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3 차 소백산 산행기
1. 일자 : 2013년 6월 1일 토요일
2. 동행 : 아내
3. 코스 : 삼가주차장(05:45) - 비로사(06:15) - 달밭골 갈림길(06:22) - 정상(1,439m 07:55 - 08:45) - 달밭골 갈림길(09:48) -
비로사(09:55) - 삼가주차장(10:05)
4. 시간 : 4시간 20분
5. 지도
6. 산길을 걸으며
이른 아침
삼가 주차장 한켠에서
새 소리에 잠을 깬다.
어둠을 걷어내는 것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밤을 지나며 정화된 마음이다.
누구도 없는 길을 따라
비로사로 오르는 길에서
단아한 모습의 아침을 만난다.
숲길은 아침에 걸어야 한다.
아니 아침에는 숲길을 걸어야 한다.
발걸음을 따라 돋아나는 골짝은
나즈막한 노랫소리를 흘려 보내고 있다.
그렇게 소백산을 오른다.
비로봉에 오를 때까지
단 한 차례의 조망도 보이지 않고
거칠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드럽지도 않은
산길을 이어놓는다.
비로봉에서
소백산의 바람을 맞는다.
햇살보다도 더 먼저 살갗을 비벼대는 바람줄기에
국망봉으로
연화봉으로
눈길을 주다가
문득 시간을 놓아 버린다.
산 아래를 향해 눈길을 내려보지만
푸르름이 가득한 꼭대기가 좋은 까닭이다.
그저 시선의 초점을 풀어버린 채
앉아 있을 뿐이다.
저기 어디쯤
그렇게 청순하다는 달밭골이 있을 것이고
저 등성이 너머
희방폭포가 힘차게 떨어지고 있을 것이다.
국망봉 아래
돼지바위는 복스럽게 미소를 흘리고 있을 것이고
상월봉 아래 너른 풀밭에는
어느 누가 하룻밤을 누워 보내며
별을 헤며 마음을 다독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소백으로 올라오는 저 많은 산객들은
무엇인가 마음에 담고 있는 무거운 것들이 있었을까.
그렇다면 그들은 깨끗이 씻겨진 정갈한 발걸음으로 내려갈 것이다.
소백의 아침 말간 기운은
소위 '힐링'의 시간들을 만들어내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산에서는 언제나
비옥한 시간을 맞는다.
어느 계절에 산으로 들어서도
어느 시간에 산길을 걸어도
살아가는 여정에 더함을 받는다.
그렇게 산길을 걷는다.
2013.6.1 힘날세상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 소백산 자락길 홍보관이 먼저 맞아 준다.
이 건물 뒤로 삼가 야영장이 있다. 국립 이어서 아주 저렴하다고 한다.
수ㅠ
항암효과 아주 뛰어나다는 개똥쑥을 판다는 광고이다.
비로사로 오르는 길. 주차장에서 비로사까지 2 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인데 막상 걸어보니 톡톡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비로사 일주문
달밭골 갈림길. 이곳까지 차량이 올라올 수 있다. 주차장에서 2.2km이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면 이곳까지 올라 올 수 있다.
달밭골은 초암사와 비로사를 연결해주는 통로이다. 지금은 소백산 자락길인데 걷는 즐거움이 대단하다고 한다. 이정표 표시대로 약 100여 미터 올라가면 초암사로 넘어가는 들머리가 시작된다.
달밭골 마을. "산골민박"이라는 간판이 달려 있었다.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은 이렇게 시작된다.
어느 순간 이렇게 부드럽게 이어지기도 하지만 주차장에서 비로봉까지 줄곧 오르막이 이어진다.
초점을 맞추지 못했으나 이런 꽃도 만난다. 망원렌즈를 사용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까닭이다.
사진을 찍는 분들이 왜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는지 잘 알게 되었다. 또한 사진이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도 알았다.
비로봉 마지막 오름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국망봉 능선이 눈길을 붙잡아 쉽게 오르지 못했다.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삼가주차장 방향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등성이가 푸른 옷을 입고 있다. 정말 저 등성이를 걷고 싶었다.
소백산 정상. 비로봉. 이른 시각인데도 많은 분들이 아침 시간을 온새미로 즐기고 있었다.
주목 관리소 초소
소백산이 좋은 것은 바로 이러한 초원이 있기 때문이다. 저 바위꼭대기에 앉아 이곳 비로봉을 바라보는 즐거움은 누구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여러 차례 걸어보았지만 또 걷고 싶은 곳이다.
이대로 돌이 되고 싶었다.
블랙야크 40명산 중 21번째 오른 봉우리이다.
한 겨울의 이곳의 모습이 불쑥 떠올랐다. 그 유명한 소백산 칼바람도 밀려올 듯했다.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뒤에 천문대가 보인다.
우리가 올라왔던 능선. 오른쪽 골짜기에 비로사가 있고, 왼쪽 골짜기에 초암사가 있다. 이 두 골짜기를 연결하여 소백산 자락길이 넘어간다. 삼가주차장 - 비로사 - 달밭골 갈림길 - 비로봉 - 국망봉 - 초암사 - 달밭골 갈림길 - 비로사 원점회귀 산행도 좋을 것 같다. 초암사와 비로사를 연결하는 길 입구에 이정표가 서 있다.(지도 참고)
다시 돌아온 달밭골 마을 입구
소백산 삼가 주차장. 새벽 5시부터 차단기를 내려놓고 주차비를 받는다. 그러나 11시가 넘어서 도착했을 때 차단기는 열려 있고 주차장은 텅비어 있었다. 덕분에 주차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 블랙야크 40명산 도전 21번째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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