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복숭아 향기가 나는 사람 복숭아 향기가 나는 사람 아침 달리기에 나섰다. 여섯 시가 다되어 가는데도 아직 어두움을 다 걷어 내지 못한 태양은 짙은 구름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한 여름의 하늘가를 맴도는 바람만이 삼천(三川)을 따라 달리는 많은 사람들의 옷깃을 붙들고 매달린다. 잔뜩 흐린 날씨가 아주 좋았다. 이 정도면 .. 마라톤 문학 2009.07.28
[수필] 고요와 화평 고요와 화평(和平) 귀신사(歸信寺)는 거기 없었다. 아니, 귀신사는 거기 있었지만 내가 찾은 귀신사는 거기 없었다.(중략) 아마도 볕에 바래지 않은 누런 광목이 주는 상가집 분위기 탓이겠지만, 거기에는 신이 지친 몸을 쉬기 위해 돌아오는 자리가 아니라 이제는 병들어 옴쭉달싹도 못하는 신이 마지.. 마라톤 문학 2009.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