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103 선자령(강원 평창) 산행기

힘날세상 2009. 12. 21. 14:01

103 선자령(1,157m 강원 평창) 산행기

 

1 일시 : 2009년 12월 20일(일)

2 동행 : 한뫼산악회 안내 산행

3 코스 : 대관령(10:50) - 929봉(11:15) - 새봉(11:47) - 선자령(12:30 -13:30 점심) - 초막교(14:30)

4 시간 : 3시간 40분

5 산행지도

 

 

6 산행 사진

 

들머리에 있는 풍력발전기 안내도 

 

 선자령 들머리에 있는 등산 안내도

 선자령의 명물인 풍력발전기

 

전망대에서 셀카. 이렇게 중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나온 능선. 사진 오른쪽 끝이 대관령이다.

 

 바람으로 인해 어디인 줄도 모르고 사진을 찍었다.

 

 정상 직전의 초지에서 본 풍력발전기

 

맨 뒤의 산객이 뒤돌아선 것은 순전히 바람 때문이다.

 

 

 정상 직전 봉우리를 오르는 산객들 

 

 풍력발전기 뒤로 용평스키장이 보인다.

 

 선자령 정상 바람을 찍을 수 없어 안타깝다.

 

 선자령 정상석

 

초막골의 얼음 

 

 낙엽이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쌓여 있다.

 

 초막골은 꽁꽁 얼어 붙어 있었다.

 산행 날머리인 초막교

 

7 산길을 걸으며

 

 

바람이었다.

대관령은

온통 바람이었다.

 

바람은

4시간을 달려

백두대간 선자령에서서

동해의 살아있음과

설경의 하모니를 즐기려 했던

모든 것을

근본부터 흔들어 버렸다.

 

얼굴을 감싸고

온몸을 웅크려 보건만

바람은

대관령에서 몸을 일으킨 바람은

선자령

매혹적인 몸매로 누워 있는

라신(裸身)을

짓궂게 할퀴어 대었다.

 

눈물을 흘려

바람에 맞설 수 있다면

두 주먹을 쥐어

바람을 향해 덤빌 수 있다면

오늘

선자령에서

온전히 두 발을 딛고 설 수 있으련만

선자령을 타고 넘는 바람은

내딛는 발바닥까지 난도질하는

칼바람은

기어이

힘아리 없는 몸뚱이를 들어올려

나뭇가지에다 내동댕이치고는

한달음에 경포대 호수위로 미끄러진다.

 

바람이었다.

50을 넘게 살면서

가슴 속까지 파고든 바람이었다.

모자를 벗고

장갑을 벗고

한 판 붙어보자고

드잡이를 놓아보지만

세상을 바꾸어 버릴 것처럼 달려든 바람은

머릿속이라도 비워 버릴 것 같았던

그 놈의 바람은

마음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들어 앉은

번잡한 생각,

무엇인가 힘빠지게 하는 삶의 무게,

육신을 타고 구물거리는 고민의 적층(積層)들은

단 한가지도 씻어가지도 않고

선자령에 발을 디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세울 것 없는 나

볼품 없는 몸뚱이만 두드릴 뿐이다,

삶의 터전에서 비뚤어진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바람은

오늘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보여준 바람은

초막골에서

산산히 흩어져 산화한 바람은

시간의수레바퀴를 돌리며

언제나

내 마음에서

오늘 처럼 살아있어

가끔씩 잘못된 생각을 할 때

내 가슴이나 쥐어 뜯어

가라앉으려는 양심이나 일으켜 세워 줄 일이다.

 

 

 

2009년 12월 20일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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