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8 차 마이산 산행기
1. 일자 : 2013년 12월 29일 일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남부주차장(13:00) - 비룡대(13:38) - 봉두봉(14:23) - 탑사(14:40) - 남부주차장(15:20)
4. 시간 : 2시간 20분
5. 지도
6. 산길을 걸으며
주차비 2,000원은 기꺼이 냈지만
문화재 관람료 3,000원은 왜 이렇게 손해보는 느낌일까.
진안군청 홈페이지에서
주차비 2,000원이고
입장료는 무료라고 해서 룰루랄라 가벼운 마음으로 갔었는데
보물 1266호라는 금당사 괘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매표소 지나자마자
산길로 들어선다.
고금당 갈림길에서 망설이던 아내는
비룡대로 바로 치고 오른다.
철계단을 올라
비룡대에서 장쾌한 조망을 즐긴다.
멀리서 광대봉이 우뚝 솟아 있고
마이산은 두 귀를 쫑긋 세우고
겨울을 이야기하고 있다.
봉두봉을 지나
탑사로 내려서는 길에
겨울 오후의 가느다란 햇살이
정겹다.
남부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비룡대는 손을 뻗으면 잡힐듯 가까웠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들어선다.
갈림길에서 비룡대 방향으로 간다.
어제 변산 관음봉 산행에 이은 산행인지라
오늘은 가까운 길로 오른다.
가파른 능선은
파아란 하늘을 품어
차가운 바람을 끌어 당겨
겨울을 이야기하고 있다.
비룡대 직전에 바라본 진안농공단지.
저기 어느 곳에
대한민국 전통주 품평회에서 3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은
진심 홍삼주를 만드는
태평주가가 있다.
부드럽고도 향이 좋은
진심 홍삼주!
이 겨울이 가기 전에
한번쯤 마셔볼 일이다.
진안이 키워낸 또 하나의 산
부귀산
호남정맥의 한 줄기를 이루고 있다.
비룡대가
오똑한 미인의 콧날처럼 솟아 있다.
마이산을 한 눈에
담아 볼 수 있는 명소이다.
비룡대에서 바라본 광대봉
맨 뒤에 오똑한 봉우리.
합미성이나 덕천교에서 올라
광대봉을 넘어
노란 지붕을 하고 있는 고금당을 지나
비룡대까지 걷는 길은
봄과 가을이 최고이다.
담록의 잎파리가 돋아날 즈음이나
단풍이 붉어 터져나는
가을 즈음에
좋은 사람과 도란거리며
걸어 볼 만한 길이다.
이 계단을 올라서야
비룡대이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이
무엇하나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예전에
이 계단이 없었을 때
이곳을 오르는 스릴이 좋았다.
마치 하늘로 날아 오를 듯한
비룡대 현판만큼이나
이곳에 오른 사람들의 마음도
하늘로 날아오른다.
두 귀를 쫑긋 세운
마이산만큼이나
땅을 박차고 솟아오른다.
비룡대에서 바라보는
마이산은
명불허전이다.
바람이 살랑거리는
늦은 봄날 오후에
이곳에 앉아서 있어보라.
마이산 자락에 파랗게 잎이 달릴 무렵
아무 생각없이
이곳 비룡대에 앉아 있어 보라.
문득
유년시절이라도 떠올린다면
마음 한 가득 피어나는
그리움을 볼 것이다.
진한 정겨움이 넘실대는
연보라빛 그리움을
만날 것이다.
호남정맥의 근육질 몸매를 바라보는 일은
어느 계절이어도 좋다.
삼형제봉 어디쯤에
그리움 하나 묻어 놓고
산밖 세상을 바라보자.
오래된 친구라도 떠올린다면
울컥 솟아오르는
지난 시간의 아름다운 이야기라도 건져 올릴지도 모를 일이다.
비룡대에서 100명산 인증 사진 하나 찍고 가실게요.
북부주차장으로 가는 갈림길.
아무런 표지가 없는
묘지가 2개 이어지는 길은
호남정맥이다.
이정표를 세울 때 호남정맥이라고
표시좀 해 놓았으면 좋았을 걸.
북사면에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암마이산
이곳의 조망도 좋다.
황혼 무렵에 이곳에 앉아 있어 볼 일이다.
봉두봉은 헬기장이다
타포니 지형이라든가
움푹움푹 패인 모양이 특이하다.
주변의 봉우리들은
시멘트에 자갈을 비벼놓은 것 같은
참 독특한 바위를 안고 있다.
지구과학 공부의 좋은 교재일
마이산
숫마이산이 우뚝 솟아 보이는 탑사
바로 이 탑들로 인해
아래에 있는 천년고찰
금당사를 밀어내고
마이산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탑사.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탑사에서
겨울을 다듬고 있다.
탑사의 대웅전
대웅전을 보려는 사람들보다는
공들여 쌓아 놓은 탑에 끌려
많은 분들이 찾아 온다.
돌탑이
무엇인가 음양의 조화에 의해
세워졌다고 하는데
돌탑을 쌓으신
이갑룡이라는 분은
어떤 마음으로
이 탑들을 세웠을까.
세상을 구원하려는 마음이었을까
탑을 이루고 있는
돌멩이 만큼
많은 사랑으로 살아가라는 마음이었을까.
천지 음양의 조화를 기원했을까
양탑과 음탑을 세워 놓은 것은
이분접적 사고를 버리로
서로가 화합하고
어울어지라는 뜻이었을까
우뚝 세워놓은 돌탑을 바라보며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아랫돌을 딛고
위에 올려져 있는 돌
자신의 머리 위에
다른 돌을 올려 놓고 있는 돌
이것이야말로
세상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보듬어가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산을 내려간다.
산에서 얻은 생각을 몇 가닥 마음에 담고
산을 내려간다.
속한 세상에 몸담고
살다보면
또 다시
산이 그리워지는 것은
그만큼 내 마음이
통속한 까닭일까.
2013. 12. 29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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