이다.

   그렇게 산에서 만나는 시간은

   늘상 내 욕심만 드러내어 줄 뿐이다.

 

   종남산으로 걷는 걸음은

   산등성이를 따라 걸어야 하지만

   마음은 하늘을 걷고 있다.

   등에 땀을 질퍽하게 흘리며

   힘든 걸음을 내딛어

   가파른 산길을 이어가도

   산에서는 언제나

   하늘을 걷는다.

   하늘을 휘감고 있는 구름을 걷는다.

   그래서

   산을 걸으면

   또 다른 산행을 그린다.

 

 

봉서재 앞 주차장.

 

주차장의 화장실이 멋진 이름을 달고 있다.

 

주차장에서 왼쪽 봉서재 방향이 서방산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봉서사로 오르는 길이다. 사진 오른쪽 주차장에서 405봉을 거쳐 종남산으로 오르는 길이 이어진다.

 

주차장에 세워진 이정표

 

봉서재 앞에서 성급하게 얼굴을 내민 철쭉

 

밀양박씨 문중의 재각인 봉서재. 저 게단을 올라 봉서재 오른쪽을 서방산으로 오르는 길이 열린다.

 

경운기가 가리키는 방향이 서방산으로 오르는 들머리이다. 아무런 표지도 없지만 길을 따르면 된다.

 

봉서재에서 10여분 오르면 만나는 박씨묘역. 이곳까지는 길이 아주 널직하게 이어진다. 그러나 이곳부터는 길은 제법 가팔라진다.

 

밀양박씨 묘역에서 20여분 오르면 만나는 전망대. 전주시와 봉동읍 일대가 잘 내려다 보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간중제

 

서방산에서 뻗어나간 오봉산. 산 아래 파란지붕은 하이트 맥주 공장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산행 출발점 주차장. 밭같이 보이는 곳은 현대자동차 주말농장이다.

 

서방산으로 오르는 길.

 

오봉산/서방산/ 주차장 갈림길의 이정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서방산

 

멀리 바라보이는 종남산

 

서방산 정상은 헬기장은 안고 있어서 후덕하고 넉넉한 느낌이 든다.

 

서방산에서 오도재를 지나 서레봉 삼거리에서 위봉산성으로 갈 수도 있고, 안수산을 거쳐 고산 휴양림으로 내려설 수도 있으며, 동성산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걸을 수도 있다.

 

서방산 정상

 

손에 잡힐 듯한 서레봉

 

서방산 정상 헬기장을 막 건너면 봉서사로 내려서는 길이 있는데 길이 희미하고 가파르게 이어진다. 서방산에서 봉서사로 내려가려고 한다면 이 길보다는 종남산 방향으로 가다가 남은재에서 내려서는게 좋다.

 

 

종남산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햇살. 감미로웠다.

 

종남산으로 가다가 바라본 운장산. 이곳에서 바라보는 운장산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문득 운장산 전망대인 연석산에 오르고 싶어졌다.

 

남은재의 이정표

 

 

오늘 산길에서 만난 햇살은 말갛고 포근했다.

 

종남산 직전에서 봉서재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의 이정표. 종남산에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주차장으로 하산해야 한다.

 

종남산 정상에서 바라본 운장산. 종남산 - 서방산 - 위봉산 - 귀뚫봉 - 원등산 - 연석산 - 운장산 -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밤새워 걷는 사람들도 많다.

 

종남산 정상

 

오늘은 하늘이 참 맑다. 내일은 비가 내리고 다음주에는 거센 추위가 몰려 오고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고 한다.

 

봉서재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는 405봉의 모습

 

405봉 직전에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있으나 무시하고 걸으면 405봉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봄을 그리고 있었을까. 진달래는 누구를 그리워하고 있을까.

 

 

405봉과 이정표. 이곳에서 봉서재 주차장으로 하산한다. 리본이 있는 방향은 종남산 방향이다.

 

오성산. 어느날 송광사에서 종남산으로 올라 서방산을 거쳐 오봉산가지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돌아온 봉서재 주차장.

 

내려온 날머리.

 

2014년 11월 29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