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 271 차 도솔봉 산행기

힘날세상 2013. 10. 14. 23:19

제 271 차 도솔봉 산행기

 

1. 일자 : 2013년 10월 12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사동리 주차장(10:40) - 도솔봉/묘적령 갈림길(10:55 알바 1시간 20분 12:15) - 묘지(12:40 점심 40분) - 도솔봉

            (1,314m 14:20) - 묘적봉(1,148m 15:15) - 묘적령(15:42) - 임도 1(15:56) - 임도 2(16:29) - 도솔봉/묘적령 갈림길

            (16:37) - 사동리 주차(16:50) 

4. 시간 : 6시간 10분(알바 1시간 20분 포함)

5. 지도

 

                                                                                                                          국제신문 제작 자료 인용

 

6. 산행수첩

1) 들머리

   사동리 주차장은 대형 차량은 진입로가 좁아 진입이 불가능하다. 승용차는 대략 4-50대 정도 주차 가능하다. 또한 지도상 산불감시초소 부근에도 5-6대 정도 주차 가능하다. 또한 중간중간에도  주차 공간이 있다.

   야영장 앞에서 도로가 둘로 갈리는데 왼쪽길로 가야한다.

2) 도솔봉 등산로

    산불감시초소에서 도솔봉으로 오르는 길은 비법정등산로이다. 그곳에 가서야 그 사실을 알았고, 왠만하면 법정 산행로를 따라 산행하고 있는 만큼 몇 번을 망설이다가 불법 산행을 하고 말았다. 

3) 갈림길

    지도상 도솔봉 2.6km 이정표는 없다. 산불감시초소에서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 5분 정도 진행하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반드시 오른쪽으로 가야한다.  왼쪽으로 가면 길이 뚜렷하게 이어지지만 30여분 오르면 희미해지며 사라지고 만다. 오른쪽 길을 따라 가면 이내 계곡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계곡을 건너야 한다. 계곡 건너편에 축대를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곳을 오르면 능선을 따라 도솔봉에 이르기까지 가파르게 이어진다. 이곳에서 계곡을 건너지 않고 산기슭으로 들어서는 희미한 길이 있는데 이길을 따라갔다가 대형 알바를 하고 말았다.

    나머지 갈림길은 모두 국립공원답게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다.

 

 

7. 산길을 걸으며

단양에서 형제들 모임이 있어

가는 길에 백두대간 상에 솟아 있는 도솔봉을 찾았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4시간 넘게 달려 사동리 주차장에 도착하여

10시 4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도솔봉에는

차가운 가을 바람이 밀어 닥치는 도솔봉에는

참 눈시린 가을 하늘이 가득했고

그 파아란 하늘을 감돌아 내리는

바람의 끝은 참 청량한 음료였다.

어쩌다가 사람의 자취가 적은 능선을 따라 오르게 되었는데

산행내내 호젓함이 감돈다.

도솔봉 정상에서 죽령에서 올라온

단체 산행팀을 만난 것이 전부다.

언제나 산길을 걸으며 생각하는 것은

산길은 조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좀 천천히 걸으면서

세속에 찌든 마음을 씻어내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몇 개 봉우리를 오르고

몇 미터급 산에 올랐다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산행보다

의미있는 걸음이 아닐까.

 

어떠한 형태의 산행도 나름의 의미가 있기는 하겠지만

속도전 같은 산행이나

밤을 세워 산줄기를 따라 걷는 산행은 하고 싶지 않다.

지리산 종주를 내세우니까

지리산 왕복 종주로 맞서고

지리산 태극종주를 자랑하니

지리산 태극 왕복 종주가 나온다.

 

물론 혼자서 밤을 새우며

그 철저한 고독의 깊이로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으로 걸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고

그래서 그 가슴이 저리도록 철저한 고독을

자신의 내면에서 승화하는 산행이라면

아주 훌륭한 산행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을

남에게 알리고 보이고 싶어서 하는 산행이라면

그러한 산행은 안하고 싶다.

 

오늘도 산길을 걸으며

또 지금 이 산행기를 쓰며

과연 내가 이 블로그에 산행기를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어떤 마음으로 산을 걷는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생각해 본다.

나는 나의 산행 사실을 남에게 보이려는 것이 아닐까.

블랙야크 40명산을 오르면서

나는 정말 제대로 된 산행이 아니라고 몇 번씩 입술을 물었다.

40개의 산을 정해놓고

오직 정상에만 오르면 되는 산행.

40개의 산에 오르기 위해

울산의 신불산과 고창의 선운산

장흥의 천관산과 남원의 바래봉을

하루에 오르는 산행,

오직 최단코스로 올랐다가 되돌아 내려오는

욕심투성이의 산행을 하는

그런 마음으로

40명산을 올랐다.

다시 말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산행이 아니었다.

오로지 목표를 채우기 위한 산행을 한 나 자신이 참 부끄러웠다.

 

앞으로는 조용하게 산길을 걷고 싶다.

앞서가는 아내의 발걸음을 세워가며

우리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돌아보기도 하고

우리가 이어가야 할 앞날의 시간들을 그려보기도 하면서

조용한 산행을 이어가고 싶다. 

