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산행기

1. 월성봉 - 바랑산 산행기

힘날세상 2014. 3. 20. 09:05

 

 1. 월성봉 - 바랑산 산행기

 

 

  1. 코스 : 오신 마을 위령탑 - 수락재 - 월성봉 - 바랑산 직전 갈림길 - 오신 마을

  2. 동행 : 마눌

  3. 일자 : 2006. 7. 8(토)

  4. 산행시간 : 09 : 30 - 13 : 30 (4시간) 점심시간 포함

  

 

 

   



그림자가 생길 정도는 아니더라도

햇살이라고

쏟아지는

들머리 오신 마을

위령탑에는

억울하게 희생된 순박한 영혼들이

두껍게 덮여 있는 고요를

다독이며

물끄러미 월성봉이나 올려다 보다가

공터에 차를 세우는데

잘 다녀오라는 듯

비석으로 일어선다.

 

 

 

 

길은

길로 이어져

이야기를 만들다가

세월을 묶어

사랑을 이야기하고

한숨도 짓기도 하다가

느닷없이

둘로 갈라져

인간들에게 맞서기도 하지만


 

 

속세에서 흐릿해진

인간들

길을 밟아 또 밟아

아무 소리도 없이 웅크리면

속없이

홍진(紅塵)을 벗었다고

노래하고

흘러가는 물줄기 불러세워

속세의 시빗거리를 둘러 막았다고

큰 소리치지만

돌탑 하나 쌓았다고

세상 어디에나 흔해빠진

어디 바람이 들이치지 않던가

빗줄기가 내리지 않던가

 


 



 

 

골짝의 도란거리는 말소리에

한눈을 팔다

바위 덩어리 한 번 걷어차지 못하고

능선에 서면

아직

길은 이어지고

인간들의 알량한 생각은

 흔적을 남기려 하는가

누구하나 들여다 볼 생각도 없는

모습으로

나란히 서 있어야 한다면

부부의 정을

무엇으로 말할 것인가

 

산자락을 들추어 내며

나뭇가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서는

바람

낮으막한 바위며

소나무 한 그루

껴안아 세울 그 때 

서로의

마음을 짚어

손길을 다잡아

한 조각 과일로도

정담은 말소리를 

진초록

마루금에 내려놓을 양이면

높다랗게 솟구쳐 올라갔던 구름도

흩어져

대둔산 봉우리 한 자락을 데리고

 저렇게 내려오는 것을

저것이 사랑인 것을


 

 

대둔산에 들어가지 않아야

대둔산이라며

월성봉 바위

한 봉우리에 앉아서

보아야

대둔산이라며

감탄사가 동이 나서야

돌아서더니

 


 



 

 

월성봉

애타는 손짓은 밀어내고

오신마을

위령탑으로 솟아 있는

무고한 영혼들만

바라보다가


 

 

 

뒤돌아보면

그래도

대둔산 꼬리를 잇는다면

암릉으로 이어질 법도 하건만

이렇게 모양새만

천인단애를 이루고 있지만

 



정작

산길은 부드러운 육산(肉山)이거늘

산 밖에서

암봉으로 바라봤다면

참으로 크게

허랑한 마음일 터

분한 마음에

울화라도 터뜨릴까봐

 



 

부처의 자비를 모아

도량(道場)을 세워

법계사

불력으로

허망함을 씻으라는가

 


 


산밑에서 슬슬 올라온

속(俗)한 기운

털어내다가

호젓함으로만 남았는가

선답자들이

남긴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리본을 만들며

산줄기 등허리를

감아

월성봉

금남정맥

바랑산

부드러운 능선으로 남았을 때

길은

아무런 일도 없이

제 길을 가다가

 


 

 

흔들바위 하나

가져다 놓고

무료한 시간을 흔들어 댄다.

모두들

왁자지껄 

흔들어 대더니

이내

홀로 남았다.

바랑산

월성봉

빙그레 웃으며

저만큼 물러서고




 

깎아지른

봉우리 꼭대기에 서면

정말

인간들은 높아지는가

자연이

몸을 수그려

절이라도 하는 것일까

산은

아무 욕심도 없이

자신이 올라서지도 못할

봉우리를 만들고

하늘이나

한 가득 담아 줄거나.

 

 

 

 

 

탐욕을 버려야

시공(時空)에 물질을 담아두지 않아야

탈속(脫俗)인 것을

말하지만

발길만 산에 들었을 뿐

마음은 그대로

세상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을

흔들바우처럼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하며

적당히

흔들리고 있는 것을

 

산은

어찌

 안다고 말하겠는가

어찌
인간의 추한 발걸음을

드러내기나 하겠는가

그저

왔다가 돌아가는

발길에

아픔이 있을까봐

허리를 낮추어

길을 열어 주는 것을

산밖으로 나오는

길을

열어주는 것을...

 

 

 

2006. 7. 9

 

제대로 된 산행을 하고픈

힘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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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남정맥 할 때 필요할 것 같아서 얻어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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