혹여 산악회에 속해 산행에 나선다고 해도

들머리까지 같이 가고

다시 날머리에서 만나는

오직 교통편만을 공유하는 산행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도솔봉에서

소백산을 확 끌어 당겨 마음에 담는다.

비로봉의 초원이 떠오르고

국망봉까지 이어지는 근육질의 등성이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달밭골의 맑은 계류가 머릿속까지 시원하게 헹구어낸다.

소백산을 오르면서

즐거웠던 마음과

그날 산길을 걷던 느낌까지

이 도솔봉에서 다시 그려보는 것은 잔잔한 즐거움이다.

나는 좀 엉뚱하다.

산에 오르면서 그 산을 즐기는 것보다는

전에 올랐던 산길을 되돌리는 즐거움을 좋아한다.

그리고

산밖의 세상을 그리워한다.

산에 들어서서

산밖의 고뇌와

산밖의 아픔과 복잡함을 씻어내겠다고 하면서

나는 꼭 산에 올라

산밖의 세상을 그리워하고

산밖에 놓고 온 시간들과 사람들을 향해

마음으로 다가간다.

 

묘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걸어

가을의 청량감을 만끽한다.

가을의 통통한 바람을 호흡하고

가을하늘의 눈시림을 느껴본다.

가을 산행은 내려서는 발길이 참 좋다.

땀으로 범벅이 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춥지도 않은

그러나 산등성이에서 흠뻑 끌어안은 가을하늘과

호사로운 단풍의 빛깔들은 그대로 살아 있는

가을 산행은 값어치가 있는 산행이다.

 

두 번째로 임도를 만나 걸으면서

오늘 산행을 닫는다.

오후의 비스듬히 기울어진 햇살이

아직 파릇한 풀잎 위에 내려앉는다.

도솔봉 꼭대기에도 이제 어둠이 내려 앉을 것이고

내일에는 또 다른 도솔봉으로 솟아오를 것이다.

 

 

사동리 주차장.

여름철애만 운영하는 것 같은 사동리 야영장

 

야영장 앞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왼쪽길을 따라야 한다.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할 것이 있어서 초점 맞추는 것을 깜빡해서 엉터리 사진이 되었다.

 

말라비틀어진 옥수수가 인상깊었으나 사진은 엉터리이다.

 

이런 표지석을 지나고

 

이런 길을 따라 걸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계곡을 오른쪽으로 끼고 오르면

 

바로 이곳 지도상의 산불감시초소 지점에 이른다. 주변에 주차공간이 다소 있다.

 

이곳에 와서야 도솔봉으로 바로 오르는 길이 출입금지구역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망설이다가 금줄을 넘고 말았다.

 

위 지점의 이정표

 

위 지점에서 금줄을 넘을 경우 처음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가다가 처음으로 만나는 계곡을 반드시 건너야 한다. 건너편을 보면 축대를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곳 뒤로 도솔봉으로 오르는 길이 열린다. 이곳이 지도상 도솔봉 2.6km 이정표가 있다는 곳인데 이정표는 없다.

 

가파프게 오르면 묘지를 만나게 된다.

 

오늘의 하늘이다.

 

참으로 호젓한 산길을 걷는다.

 

무엇을 생각나게 하는 나무일까. 기린?

 

도솔봉에서 바라본 묘적봉 능선

 

도솔봉 아래 헬기장에 있는 또 하나의 정상석

 

소백산을 배경으로

 

헬기장에서 본 도솔봉. 도솔봉은 단체 산행팀에게 점령당해 있었다.

 

 

그래도 도솔봉 정상석은 촬영했다. 도솔봉의 정상석이 참 마음에 든다. 무조건 크고 화려한 정상석이 아니라 아담하고 좋은 크기라서 좋다.

 

헬기장에서 본 소백산. 죽령을 넘어가는 도로와 천문대로 오르는 도로가 보인다.

 

당겨본 천문대

 

당겨본 죽령

 

헬기장의 이정표

 

묘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중앙의 뾰족한 봉우리가 묘적봉이다.

 

돌아본 도솔봉

 

당겨본 사동리 나무에 둘러싸인 곳이 주차장, 다리 건너는 야영장

 

묘적봉으로 가는 가파른 계단

 

백두대간에는 수수한 모습의 가을이 무르익고 있었다.

 

묘적봉

 

묘적령. 이곳에서 오른쪽 사동리 방향으로 내려선다.

 

첫번 째로 만나는 임도. 임도를 가로질러 이정표가 가리키는 사동리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이러한 계류를 따라 내려서게 된다.

 

맑게 흐르는 계류가 참 아름답다.

 

두 번째로 만나는 임도. 여기에서는 임도를 따라 내려서야 한다.

 

처음 출발했던 도솔봉/묘적령 갈림길.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제 임도를 따라 걸으면 된다.

 

오늘 만난 가을 햇살 1

 

오늘 만난 가을 햇살 2

 

사동리 주차장에 걸려 있는 현수막.

 

2013년 10월 12일 힘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